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독립협회와 민중들의 염원이었던 민회 설립 운동을 테러로 무자비하게 파괴해버린고종 독재 정권으로는 도저히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 수 없다며 깊은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이 생각한 것은 일본과의 연합을 통한 새로운 국가 만들기‘였다.
당시 일본 세력은 대한제국의 지식인들에게 "일본과 대한제국이 대등한 입장에서 합방하자"고 회유했고, 일본의 다루이 토키치라는 학자는 새로운 나라를 ‘대동(大東)이라고 명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일진회 회원들은 그런 일본 측 전략에 말려들어갔다. 일진회로 대표되는 일부 한국인들은 고종 정권이 타도되고 일본과 한국이 대등한 입장 에서 합방한다면 좀더 나은 나라에서 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대등한 ‘합방이 아니라 일본이 대한제국을 속국으로 만드는 ‘병합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에 분노한 일진회 회장 이용구는 억울한 나머지 분사했고, 많은 일진회 회원들이 일본인 회원들에게거짓 주장의 책임을 지고 할복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진회의 잘못은 새로운 나라에 대한 정확한 비전이 결여된 데다,
새 국가 건설의 동기 자체가 일본을 무비판적으로 긍정하고 대한제국의 절망적인 상태를 너무 비관한 데서 비롯됐다. 더불어 일본의 교활함을 간파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