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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예보 - 정신건강 위기의 시대, 아홉 명 전문의가 전하는 마음 사용법
윤홍균 외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1월
평점 :
정신과 의사 9명이 모여 집필했다는 이 책은 들어가는 말부터 마음을 깊게 파고든다. 현대 사회를 심리적으로 건조하고 분노가 불처럼 번져나가는 상황으로 진단하는 저자들의 시선에 깊이 공감했다. 9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정서적 허기부터 가성 ADHD, 도박 및 투자 중독, 상대적 불안, 부부 위기, 그리고 스몰 트라우마와 이상동기 범죄에 이르기까지 현시점에서 우리가 직면한 정신건강 문제들을 날카롭고도 세밀하게 짚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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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결코 모든 것을 얻지는 못했다. 오히려 성취의 이면에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에도 자살률은 높고, 사람들의 인식이 시대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보내고 있다. 영국의 칼럼니스트 다니엘 튜더가 한국을 가리켜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인용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혐오의 시대를 가장 적절하게 꿰뚫는 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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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진화적으로 타인이 원하는 것을 함께 원하며 공동체 안에서 안전을 확인해왔으며, 내가 가진 것이 타인의 선망 대상일 때 안도하고 내가 추구하는 방향을 타인이 긍정할 때 삶의 정당성을 얻으려 한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저자들은 이러한 두려움에 짓눌려 고통받기보다, 그것들을 짊어질 만한 지극히 사적인 가치에 집중하고 몰입할 것을 제안한다.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살피고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삶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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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시대의 어둠을 이겨낼 힘은 인간의 '연대'와 '다정함'에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뉴스에 등장하는 선량한 일화와 근래 많아진 다정함에 대한 책들은 자정작용의 일환으로 느껴진다. 'Love Wins All'이라는 말을 믿는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지극히 이타적인 존재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들은 삭막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이자 희망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