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사람들
헨리 제임스 지음, 김윤하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헨리 제임스에 김윤하 선생님 콜라보는 절대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락 알베르 카뮈 소설 전집 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베르 카뮈-<전락>, 김화영 옮김, 책세상출판사

사람 한 명이 다른 사람에게 5일동안 자신의 일,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고백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고, 후반부에 들어서 화자의 고백 중 일부는 카뮈와 깊은 우정을 맺었지만, 생각의 차이로 인해 격론을 벌이다가 결국 갈라서게 된 사르트르나 그의 추종자의 입장, 주장에 가하는 비판이 어느 정도 상당 부분 들어있다고 느꼈지만,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꽤 윤색해버린 면이 의외로 돋보였다.

화자의 일부 고백에서는 번역자분의 주석대로 카뮈의 <작가수첩 3>에 쓰인 것처럼 그의 생각이 주요하게 작용했던 부분도 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카뮈 소설 중 가장 난해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얻어갈 것도 많은 소설이라고 느낀다.
‘전락’이라는 제목 그 자체가 의미하는 것을 작품 해설에 쓰여있는 그대로 참고하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내가 작품을 읽고 그 ’전락‘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가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따로 가져보는 것도 이런 양질의 작품 감상 이후의 재미, 그리고 더 나아가 지적인 유희 요소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카뮈가 집필한 작품들 각각, 그리고 <작가수첩 1>, <작가수첩 2>, <작가수첩 3>이 카뮈의 여러 작품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특정 작품들을 미리 읽어 두면, 다른 작품을 감상할 때 이해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되는 점을 비중있게 고려해 볼 때, 카뮈의 작품을 읽어 보기를 생각한다면, 되도록 많은 작품-가능하다면 전집 전체-을 읽는 것도 좋다고 사료된다. 그에 따라 카뮈의 작품과 카뮈에 대한 이해도 한 층 더 깊어질 뿐만 아니라, 당시 그의 생각을 추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1세기 현대인의 감성에 있어 카뮈는 주목받고, 조명받아도 이상할 점 없는, 이 시대에 대단히 중요한 작가라고 조심스레 주장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인웅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3년에 읽어 보고-그 때는 민음사 판본으로 봤다.-10년 만에 다시 읽어 봤는데, 역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출판사 책들이 대체적으로 좀 비싼 편이지만, 번역만큼은 좀 뛰어난 것 같아 망설임 없이 구입해서 읽어 봤는데,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한스가 살고 있는 지역 그 주 정부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만 뽑힌다는 시험을 준비한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학교의 교장선생님, 목수 등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공부를 도와준다. 어렸을 때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낚시를 하며 여유로움을 만끽하기도 하던 한스는 많은 양의 공부에 파묻히게 돼 그런 여유가 사라지게 된다.

시험을 제대로 잘 보지 못한 것 같아 아버지께 그 말씀을 드리자, 아버지는 매우 분노하고 침착하라고 말한다. 한스는 매우 죄스럽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게 된다. 하지만 정작 시험 결과가 나와 보니 학교 내 차석이어서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 부모님은 매우 기뻐한다. 앞으로 한스는 공부를 향한 길에 매진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는 굳게 믿고 아들에 대해 자랑스러워한다.

