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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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다리는 언제나 네 개라는 상투적 관념을 깨뜨리며 의자의 새로운 쓸모를 창안해내는 의자들, 이렇게 목수 김씨(김진송)의글과 목물들은 자명한 사실이나 친근한 사물에 대해 기원부터 다시 생각해보고 그 무한한 변용 가능성을 상상하게 한다. 진정한 예술가란 사실은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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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때 바흐의 음악을비아 레코드에서 첫 음반을 제작하게 될 때 선택한 곡이 바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었다. 굴드는 같은 곡을 두 번 이상 레코딩 한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이 곡만은 1981년 재음을 했다.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음악적 변화를 되짚어보기에 일종의 시금석이 되어주리라 생각했던 것일까. 자신이 출발한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 보는 것. 음악을 사랑했던 철학자 아도르노는 베토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메모를남겼다. "내가 처음 들었던 베토벤을 기억할 것, 그리고 그기억으로 모든 것을 다시 들을 것" 글렌 굴드가 26년 만에《골트베르크 변주곡>을 다시 레코딩 할 때의 마음도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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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어떤 일이 일어날까? /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라고 이 두문장은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사회에서 미투 운동의 슬로건으로 회자되곤 했다. 여성이 자기 삶의 진실과 고통을 두려움 없이 드러내는 순간 낡은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라는 것.
이 오래된 전언이 지금 여기에 도착한 응원의 메시지처럼느껴진다.
예술을 통해 여성들이 교감하고 연대한 사례는 너무도많다. 뮤리얼 루카이저와 동시대의 여성 시인인 에이드리언 리치는 오드리 로드를 위해 「갈망」이라는 시를 썼다. "고통을 계량화하라, 그러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구절은 루카이저의 문장과 완벽한 대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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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렌즈 속클로즈업된 주름들에서엄마의 생애 전체를들여다본 것 같기도 했다."ㅡ한설희

사진의 제의적 가치가 남아 있던 마지막 보루가 바로 인간의 얼굴이라는 것. 기술복제시대에 사진의 아우라가 사라진 것은 사람의 모습이 뒤로 물러나고 전시적 가치가강해지면서부터라는 것. 벤야민의 이 예리한 통찰이 새삼 놀랍다. 우리는 과연 그 잃어버린 인간의 얼굴을 되찾을 수있을까. 롤랑 바르트가 엄마의 빛바랜 사진을 보며 애도에 몰입했던 것도, 한설희 작가가 엄마의 말년 모습을 찍으며 이별 연습을 했던 것도 그 사라짐에 대한 저항이자 인간의 아우라를 잡으려는 안간힘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아주 드물게, 누군가는 어디선가 셔터를 누르고 있을 것이다. 사람의 얼굴, "멜랑콜리하고 그 어느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아름다움"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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