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엄마 옆에 쭈그리고 앉아 덜덜 떨고 있는 엄마를 감싸안았다. 나 또한 몰라볼 정도인 거울 속 모습에, 우리 인생에 들어온 이 거대한 악마의 물리적 현현에, 나도 엄마와 같이 엉엉 울고 싶었다. 그러는 대신 나는 몸이 뻣뻣해지고, 심장이 단단해지며, 감정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내 안의 목소리가 명령했다. ‘울면 안 돼. 네가 울면 지금 우리가 위험한 상황에 빠졌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말아. 네가 울면 엄마는울음을 멈추지 않을 거야.‘ 그래서 나는 울음을 삼키고 단호한목소리로 말했다. 선의의 거짓말로 엄마를 달래기 위해서만이아니라, 나 스스로도 진심으로 그걸 믿게 하려고.
"그냥 머리카락이잖아, 엄마. 금방 다시 자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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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이며 스물네 팩으로 낱개 포장된 김과 즉석밥, 새우깡과빼빼로, 지긋지긋한 구내식당에 가지 않고 몇 주는 버틸 수 있게 해줄 신라면컵이 넉넉히 들어 있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엄마는 의류 스팀기며 보풀 제거 롤러, 비비 크림, 양말 세트까지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건 좋은 브랜드야"라는 설명을 굳이 덧붙여 보낸, 티제이맥스에서 세일할 때 구입한 치마도 카우보이 부츠는 부모님이 멕시코로 휴가 여행을 다녀오면서사와 음식과 함께 내게 부쳐준 것이었다. 그걸 신어보는데 웬일인지 가죽이 이미 부드럽게 길들여져 있었다. 알고 보니 엄마가 그걸 일주일 동안 집안에서 신고 다녔다는 거다. 엄마는양말을 두 겹 신은 발로 그걸 신고 매일 한 시간씩 걸어다니면서 뻣뻣한 신발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만들어놓고, 자기 발바닥으로 평평한 밑창까지 모양을 잡아놓았다. 행여 내가 처음그걸 신을 때 불편할까봐 말이다.

그날 밤 엄마 옆에 누워 있으려니 어렸을 때 차가운 발을 녹이려고 엄마 넓적다리 사이에 슬며시 발을 끼워넣던 일이 떠올랐다. 엄마는 부르르 떨면서 속삭였다. 널 편안하게 해줄 수만 있다면 엄마는 어떤 고통도 감수할 거라고, 그게 바로 상대가 너를 진짜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 부츠가떠올랐다. 내가 발이 까지지 않고 편안하게 신을 수 있도록 엄마가 미리 신어 길들여놓은 부츠가 나는 이제 어느 때보다도간절히 바랐다. 부디 내가 대신 고통받을 방법이 있기를, 내가얼마나 엄마를 사랑하는지 엄마에게 증명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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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열정적인 투자자였으나 런던 공황 때 재산을 몽땅 잃어버린아이작 뉴턴 경은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천체 운동은 센티미터와 초 단위로 측량할 수 있으나, 정신 나간군중이 시세를 어떻게 끌고 갈지는 정말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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