시험에 합격하고, 한스는 이전에 다니고 있던 학교의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학교에 출석할 의무를 면제받는다. 그는 짧은 기간이지만, 자연에서 여유를 만끽할 기회를 갖게 되며, 아버지께 돈을 받아 낚싯대를 구입해 낚시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른들에 의해 그는 뛰어난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공부를 놓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아-"입학하게 될 학생들도 열심히 공부를 하며 준비하고 있을 테니" 라는 말을 들어 가며-조금씩 이런 저런 공부를 한다. 그리스 희랍 고전(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같은) 등을 교장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하루 중 꽤 많은 시간 공부하고, 목수님의 가르침을 받아 가며 성경 공부를 조금씩 한다. 그러면서 압박감에 의해 조금씩 두통을 느끼는데, 이것이 모든 일의 전조는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아버지와 함께 짐을 챙겨 학교에 입학하는 한스는 자신이 비로소 이 학교에 입학했다는 생각이 들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학교 내에 여러 기숙사가 있지만, 그는 5~6명 정도와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에 배정받는다. 기숙사생 중에 한스 하일너라는 인물은 모범적인 생활을 추구하던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와는 다르게, 공부에 별 흥미가 없고, 시간 나는 족족 자연에서 시를 쓰며 생활한다. 한스는 학교의 분위기와는 조금 이질적인 방향을 추구하는 그에게 조금씩 이끌리게 되고, 하일너와 친해진다. 한스는 그의 천재적 면모와 시인적 기질에 사로잡히며, 자기가 추구했던 학교 생활 내의 모범적 사고방식에 조금씩 적응하기 힘들어 하기 시작한다.

하일너와 점점 친해지면서 한스는 학교 내의 문제적 행동에도 거리낌이 없어지며, 학교 공부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학교의 교장 선생님과 그를 매우 유심히 바라보던 많은 선생님들도 하일너와 교제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하일너와 계속 깊은 관계를 맺는다.

하일너가 학교 아이들과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싸움에도 가담했을 때, 교장선생님은 그에게 징계를 내리며 학교 구성원 모두가 그와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명령한다. 한스는 그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갈등하며 결국 다가가지 않았고, 하일너는 그에게 굉장한 실망감을 느껴 여러 욕설을 내뱉는다.

어느 날, 하일너가 기숙사에서 몰래 나와 며칠을 잠적했을 때, 학교가 발칵 뒤집혀 모두가 그를 찾았지만, 그를 찾을 수 없었고, 결국 하일너의 아버지를 호출하기에 이른다. 하일너는 며칠 뒤 모습을 드러내었고, 교장 선생님은 분노해 그를 퇴학시킨다.

친한 친구가 아무도 없어진 한스는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제 그는 공부를 할 수도 없고,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계속되는 두통이 그를 괴롭히게 된다. 때로는 심신미약으로 갑자기 수업시간에 쓰러지기까지 하는데, 결국 학교생활을 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돼 그는 명문 학교를 자퇴한다.

아버지는 굉장한 실망감을 느꼈지만, 한스에게 내색할 수 없었고, 확실하게 내색하지 않는 아버지를 보며 한스는 굉장한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학교를 자퇴한 한스는 집에 돌아와 다시 낚시를 해보기도 하고, 자연을 만끽해 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흥미가 없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떠올리면 괴롭기만 하고, 두통이 느껴진다. 아버지는 그에게 공장에서 일하는 게 어떻겠냐고 묻고, 공장에서 꽤 직급을 달고 있는 친구에게 상담한 결과 그도 공장에서 일하기로 마음 먹고, 아버지께 의견을 전한다.

공장에서 조금씩 일을 배우면서 어떤 여자아이에게 반해 버린 한스는 막상 여자아이가 그를 유혹하기도 하고, 그를 통해 성적인 장난을 쳐보기도 하지만, 쑥맥처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거나 집으로 도망가 버린다. 우연히 어떤 날 그 여자 아이가 완전히 어디론가 떠나버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자신이 장난의 대상으로 여겨졌구나 싶어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일에도 조금씩 숙달되고, 일하던 사람들끼리 술을 마시러 가서, 술에 안 취하려고 노력하던 한스는 기분이 꽤나 달아오르며 자신이 같이 일한 사람들과 이렇게 술 마시고 얘기하고 떠들고 즐기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술을 마신 한스는 집에 돌아가다가 연못에 빠져 죽게 되는데, 그가 자살을 했는지, 혹은 술에 거하게 취해 빠져 죽은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마을 목수만이 그를 적확하게 꿰뚫어 보았는데, 많은 어른들이 그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우고 말았다는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바로는, 만약 한스가 하일너와 친해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작품을 읽으면서 꽤 들었다. 만약 하일너와 친해지지 않고 학교 생활에 매진했더라면 온전하게 학교 과정을 마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한스는 어떤 삶을 살아갔을까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기도 했다. 한스는 부모님과 학교의 기대에 부응해 뛰어난 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갔지 않았을까? 물론, 그것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가 아닐진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따질 수도 있을 테지만,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것에 대해 굉장한 의구심과 의문을 갖는 것은 기본적으로 문학에 대한 기본적 예의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작품 내에 묘사된 공장에서의 생활은 내가 느끼기에 한스에게는 너무 고돼 보인다. 연약한 체구를 가진 한스가 그런 중노동을 앞으로 살아가면서 해 나가가기엔 전혀 수월해 보이지 않았다.

