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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향 가득한 집 - 전2권 세트
이선미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국향이 참 은은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지독하게 강한' 향으로 다가왔다.
왜 그랬을까?
그건.. 그만큼..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강하게 다가섰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수연의 사랑보다는 지환이 사랑이, 그리고 지환의 사랑보다는 수연모의 삶과 상처, 닫힌 마음 등이 너무나 강렬하게 다가왔다.
너무 강해서 오히려 화들짝 놀라 한발 뒤로 물러서서 관망했던 책이라고나 할까..;;
어머니가 만들어 놓은 닫힌 공간, 국향 가득한 집.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구박과 입양된 아이에 대한 어른들의 편애 등으로.. 상처받고 다쳤지만 국향이란 것으로 가득한 남들이 감히 들어오지 못할 공간, 견고한 자신의 집-가정-을 만들어 놓은 어머니.
그것은.. 어린나이에 입양된 아이, 지환에게 있어서는.. 완벽한 거부로 읽히지 않았을까 싶다.
국향으로 둘러싸인 집안의 또다른 집.
가정이라 불리는 그곳에 편입되지 못했던 아이, 지환.
완전히 남일 수도, 완전히 가족일 수도 없는 어정쩡한 관계 속에서..
그 안으로 들어가 사랑하는 한 가족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것, 그것이 시작이 아니었을까.. 수연에 대한 사랑이 자라나게 된. (그냥.. 그렇게 생각해 봤다..;;)
지환이 감히 얻고 싶어하는 그 사랑으로 인해 자신이 만들어놓은 가정이 깨어지는 것을 거부하는 어머니. 그로인한 내침.
표면적으로는 유학을 가는 것이나 철저히 버려지는 것임을 안 지환은..
자신의 사랑에게 감히 손을 뻗는다.
설익은.. 그러나.. 터질 듯 데일 듯 뜨거운 열기가 넘치는.. 젊은 날의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은.. 반드시 돌아오겠노라는.. 각오가 되어준다.
그리고.. 돌아온 그는
국향이 가득했던 그 벽들을 허물고, 또다른 국향으로 만들어진 집을 짓는다.
자신이 포함된..;;
지독한 지환의 사랑-수연을 얻기 위해 수연부를 벼랑끝으로 몰고 가고.. 그로인해 목숨을 잃게 만들고도 수연을 얻기 위해서 였다고 말하는 그의 거침없는 사랑-과 파격적인 사랑의 행위들은 내게 있어 기존의 국향을 지우고 다시 만들어버렸다..;;
정말 순간 도망치게도, 그러면서 유혹적으로 다가섰던 뿌리치기 힘든 지독하게 매력적인 글.. 같다..
어머니의 차갑게 석화되어버린 상처.. 영원히 굳어버린 그대로일 것만 같던 그 상처들이 떨어져 나가며.. 새로운 살이 들어차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국향의 이미지가.. 지독하게 강렬한 향으로 남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