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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마지막 가르침
맨프레드 F.R. 케츠 드 브리스 지음, 김현정 외 옮김 / 더블북 / 2024년 12월
평점 :
인간이라면, 생애의 끝자락에서 "잘 살았어!"라고 말하길 원한다. "잘 살았다"의미의 기준은 제각각이지만,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망이다
부와 권력, 명예는 한정적인 파이이다. 세상은 정의롭지도 공평하지도 않다. 그러나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에서 제시한 가르침을 곱씹어 살아간다면, 누구나 그렇게 말할 수 있다. 희망을 주는 책이다.
리더십 개발과 조직 변화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친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교수는 이 책을 통해 근본적인 삶의 문제에 봉착한 사람에게 한줄기 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모든 일이 꼬이는 시기라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각자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성격 급한 한국인이라면, 이 책의 목차를 훑어 자신에게 맞는 챕터를 찾아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본인이 찾는 정답은 없을지라도, 어디로 가야 할지의 방향성을 얻을 수 있는 이로운 책이다.
가령, 「21. 관계의 기본 원칙, 타협」을 읽으면서 한 명의 권력자가 떠오른다. 타협의 가치를 알지 못한 그는 결국 자폭을 선택했다. "이 책을 읽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독재자에게 이와 같은 가정법은 무의미하다. 겸손은 스스로 배워 익히는 것, 실전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카부터가 말했다.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의 구성은 단순하다. 험지를 헤매는 여행자(순진한 나)와 카부터(성찰적인 나)가 나눈 대화의 이야기이다. 카부터는 네덜란드어로 "옛 이야기에 나오는 남자 요정을 일컫는 코볼트에서 유래한다.
책에서 언급한 교훈적인 이야기는 인도의 단편 모음집 <판차탄트라>와 부처가 다양한 난제에 빠진 등장인물과 나눈 이야기를 담은 <자타카>에서 저자가 영감을 받아 각색한 것이다.
내용은 아주 쉽고 재밌지만, 독자에게 스며든 흔적은 묵직하다. 글이 좋아도 가슴에 새기고, 실천의 영역은 저자가 아니라 독자인 우리의 몫이다.
브리스가 생각하는 후회 없는 삶이란 무엇인가?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무엇이 자신을 살아있게 하는지를 깨달았다는 뜻이며, 자신의 역량을 파악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방법을 안다는 말과도 같다. (p.46)"
브리스는 직업, 가족과 친구, 철학과 이념, 공동체에 대한 헌신의 중요성을 언급하지만, 자신을 아는 것과 자기 돌봄의 가치를 최우선시한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냐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신체적, 사회적, 감정적 측면에서 자신을 돌봐야 하는 "자기 돌봄"은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을 키우고 에너지 고갈을 예방하는 필수 사항이다. 「32. 내 자신을 제대로 돌보는 방법」을 읽어보자. 자기 돌봄은 일상에서 규칙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자신을 돌본다는 의미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성찰은 자신에게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을 주는 것이다. 즉각적인 반응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중심을 지킨다는 것은 나와 나의 감정, 그리고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제하는 것이다. 중심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떤 일도 결국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된다.
자기 연민과 카르페 디엠의 정의도 흥미롭다. 자기 연민을 가진 사람은 좌절했을 때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되, 부정적인 감정이 자신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될 자유를 잊지 말자.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과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카르페 디엠의 경우, 오늘날 광고업자와 자기 계발 전문가들에 의해 과시적 소비와 즉각적인 만족이라는 맥락에서 오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카르페 디엠의 핵심은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삶을 사는 데 있다.
살아가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 카르페 디엠은 행동하고 기회를 붙잡는 것이다.
희망과 낙관주의의 차이를 아는 분? 브리스는 희망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인 반면, 낙관주의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불과하다고 일갈한다.
진정한 행복이란 큰 불행 없이 온전히 살다가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라는 카부터의 마지막 가르침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인간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는 경향을 지녔지만, 평화는 내면에서 오는 법이다. 브리스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구성한 이유는 독자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생각하길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급한 성격에 불안 장애까지 안고 있는 본인은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에 침대 머리맡에 둘 생각이다. 문제가 나를 덮칠 때,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반응에 사로잡혀 머무는 대신, 이 책을 꺼내 뒤적거리고 싶다.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떻게 생각을 바꿔야 할지 방향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