이 당시의 독일의 억압적인 교육 과정과 교육 방식을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에 투영해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의 현재 교육과정도 작품 속 독일 내의 상황과 비교해 보았을 때, 만만치 않을 정도로 상당 부분 강압적이고 권위적이진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9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교 2학년 여름에, 수행평가 반영 및 중간고사 시험에 실험적 요소를 끌어오셨던 젊은 선생님이 떠오른다. 교과서에 실리는 문학 작품은 텍스트가 짧아서 작품의 온전한 의미와 내용을 파악하기 힘드니, 책을 다 읽어 온 채로 수행평가에 임하도록 하라는 말씀과 중간고사 문제에도 반영하겠다는 선생님의 작은 호령에 학교가 나름 떠들썩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 문학 시간에 교과서 내의 작품만 다루는 것이 아닌, 온전한 장편소설을 읽어오도록 하고 그것을 수행평가와 중간고사에 반영하려는 시도가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새롭게 학교에 부임하신 선생님의 입장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되는지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겠다.

그 선생님 덕분에 나는 한국의 대작가 박완서를 알게 되었고,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기뻤고, 내가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돌아가신 것이 참으로 슬펐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박완서 선생님의 자전적 면모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편소설이다. 서문에 밝혔듯이 박 선생님이 이 책을 쓰는 데에 있어 집필 당시 기준으로 그 내용이 너무 아득한 과거이고,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상상력을 통해 기억의 점들을 연결했다고 하셨다. 하지만 박 선생님은 기억력이 굉장히 좋은 편이셨다고 알고 있어서, 책의 틀 자체는 장편소설이지만, 자서전으로 생각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작품이 시작되는 배경은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는 일제강점기의 시대가 오기도 전의 아득히 먼 옛날이다. 두 작품을 묶어서 생각해 볼 때, 작품의 배경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고 생각한다.

1. 일제강점기 이전에 유년기였던 화자가 그려내는 대가족의 일상과 풍경

2. 일제강점기의 화자 주변의 혼란했던 상황

3.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뒤이어 곧바로 6.25전쟁이 터지면서 이런저런 상황에 의해 피난을 가지 못하고 인민군에 의해 서울이 점령당한 순간에 화자가 겪었던 일들,
인민군에 의해 강제로 북으로 올라가다가 임진강 인근에서 간신히 탈출한 이후 서울에 도착해 가족들과 상봉한 상황 등.

4. 휴전된 이후 극심한 가난때문에 화자가 어떻게든 일자리를 알아보던 차에 겨우 취직이 됐던 미군부대 PX에서의 일화

화자는 주변의 인물들이 누가 됐든지 간에 냉정한-심지어 신랄하기까지 하다-묘사의 위치를 점한다. 읽고 있으면서 손이 벌벌 떨릴 때도 있었다. 때로는 너무 적나라하게 그려내서. 그것은 화자의 어머니라도 피해갈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들었던 생각은, '내가 아무리 Text로 일제강점기, 6.25전쟁을 접한다고 할지라도, 나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때의 상황과 맥락, 즉 Context를 절대로 온전히,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없겠구나. 겪어보지 않았으니까.'였다. 동세대셨던 최인훈 선생님도 전쟁을 직접적으로 겪은 세대셨기에 집필하신 여러 책에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있는 것으로 안다. 대표적으로 교과서에서도 자주 접했던 <광장>이 있겠지만.

