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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아들 쿠메와와 ㅣ 담쟁이 문고
티보르 세켈리 지음, 장정렬 옮김, 조태겸 그림 / 실천문학사 / 2012년 2월
평점 :
연로하신 아버지가 많이 아파 마음이 복잡하고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들의 연속일 무렵, [정글의 아들 쿠메와와]를 만났다.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좋아하는 감독의 새 영화나 전에 좋게 봤던 영화를 만든
감독의 새 영화를 찾는 것처럼, 이 책을 대하고, 앞 서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이나
'톤즈의 약속' 을 출간 한 실천문학사의 청소년 문학선인 담쟁이 문고의 작품인지라
더 기대가 됐고 믿음이 갔다.
남아메리카 브라질의 아마존 강가에서 유람선이 사고가 나게 되어 아마존 정글에
승객과 선원들이 표류하게 되는데 정글의 소년 쿠메와와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다시 유람선을 고쳐 항해를 계속하게 되기까지 며칠 동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그 소년과 나이와 인종과 문명을 뛰어 넘는 우정을 갖게 되고 그와
함께 하는 정글의 모험과 탐험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정말 여러 편의 영화가 스쳐 지나갔으며 그 감동도 고스란히
함께 되살아나는 듯 했다.
작가이면서 세계적 모험가이기도 했던 작가의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했던 경험들이
정글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 내었고,
입시 공부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위해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지혜롭고 용감한 정글 소년 쿠메와와를 소개해 줌으로써,
마음을 울창하고 푸르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옮긴이의 간절한 소망이,
문장과 문장 사이에 그대로 따뜻하게 전해졌으며,
서양화를 전공한 그림 작가의 아름답고도 다이나믹한 그림에 글을 읽으며
주인공들과 함께 정글 속을 누비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던 좋은 작품이었다.
유람선 난파로 인해서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도 떠올랐고,
아무리 자신의 삶의 터전이라고는 하지만 험한 정글 속을 종횡무진 헤집고 다니며
낯선 이들을 돕는 정의롭고 지혜로운 주인공 소년을 대하여는
어렸을 적 즐겨 보았던 '타잔' 이 생각났으며,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쌓게 되는 남자 주인공 아저씨한테
수염이 가득 난 사람이란 뜻의 자신의 부족 언어를 가져 와 이름 붙여주는 대목에선,
좋아했던 영화 '늑대와 춤을'도 느껴졌다.
읽는 내내 몇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따뜻한 감동과 스펙터클한 모험의 세계가
온 몸을 휘어 감싸는 듯 전율조차 느껴졌다.
거기에 소년의 입을 통해 쏟아지는 소년의 부족인 카라자의 현명한 노인 말로아
할아버지의 주옥같은 명언들은 일일이 메모해 새기고 또 새기고 싶은 진리들이다.
책 속에도 나오 듯 '정글 속에는-때로는 자연 속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있다'
아이들을 호연지기가 있게 키우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가득한데
정글의 소년 쿠메와와는 다시금 우리 아이들의 생활과 성장을 되돌아보게 해 준 계기가
된 것 같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며 삭막한 듯 보이는 현실을 좀 잊고 교과 공부에 찌든
머리를 식히며 자연과 함께 하는 위대하고 멋있는 삶을 꿈꿔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