그것만 중요해? 왜 나쁜 것만 말해?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까? 희망이란 단어도 교묘하게악용된다. 희망은, 절망을 걷어 내야 비로소 가능한데 덮어 두고 무작정 앞으로만 나가잔다. 아픔을 노골적으로 외면하는 것에 불과하다.
절망을 수건으로만 덮어 두었으니 바람만 불면 다시 절망이 꿈틀거린다. 
절망도 잦아지면, 보는 사람의 감각이 무뎌진다.안타까운데, 딱 거기까지다. 사회가 원망스러운데, 딱 거기까지다. 그 안타까움과 원망스러움을 의미 있는 사회적 논의로 확장시키고자 조금만 힘을 보태 달라고 하면 낯설어한다. 낯설다고눈감았기에 세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불편함은 무한 반복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거칠어진다. 처음엔 그래도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에 하고 싶은 말을 다 뱉지는 않았던 사람들이 당당해진다. 귀찮다고 말한다. 너만 힘드냐고, 유난 떨지말라면서 빈정거린다. 자기 업보라면서 조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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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의 전원을 끄기 직전, 로비스는 모미가 이제 성간우주에 돌입했다는 계산을 해냈다. 그리고 그 순간 로비스는 이제 죽음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죽음이란 모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모두에게 다르며, 볼 수 없는 존재의 삶을 끊임없이 보고 있는 뼈의 아름다움과 같은 것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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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성큼 거침없이 내딛는 지하임의 한 발한 발은 한참을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넓은 보폭과 폭발적인 힘, 그리고 강인한 지구력.
사람이 달리는 광경이라니. 신기할 게 하나도 없는 장면이었지만, 저렇게 달리는 존재를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였다. 그것은 순수한 경이로움이었다. 단순하기에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압도적인 탁월함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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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것은 직시였다. 만남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
비록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보며 갑갑해하는 것 또한 엄연히 근접 조우(close encounter)의 한 형태였다. 이상적인 만남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만남은 여전히 특별했다. 어쨌거나 그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는 했으니까.
고향을 떠나온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외계인들이 당장 지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주는상상할 수 없이 큰 공간이고, 그 속에서 깨어난 지적인 존재들에게는 너무나 압도적으로 외로운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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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나는 ‘보이지 않는 손‘을 제자리에 갖다놓는 로봇이야. 수요곡선의 수호자지, 공급곡선에는 참여하지 않아. 펑펑 쓰고 원없이 써. 사람이 만든 건 뭐든지 살 수 있어. 그러라고 만든 시험용 로봇이야. 성공한 시험용 로봇. 멋지지?"
<수요곡선의 수호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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