나 스스로도 전쟁에 대해 굉장히 무감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의 세대 그 다음에는 밤에 통금이 있었던 세대가 있다. 난 그 당시의 통금을 비롯한 여러가지 사건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 때 사람들이 겪었던 일들을 '알 수는' 있어도,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위 '통금'세대도 '일제강점기', '6.25전쟁' 세대를 이해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오죽할까. 그것이 21세기가 되기 바로 직전에 태어났던 나에게 내재된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아무리 증조부모,조부모 세대가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이야기하고, 부모세대가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 때의 상황을 부르짖어도, 나는 그것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이 내가 태어난 시기가 갖는 맹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 그것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작고하신 박맹호 민음사 회장님의 자서전 <책: 박맹호 자서전>-박맹호,민음사를 읽어 보다가 알게 된 책이다. 이 자서전에는 저자의 개인적이고도 내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글 또한 진솔해서 굉장히 읽기에 좋았다. 저자가 태어났던 시기인 과거 190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적은 책의 분량으로 압축돼있지만, 안에 들어가 있는 정보는 많아서, 과거 역사를 살펴본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공부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아무튼, 민음사가 창간해서 발행했었던 잡지 <세계의 문학>이 100호를 맞이해서, 이렇게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도 내주신 셈인데, 알라딘에서 중고로 싸게 구입해서 꼼꼼히 정독해서 읽어보았다.

책은 한 주제별로 두 분이서 대담을 하는 것이 기본 골자인데, 그것이 총 13가지다.


1
이윤기·이다희 /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너희 아버지 어디갔니?
최재천·최승호 / 태양의 아이들. 진흙소를 타고 개미 제국에 가다
최창조·탁석산 / 사람은 땅을 닮고. 땅은 사람을 닮는다
최인호·윤윤수 / 정승처럼 벌어야 정승처럼 쓸 수 있다

2
김화영·이문열 / 90점이 아닌 70점짜리 문학은 가라
이강숙·김병종 / 예술은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다
김춘수·이승훈 / 한국 현대시. 트레이닝이 덜 되었다

3
함인희·이숙경 / 그래. 우리는 여성이다
조유식·노동환 / 헌책방 옆 인터넷 서점
정재서·주환 / 포켓몬스터와 『산해경』
양명수·도법 스님 / 더 멀리 더 깊이 바라보면 보이는 것들에 대하여

4
김우창·김상환 / 오렌지 주스에 대한 명상 - 서양적인 것의 유혹과 반성
최장집·강유원 / 그래도 이성은 진흙 속의 연꽃이다

이름은 대부분 알음알음 들어본 분들이라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을지 책의 배송을 기다리며 많이 궁금했었다.

각 대담자들의 과거 유년시절의 경험 및 그것을 꿈으로 구체화 시킨 방법 그리고 그들의 이후의 삶의 행적 및 방향. 그것이 이 13가지 주제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내용이었고, 그 외에도 부가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내용이 들어차 있었다. 책이 굉장히 두껍고 판형도 큰 편이다. 분량이 참 많기도 하고 자세하고, 내용이 진솔해서, 정말 하나의 대담을 읽으면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삶과 꿈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굉장히 뛰어나신 분들이 서로 대담을 하시니, 이 분이 말씀하시는 이런 생각도 맞는 것 같고, 저 분이 말씀하시는 저런 생각도 맞는 것 같아서 스스로 느끼기에 혼란스러움과 동시에 즐거움이 공존했다.

그냥 주제별로 한 분이 에세이를 쓰는 방식으로 13개의 주제가 진행됐다면, 글의 방향성이 일직선으로 쭉 나아가는 형식이라 아쉬웠을 것 같은데, 대담의 구조로 책이 이루어져 있으니, 미시적으로는 글이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하는 것 같으면서도, 큰 틀에서는 결국 대담의 주제에 알맞는 올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굉장히 신기하고 색다른 독서경험이었다.

이 분들의 뛰어난 통찰력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고의 깊이, 책을 덮고 그것을 잠시나마 음미하며 생각하고, 따라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