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축구할래?
안재선 지음 / 엔씨소프트(Ncsoft)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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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온 세계가 코로나의 그늘로 뒤덮였을 때 반짝거리던 윤슬처럼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으며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 안재선 작가

우리 아들이 태어난 19년 그 해 겨울 즈음 코로나에 대한 소식을 뉴스로 접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기 시작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생활양식이 많이 바뀌었고 가장 큰 변화는 관계의 딘절이었습니다. 모두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특히나 아이들은 어린이집 보내기도 겁이 나던 시절이었습니다. 키즈카페나 놀이터에서도 다른 아이와 함께 노는 것도 걱정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사회성을 기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습니다.

아이와 책을 읽으며 어릴 적 생각이 났습니다. 놀이터에 나가면 나이나 성별을 막론하고 모두가 친구가 되어 뛰어놀던 시절이었습니다. 자연스레 형, 누나, 친구, 동생이 되었고 참 끈끈했습니다.

8살의 주인공은 이사를 와서 참 심심합니다. 새로운 동네에는 친구가 없습니다. 생일선물로 받은 축구공을 들고 놀이터에 나가 혼자 축구를 하다 우연히 또래를 만납니다.

"같이 해도 될까?" / "그래!"

저 한마디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관계를 형성하는 한마디입니다. 용기내서 말을 꺼내고 자기의 것을 나누는 행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지니까요. 다음날, 그 다음날 축구공을 함께 나누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외롭고 심심하던 무채색의 세상이 친구를 사귈수록 점점 알록달록 변해갑니다. 여백으로 가득했던 심심한 공간이 가득찹니다. 그림으로 메세지를 전하는 방법이 직관적이어서 좋았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작가님은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적이 두 번이나 있다고 하십니다. 또 라가치 상을 수상하셨다고 합니다. '볼로냐 아동도서전'은 아동도서 분야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전시회라고 합니다. 그 중 라가치 상은 아동도서분야에서 노벨상에 비견될 만큼의 권위를 가졌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친구들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아이가 어린이집 친구들의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친하게 지내는 형아의 이름까지 불러주니 아이가 신나서 쇼파에서 방방 뜁니다. 그림책을 보며 친구들과 다함께 놀이터에서 노는 자신의 모습이 상상되나 봅니다. 친구들을 처음 만나던 때를 기억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같이 축구 할래?'는 코로나시대 이후 조금은 단절되어가는 관계의 형성을 다룬 책임니다. 아빠의 입장에서는 어릴 적 생각도 나고 또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모르는 친구에게 용기내어 다가가는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이 다가서는 용기를 배울 수 있도록 같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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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내 친구 - 신나라 그림책
신나라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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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곳이나 미지의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본능인 것 같다. 아마도 설화나 무서운 이야기가 생기는 이유가 미지의 것의 두려움으로 인한 인간의 상상력 때문이 아닐까. 다섯살 우리 아이도 언제부턴가 유령, 괴물이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 그리고 그게 아빠랑 놀이할 때면 몰라도 다른 상황에서는 무서운 단어인 걸 안다.

오싹한 내 친구는 언젠가 들어보았을 법한 유령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한참 놀고 있는데 짝이 안맞는다던가 하는 괴담들. 또 우리나라 도깨비처럼 사람이 오랫동안 쓰던 물건에 도깨비가 깃든다는 이야기.

책을 아이와 같이 읽기 전에 먼저 한 번 읽어보았다. 무서우면 어쩌나 해서. 나와 와이프는 스무살 넘어서는 공포영화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상당히 쫄보인데, 우리 아이는 더 쫄보다. 우습게도 긴장하고 읽어봤는데 다행히도 크게 무섭진 않았다. 마흔 살 아저씨가 읽으니 당연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놀라면 안되지 않은가.

유치원의 담요가 유령이 되어서 나타났다. 하지만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하지는 않고 같이 놀아주는 착한 유령이다. 다만 짝이 안맞아서 지우에게 불편함을 준다. 마치 지우에게만 보이는 것 같은 담요유령은 친구들이 하나 둘 집에가는 순간까지 지우와 재미있게 놀다가 사라진다. 착한 녀석이네. 오히려 새로운 유치원으로 전학온 지우를 더 챙겨주는 것 같다.

