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물 위의 책방>이란 제목으로 단편소설을 쓰다
가 내버려둔 적이 있군요. 왜 번번이 완결하지 못하나 새삼 돌아보니, 쓰다가 도중에 덧없어지기 때문인가봅니다. 제 글이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어느 날은 굳이 저까지 보태지 않아도 이미 훌륭한 글이 차고 넘친다는 걸 떠올립니다. 세상 모든 책들 가운데 0.1퍼센트도 채 읽지 못하고다들 떠나겠지만, 그렇게 읽어낸 글 속에서 얻은 건 많았습니다. 제게 계속 써보라고 격려해주신 점, 고맙습니다.
p353

북현리라는 강원도 시골의 작은 한옥책방에서 독서모임도 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하는걸보니 이런 책방 운영도 재밌을거 같다 도서키핑제도 있고 북스테이도 있고 글쓰기 배틀도 하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는 굿나잇 책방을 배경으로한 환타지같은 이야기가 조금은 힐링이 되지만 아쉬움이 있다 세상 모든 책을 다 읽을수 없고 그럴 생각도 없지만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싶다 어떤 책이라도 좋은 구석은 어느 책에나 찾으면 다 있지만. 왜 책에 대한 기대치는 자꾸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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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작 기업은 자신들이 오류를 충분히 고쳐나갈 수 있다는 죄책감에 머물렀다.
 이 경우 죄책감은 한나 아렌트 등의 지성인이 꼬집었던양심의 한계와 만난다. 즉 닥친 문제를 고쳐 새 방안을 제시하기보단, 닥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러지 말아야겠단피동성에 갇히는 것이다. 기업이 한 번 저지른 실수를 또 저지르면서 위기를 키우는 까닭, 구체적 대안 마련 없이 추상적인 문구로 사태를 모면하려는 기업의 사과문에 소비자가질타를 보내는 까닭이다.

죄책감마저도 보여주지않는 뻔뻔한 곳도 있다 일말의 양심도 보여주지않는 극도의 악을 가진 그들은 어디로 향할까 피해를 당한 상처위에 안하무인한 태도에 더 고통으로 괴로운걸 알면서도 모르는척하는 대범함.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갚아야할 큰 경제적인 댓가를 두려워하겠지
죄책감을 갖고 수치스러운 사과를 하고 동시에 해결책을 내어놓아야 한다 소탐대실이다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기에 사과조차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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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ㅂ시가이 흘러 누군가를 만났다. 누군가는 오랫동안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누군가는 천천히 사연을 꺼냈다. "내가 우울로 힘들다고 하면, 어린아이 머리 만지듯 내 우울을기특히 여기는 사람들의 태도가 버거워요."
살아오면서 내게 감정과 마음에 대한 예리한 혜안을 건냈던 사람들은 우울한 이들이었다. 우울한 이가 감정에 관해, 마음에 대해 예상치 못한 질문으로 나를 타격하고 나는잠시 어벙함을 느낀다. 나는 그 속수무책의 시간을 우울한이가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당신과 나의 감정을, 마음을허투루 여기지 않게 됐으니까.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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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는 에이제이를 더 꽉 끌어안았다. 아기의 어깨 너머로 이모 인형이 바닥에 앉아 있고 인형의 붉고 덥수룩한 가슴에 옷핀으로 메모가 달려 있는 게 보였다. 에이제이는 마야를 내려놓고엘모를 집어들었다. 너무 칭얼거려 늘 경멸하던 캐릭터였는데..
"엘모!" 마야가 말했다.
"그래, 에이제이가 말했다. "엘모다." 그는 메모의 핀을 빼고인형을 아기에게 주었다.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 서점의 주인께이 아이는 마야입니다. 이십오 개월 됐어요. 매우 영리하고,
월령에 비해 말이 이례적으로 빠르고, 귀엽고 착한 아이예요.
저는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아이가 책에 둘러싸여, 그런 것들을 중요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라기를 바랍니다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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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걸 말하면 어떨까요? 나는 포스트모더니즘과 종말물,
죽은 사람이 화자거나 마술적 리얼리즘을 싫어합니다. 딴에는 기발하답시고 쓴 실험적 기법, 이것저것 번잡하게 사용한 서체, 없야 할 자리에 있는 삽화 등 괜히 요란 떠는 짓에는 근본적으로끌리지 않습니다. 홀로코스트나 뭐 그런 전 세계적 규모의 심각한 비극에 관한 소설은 다 마뜩잖더군- 부탁인데 논픽션만 가져와요. 문학적 탐정소설이니 문학적 판타지니 하는 장르 잡탕도 싫습니다. 문학은 문학이고 장르는 장르지, 이종교배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는 경우는 드물어요. 어린이책, 특히 고아가나오는 건 질색이고, 우리 서가를 청소년물로 어수선하게 채우는건 사양하겠습니다. 사백 쪽이 넘거나 백오십 쪽이 안 되는 책도일단 싫어요. TV 리얼리티쇼 스타의 대필 소설과 연예인 사진집,
운동선수의 회고록,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소설, 반짝 아이템, 그리고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뱀파이어물이라면 구역질이 납니다. 데뷔작과 칙릿, 시집, 번역본도 거의 들여놓지 않아요. 시리즈물을 들이는 것도 내키진 않지만 그건 내 주머니 사정상 어쩔 수 없고, 당신 편의를 봐서 말하는데, ‘빅히트 예정 시리즈‘ 같은 건 그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안착하기 전까지는 나한테 말도 꺼내지 마쇼. 그리고 로먼 씨, 난 무엇보다 말이죠, 별볼일없는 노인들이 별볼일없는 자기 아내가 암으로 죽었다고 끼적거린 얄팍한 회상록들은 도대체 참을 수가 없더군요.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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