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소녀들 -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생의 식민지 경험
히로세 레이코 지음, 서재길.송혜경 옮김 / 소명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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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집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다가 문득 '아 집에 가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에 스스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곳이 집이었기 때문이었다. 스스로에게 반문했다. 방금 내가 생각한 '집'은 어느 공간이었을까?

'집'이란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부모님은 내가 어려서 부터 이사를 많이 다니셨기 때문에 특정 공간에서 오래 지내본 적이 없다. 한 공간에 정 들라 치면 머물 공간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내가 그립다고 생각한 공간.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공간이 어디였을까를 추적해보니. 사춘기를 겪었던 고등학생 시절에 내가 머물렀던 내 방의 공간이 떠올랐다. 잠들었던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했던 내 침대와 앉아서 많은 것을 했던 내 책상이 있었던 내 공간이 나에게는 고향 그자체. 그리움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공간이 있을 것이다.
그 공간을 누군가는 '추억'이라 부를테고, 누군가는 '고향'이라 부를 테지만. 누군가는 '노스탤지어'라 부른다.
노스탤지어.
노스탤지어는 간단하게 말하면 향수인데 그 시대 그 시절을 그리워 하는 것에서도 쓰이고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 할때도 쓰인다.
여기에서 상당한 아이러니가 하나 있다. 이 노스탤지어를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들이 조선을 '고향'이라 부르며 '노스탤지어'를 쓰고있는 것이다. 그들은 식민지였던 조선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깜짝 놀랄 이야기이다.


'제국의 소녀들' 책은 식민지 시대에 조선에서 태어났던 일본인들의 이야기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조선에서 태어난 일본 여자아이들. 그중에서도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에서 공부했던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식민지에서 지배자로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실은 책이다.

책의 저자 부분에는 히로세 레이코 지음. 서재길, 송혜경 옮김 이라 되어있다. 이름만으로 누가 한국인이고 누가 일본인인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렇게 두 나라는 확연히 다르다. 그런 두 나라가 같은 땅에서 다른 공간으로 따로 또 같이 살았던 시절이 있다.
매체를 통해 늘 피해자였던 한국 입장만 봐왔던거 같다. 그러다 우연히 보았던 이 책이 큰 흥미를 끌었다. 가해자 입장을 쓴 책이라니. 더군다나 실제 식민자였던 이들을 직접 찾아다니고 인터뷰하여 살아있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실었다니 이 책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인 히로세 레이코는 '전쟁과 여성'에 관한 주제를 연구하는 학자이다. 식민자의 경험이 실린 책을 접하게 된 것을 계기로 그 책의 작가를 만나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의 동창회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300명의 회원들이 연 1회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소개받고 실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책의 초반은 그들의 어린 시절이 나온다.
그 당시 제일고녀는 경성에서 가장 좋은 엘리트학교였다. 당연히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매우 부유했다. 하여 그들의 어린 시절은 풍족함 그자체였다.
책은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실은 부분이 많기에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대화체로 쓰여진 부분들이 많아 쉽게 읽을 수 있다. 조곤조곤 이야기를 듣고있는 것 같아 편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그들의 어린시절을 담백하게 묻는 것이므로 심오하지 않다. 그저 어떻게 살아왔느냐고 간단하게 묻고 추억이야기를 소근소근 듣는 느낌이다.
다만 부유했던 어린시절을 이야기할때, 마치 좋았던 어린시절을 그리웠던듯 이야기하는 면에서 너희들의 부유함은 누군가의 눈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분한 마음이 들었던 것만 빼면 말이다.

실제 참여했던 사람의 경험담을 듣는 것은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크다. 그들은 식민자로 태어났기에 처음부터 당연한 삶으로 받아들였고 죄책감은 전혀 없었다. 당시가 이들이 여고생이었던 시절이니 사춘기소녀 시절이었을 것이다. 철없던 소녀시절이 그대로 담긴듯 하다. 계층이 분리될때, 지배자의 논리를 들을 때, 제국주의 사상을 주입받을 때조차 이들의 철없음이 느껴진다.

