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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소년 비룡소 걸작선 19
팜 무뇨스 라이언 지음, 피터 시스 그림, 송은주 옮김 / 비룡소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모든 언어를 통틀어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 찬사를 받는 이가 있다. '파블로 네루다'

칠레에서 태어난지 두어달 만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강학고 억압적인 아버지와 지극한 사랑을 준 새어머니의 보살핌 속에 살았다. 

 

문학적 감성과 재능을 숨길 수 없었던 네프탈리가 훗날 파블로 네루다라는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아버지 때문이었다. 의사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바램과는 달리 글을 쓰고 싶어하는 약한 체력의 아들을 못마땅해 하는 아버지는 늘 아들을 비난한다. 

 

 책 속에서만은 자기가 말을 더듬는다는 사실도 잊었다. 네프탈리는 형 로돌포처럼 튼튼하고 힘이 셌고, 여동생 로리타처럼 활달했으며, 지역 신문을 만드는 올란도 삼촌처럼 똑똑했다. 책장이 넘어갈 동안 네프탈리는 친구와 함께 있는 자신의 모습까지도 상상해 보았다. -본문 26p

 아무것도 못 될 놈, 정신 빠진, 덜떨어진, 공상가.... 기대에 못미치는 아들을 향해 퍼붓는 독설은 아들을 움츠러들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늘 말을 더듬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감 또한 찾아볼 수 없는, 책에서나마 평범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아이 네프탈리...

 

 [별이 된 소년]은 파블로 네루다의 어린 시절을 그린 이야기이다. 197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으며 시가 읽히는 시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버지의 억압속에서, 또 옳고 그른 것이 분명해 자신의 길을 꿋꿋히 갔던 삼촌을 통해 문학적 감성이 완성된 파블로 네루다의 글은 모든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수백 년동안 살아온 마푸체족을 몰아내려 하는 자들과(아버지도 포함되어있다.) 이에 맞서 마푸체족을 지키려는 삼촌, 그로인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린 순간에도 조카 네프탈리에게 말한다. "그들이 라 마냐나를 침묵시켰을지 몰라도, 내 펜까지 침묵시키지는 못해." -본문 311p-

 그리고 바라 본 삼촌의 얼굴은 패배자의 얼굴이 아닌 또 다른 날 싸울 준비를 하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삼촌의 손을 힘주어 잡으며 네프날리 역시 말을 건넨다. "제 펜도 침묵시키지 못할 거예요." -본문 311p-

 군사 쿠테타에 반대하는 글이나 발언을 금했던 피노체트 정부에 맞서 조국의 적, 반역자로 취급당하며 자신을 찾아 온 무장 경비대에게 그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찾아보시오. 여기에서 당신들에게 위험한 것은 단 한 가지뿐이니. 그런 바로 시요." 그가 죽는 순간까지 이런 선언을 할 수 있었던 건 글의 힘을 믿었고 끝까지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칠레라는 알듯도 말듯도 한 나라의 이야기가 전혀 생소하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아이를 통해 이루려는 부모의 욕심, 그것을 이루려는 수단인 억압과 분노표출... 어느 부모나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기대는 같겠으나, 부모라는 이름으로 휘두르는 여러모양의 폭력을 이렇듯 객관적으로 만남으로 해서 부모인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또한 유익하다. 다소 어둡고 우울할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파블로 네루다의 감성적인 글과 만나 예술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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