주인공인 지우가 유령에게 놀라거나 무서워했으면 우리 아이도 무서워하면서 보았을텐데,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오히려 "아빠, 얘는 유령이야?"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어보니 대답이 수월했다. "응, 얘는 담요유령인데 유치원 친구들이랑 같이 놀아주는 착한 유령이야." 아직까지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보다는 친구의 개념을 더 심어주고 싶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표지가 야광이라는 것. 불을 끄면 표지에서 야광 유령이 나타난다. 표정이 짓궃다. 아이랑 놀이방 문을 닫고 불을 껐다켰다 한다. 야광유령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아이가 정말 재미있어 한다. 책을 들고 "우으으으~ 담요유령이다~"하며 장난치니 웃으면서 달아난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책 표지 외에 본문에는 야광효과가 없었던 것. 보는 재미가 더했을 텐데 아쉬웠다.

작가님의 상상력으로 아이들이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을 오히려 친밀함으로 해소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야광효과도 재미있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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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덜덜! - 공룡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케스 그레이 지음, 닉 이스트 그림, 김선희 옮김 / 스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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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지구를 지배했었던 공룡들. 거대한 몸집의 공룡들은 무려 6천6백만년 전 멸종했다고 합니다. 소행성 충돌일 수도 있고 거대한 화산폭발, 빙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공룡들은 멸종한 것이 맞을까요?

그림책 덜덜덜!은 공룡이 정말 멸종했을까에 대한 동화적 상상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먼 옛날 빙하기가 찾아오자 공룡들은 알록달록한 뜨개실로 스웨터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손재주가 너무 서툴렀고, 뜨개질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룡은 무서운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였습니다. 거대한 몸집과 날카로운 이빨에 비해 볼품없고 쓸모없어 보였던 작은 앞발이 뜨개질에는 제격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보통 전문가만큼이나 공룡에 대한 지식이 해박합니다. 아이들도 대부분 티라노의 작은 앞발에 대해 알고 있을 텐데요. 티라노의 작은 앞발이 이런 용도였다니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거대한 몸집에 비해 알록달록한 색깔과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공룡들은 공룡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합니다. 실제로 우리 아이는 공룡을 무서워하는 편인데요, 분홍색 티라노사우르스가 실뜨개하고 패션쇼하는 그림을 보면서 너무 즐거워합니다.

작가님의 재미난 상상력 덕분에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공룡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의 공룡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아이랑 공룡월드 같은 곳 다녀보고 싶었거든요.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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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 - 제주 여행지 1500여개를 담은 우리나라 제주 여행 바이블, 2024-2025 개정증보판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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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대만과 홍콩 여행을 갔었다. 자유여행이었고 손에는 여행가이드북이 들려있었다. 가이드북을 찾아보며 이곳저곳 찾는 재미가 있었다.


올해 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두 번이나 제주도 여행을 취소해야 했다. 위약금에 눈물이 난다. 그럼에도 가을 제주여행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책을 만나려고 그랬나보다. '에이든 제주여행 가이드북'


옛날에는 수학여행때나 가보는 제주도였지만, 지금은 어린아이들도 한두번은 가봤을 법한 제주도이다. 그래서 제주관광은 친숙하고 식상하다라는 생각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재작년 제주 여행에서 그 선입견이 깨졌다. 젊은 직원들과 간 제주도는 내가 아는 제주도가 아니었다. 몽상드애월과 노티드 도넛은 마흔 초반인 나에게는 참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 돔베고기, 갈치조림이 아닌 유명한 셰프가 운영하는 우동가게 등 웨이팅이 당연한 듯 자리잡은 이색맛집들은 세대마다 제주도를 보는 시각이 참 다르구나를 느꼈다. 뻔할 것 같으면서도 늘 새로워지는 곳이 제주도이다.


여행을 계획하며 펼쳐본 에이든 제주여행가이드북. 우선 엄청난 두께에 놀랠 수 밖에 없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540페이지. 한장한장 넘겨보면 페이지마다 아주 꽉꽉 눌러담았다. 책을 시작하면 앞에 무려 한 50페이지 정도가 제주지도다. 행정구역서부터 인스타 촬영지 맛집 계절별 꽃피는 곳 등등 수많은 테마를 지도에 정리하였다. 그 후에는 제주시, 성산, 애월 등 지역별로 자세하게 또 정리가 들어간다. 이보다 꼼꼼한 제주가이드북이 있을 수 있나 싶다.