"황국신민의 서사라는 것은 조선인을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우리도 매일 아침 복창해야 했습니다. 정말 '건성건성'으로 해서 아무런 영향도 받지 못했습니다."
-96페이지-

책이 흥미진진해지는 것은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1945년 8월15일 이후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자신들이 가해자였음을 깨닫고 반성하는 부분이 나올줄 알았다. 의외였던 것은 가해자임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고 끝끝내 가해자가 아니라고 하는 부분이었다. 이게 무슨이야기냐면, 이들은 일본의 패전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지만 미리 조선을 떠날 생각 조차 안했다. 그들에게는 조선이 고향이고 삶의 터전 그 자체였기 때문에 오히려 타국 같이 느껴지는 일본에 왜 가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를 책에서는
"조선인이 되어도 좋으니 경성에 남고싶었다"
라고 한다. 경악할 만한 것은 "우리들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명화와 개발에 공헌했다. 과거는 좋았다. 그리운 나의 고향,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지만 않았더라면" 이라고 쓰고 있다.
그들은 식민자였던 삶을 그리워하고 그때를 추억하면서 조선을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라 부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이 일본에 돌아가서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와서였다. 식민자로 부유하게 살고 모아놓은 재산이 많으니 일본으로 돌아가서도 잘살았다고 나오면 많이 화가 날뻔했다.
다행히도 이들은 화난 조선인들에게 재산을 몰수당하고,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 도망치듯 일본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인양자로 돌아가서 이들이 처음 본 것은
"침략자인 너희들이 돌아와서 우리가 굶주린다"라고 쓰여진 벽보였다. 그리곤 "당신네들은 외지에서 마음껏 민폐를 끼치면서 살아왔으니, 지금부터는 고생을 해도 싸다"라는 말과 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책의 뒷부분에 가서는 예상치 못하게 놀라게 되는 부분이 많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후에 한국으로 관광을 와서 그시절의 그리움을 느끼고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패하지 않았다면"이라며 아무 생각없이 말을 내뱉는데, 본인의 삶만 평온하다면 타인은 피해자가 되든 뭐가되든 좋다는 식이 보여서 끔찍했다. 그래도 대다수의 사람이 그시절의 반성의 모습을 보이고 문학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보여서 그들의 책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제국의 소녀들' 책은 식민지 조선시절 경성제일공립여학교 동창생 22명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식민지를 어떻게 체험하고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서 개개인의 인터뷰 형식으로 쓰여있다. 책은 작고 얇은데다가 쉽게 쓰여져 있어 가볍게 읽어볼 수 있다.
이 책이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는 식민지의 전후가 기록되어있어서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이 가해자였는지를 자각하는 장면들이 나오기때문이다.
그들 개인의 경험은 개인의 역사로 개별적이지만, 그 경험 하나하나가 모여 전체 역사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작가도 "개별적인 것들의 모습을 통해서 역사적 전체성을 파악한다" 고 했는데 이에 크게 동의한다.
이들의 경험을 들여다 보면서 그 당시 시대가 어떠했는지 그들의 역사와 기록된 역사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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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전기다 - 인간 몸의 생체전기에 관한 새로운 과학
샐리 에이디 지음, 고현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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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몸의 생체전기를 이해하고 연구역사와 미래에 기대하는 바까지 전부를 한눈에 들여다볼수있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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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전기다 - 인간 몸의 생체전기에 관한 새로운 과학
샐리 에이디 지음, 고현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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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대세는 누가 뭐래도 '유튜브'일 것이다.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다. 한가지 분야의 영상을 시청하고 나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내가 관심가질 만한 또 다른 영상들을 줄지어 추천해준다. 그렇게 관련 영상들 몇개만 연달아 시청해도 관련지식이 제법 쌓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원래 내 관심분야는 고양이나 철학이였는데, 역사쪽을 한번 보고 과학을 검색한 이후로 과학관련 영상들만 연달아 보고 있다.

과학관련 영상들을 보다보면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여러명이서 토론을 벌일때, 그 주제의 전문가 분이 계실때도 있고 전문가는 아니지만 잡학다식한 분이 계실때도 있다. 전문가분은 전문가답게 깊은 지식으로 우리를 깨우치며, 잡학다식한 분들은 그들의 넓은 지식과 넘쳐나는 지적 호기심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후자가 되는 잡학다식한 분들을 우리는 '과학커뮤니네이터' 혹은 '과학저널리스트'라고 부른다.

