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읽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사실 욕심이었다.

허영심이라고 하면 좀 억울한 부분이 있고 욕심이었음이 맞는 것 같다.

내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을 읽겠다고 나선 것은 욕심이었다.

많이 궁금해 하고 있었다.

귀를 열어 놓으니 들리기에 저자 마이클 갠델에 대해서 일부러 애써 알려 하지 않아도

많은 것들이 들렸다.

그래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즐거움 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앞서 다소 당황스러웠으나 그래도 설레고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책을 잡음과 동시에 갑자기 누군가 책 읽는 것을 고의적으로 방해라도 하는 듯이

물밀듯 밀려오는 과중한 일들에 꾸준히 집중해서 읽지 못했기에 가뜩이나 내게는 좀

어렵고 힘든 내용이 일관성 있게 이해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아니었다.

번역으로 인한 낯설음을 제외한다면 내 선입견이나 편견보다는 훨씬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는 생각이다.

내용이 일상생활에서 우리 같은 보통 사람도 아주 여러 번 상상해 왔던 일들을 예로

설명해 나가며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을 해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도 생각보다는 의외로 자주 상상해 보지 않는가?

과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사랑, 우정, 건강, 생명........

또한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정말 다 살 수 있는 것일까?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 한계를 결정짓는 것은 도덕일까?

평소 물음들에 대한 예와 일화가 책 속에서 대학자 마이클 샌델에 의해 논리적으로 풀어 전해지며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한다. 아니 함께 고민하고 다정하게 카운슬링 해 주고 있는 듯하다.

책을 읽으며 솔직히 저자가 에로 들어 이야기 하는 여러 가지 것들, 우선 탑승권이라든지, 대리 줄서기 사업, 진료 예약권 암거래 등이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이라는 점이 내게는 다소 놀라웠다.

하지만 인센티브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공감이 되는 바가 있다.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독서를 했을 때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상을 준다든지 아이가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상벌 제도를 시도해 본다든지 와 같은 내용은 내 아이들에게도 한번쯤은 해 봤던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때때로 놓치고 지나갔던 돈에 대한 생각과 가치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 더 많이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정신없이 그리고 드문드문 읽어 한 장의 퀼트 작품처럼 이해했던 책 내용을 이제 천천히 음미해하고 곱씹으며 다시 읽어 봐야겠다.

나름대로의 짧은 소감을 쓰며 또 다시 책의 첫 장을 넘긴다.

이번엔 쉼 없이 읽어 나가며 첫 번째 읽었을 때와 다른 판단과 결론이 나오는지 기대해 봐야겠다. 아무래도 이렇게 몇 번 더 읽혀지지 않겠는가? 내가 그리도 한 번 읽어 보고 싶어 했던 저자의 책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