여행계획을 짜다 보면 아무래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맛집이다. 그런데 맛집을 찾다보면 숙소와 멀어지고 여행지와 멀어지고 점점 동선이 꼬여버린다. 하루종일 계획해도 결국은 처음부터 다시 계획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인터넷에 소개되는 맛집들은 물론 유명 맛집들도 있지만 광고성 글도 많아서 구분이 쉽지 않다. 그리고 검색하다보면 결국 메뉴마다 몇 군데 맛집으로 귀결되는데, 그렇다고 내가 지금 성산에 있는데 갈치조림 먹으러 한림에 가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분명 지역마다 인터넷에 소개되지 않은 맛집들이 있을 것이다. 책에는 지역마다 정말 많은 맛집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여행하는 지역의 동선을 최소화해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몇해 전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했었다. 힐링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여유라는 이름에 가려서 흘러간 시간에 아쉬움이 있다. 밤마다 이런 가이드북 하나 읽으면서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였다면 조금 더 알찬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에이듬 제주여행 가이드북 읽으면서 이번 제주여행은 짧지만 알차게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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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 - 피라미드부터 마인크래프트까지 인류가 만든 사회
허먼 나룰라 지음, 정수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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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카페가 있다. 카페 내외부에 일상에서 보기 힘든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들리는 소문에 사장님께서 성공한 사업가라고 하며, 자동차를 참 좋아하신다고 한다.

카페 안에는 실제 자동차들과 수많은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내 눈길이 갔던 부분은 중간 중간 꽂혀있던 책이다. 중후한 디자인으로 큼지막한 영어글씨의 전시용 책이 아닌 실제 서점에서 판매하는, 아마도 사장님이 실제 읽으셨을 책들이다. 주식과 경제경영, 자기계발에 관한 책이 아니었다. 미래기술과 인문학에 관한 책들이었다.

'우리는 가상세계로 간다'를 읽게 된 계기가 위의 카페를 방문한 경험과 연관이 있다.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저런 책을 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나는 자기계발이나 주식관련 책을 주로 읽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그냥 또 허무맹랑한 소리가 유행하는구나~ 이런 냉소적인 관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마인드가 도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실제 빈 수레가 요란한 짝이 되더라도, 그것이 추구하는 미래는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고자 했다.

요즘 많이 뜸해졌지만, 사실은 거의 언급도 안되지만 한동안 떠들썩했었던 메타버스. 언론과 미디어에서만 요란했지 실제로 주변에서 메타버스가 어쩌구 하는 사람은 주식하는 사람 정도 빼고는 들어보지 못했었다. 가상인간이 cf에 나오고 진짜 사람같다 또는 불편한 골짜기 이야기가 나올때도 그냥 한 때 이슈가 될거라 생각했었다. 예전에도 사이버가수 아담이 있었지 않은가. 그리고 내 예상은 주관적으로 어느정도 맞았다고 생각한다. 티비 강연과 cf에 나오던 메타버스와 가상인간은 이슈에서 멀어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왜 이슈가 사그러졌는지를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마도 명확한 비전의 제시가 대중들에게 전달되지 못함이 아니었을까. 가상인간, 가상세계는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과거에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사이버라는 단어를 썼었다. 흐지부지 사라진 이유는 그 후의 비전의 제시가 부족했음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고대의 메타버스 개념이다. 피라미드, 스톤헨지 등 고대의 불가사의한 유적들, 또 신화들은 그 시대의 가상현실이었고 어떤 것들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어떤 것들은 맥이 끊겼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책을 읽으며 '가치의 공유'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컴퓨터가 탄생한 이후로 참 많은 가상세계가 생겨났다. 과거 재미있게 즐겼던 울티마 온라인서부터 요즘 아이들이 즐기는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까지. 메타버스가 그저 얼마나 현실적으로 구현하느냐 하는 기술력만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가치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를 보며 '와 정말 현실같다'라고 하진 않는다. 하지만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컨텐츠는 그 자체가 가치로 인정받는다. 90년대 울티마 온라인을 처음 접하며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전투 외에도 여러가지 직업을 갖는 자유도는 놀라운 세상이었다. 그저 재미있는 게임일까?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새로운 종의 탄생'으로 미래의 메타버스를 예상하며 마무리된다. 반드시 그럴 것이다보다는 그런 미래가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과거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관한 예측과 시장성으로 많은 투자를 하며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지 않았는가. 당연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가치를 경험시키는 메타버스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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