'우리 몸은 전기다' 책은 샐리 에이디라는 영국인으로 '과학 저널리스트'다. 공학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여러 과학 기사들을 접하며 성장했고, 생체전기는 한때 과학자들에게 외면받았지만 그 안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해, 전기의 신비를 파헤치는 데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책의 1부는 "몸 속 전기의 발견"으로 '갈바니와 볼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서는 '갈바니'라는 인물이 중요한데, 그는 생체전기를 처음 발견하고 연구한 학자였기 때문이다. 개구리를 가지고 생체전기를 연구했던 갈바니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흥미를 끌었는데, 이부분은 생체전기의 역사 그 자체이기도 했으며 그 시대상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과학의 큰 역사적 흐름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갈바니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점은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소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소설을 쓴 저자는 메리셸리라는 인물로 사랑의 도피시절에 갈바니와 그의 조카 알디니의 실험강연을 보고 영감을 받아 소설을 썼을거라는 설이 있다. 메리셸리는 어느날 시체를 이어붙여 새생명을 받은 괴물이 꿈에 나오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 당시는 해부학이 유행하던 시절이였고 알디니가 시체에 전기를 주입해 근육경련을 일으킴으로써 마치 죽은 시체가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실험강연을 열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1장의 생체전기 역사이야기를 지나면 그 뒤는 생체전기를 어떻게 만들어내고 어떻게 측정하는지 같은 이론적인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부분은 정말 이론 그 자체이기 때문에 생체전기 이론에 관해서 이해할 수만 있다면 다른 매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계속 잠이 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온','휴지전위','활동전위','생체전기' 같은 키워드를 검색 해보는 것만으로도 이론과 관련 실험영상들이 많이 뜬다. 유튜브에 좋은 영상들이 많아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중에 저염이나 무염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 '생체이온','전해질' 로 검색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몸에는 나트륨이온이 필수성분이다.


'생체전기' 영상을 보던중에 모든 생물체에는 다 생체전기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식물에도 생체전기가 있다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식물이 가지고 있는 모든 세포들이 생체전기를 내뿜으면서 세포들끼리 혹은 외부와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식물의 뿌리에 생체전기 측정 시스템을 달고 그 전기신호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해봤더니 화분에 놓여있는 식물은 "물좀 주세요"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인간이 화분에 물을 주자 식물은 곧 고맙다고 인사까지 한다. 그 외에 다른 영상에서도 인간의 생체전기 신호와 식물의 생체전기 신호를 서로 연결하여 인간의 움직임으로 식물의 잎이 같이 움직임을 보이는 영상은 매우 놀라웠다.이렇게 서로의 생체전기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고 서로 연결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면서 역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이 맞겠구나 싶었다. 영상의 마지막에도 현재의 지구 생명체들이 태초의 한 분자였거나 물고기에서 진화했거나 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의 생명이 한 생명에서 분화되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는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4부는 "탄생과 죽음의 비밀"인데, 제목이 자극적이여서 가장 호기심이 많이 생겼던 목차이다.
특히나 탄생부분을 집중해서 읽었는데, 이 부분에는 배란에 관한 생체전기 실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성이 배란 될때 몸안에 생체전기가 급속도로 오르는 것이 실험에서 잡힌 것이다. 생체전기는 활동할때 전압이 높아진다. 실제 육체를 움직일때도 전압은 높아지지만 움직이고 있지 않은데 전압이 높다면 몸안의 세포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배란일 수도 있고 암이 생성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생체전기가 쓰인다는 것은 에너지가 쓰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압이 높아지는 일이 일어난다는 칼로리 소모가 많이 되고 있다는 말로 배란과 생리직전의 여성이 음식이 많이 땡긴다는 것과 닮아있는듯 보였다. 또한 갑자기 살이 많이 빠지면 암을 의심해보아야 한다는 말도 암이 만들어지면서 생체전기를 많이 끌어다 쓰고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의 뒷부분은 미래의 이야기인데, 이 부분을 펴자마자 '제노봇'이 나온다. '제노봇'은 유튜브에 검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살아있는 '인공생명로봇'이라니. 개구리의 배아세포에서 세포를 긁어내서 인공생명체를 만든 다음에 프로그램을 심는다. 크기가 매우 작아서 인간의 혈액속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질병 치료나 행동 지침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고 한다. 제노봇이 상용화가 된다면 혈액속에 넣어 혈액에 낀 기름층을 청소하는 청소부로만 사용이 되도 참 좋겠다. 이외에도 연구중인 다른 실험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된다면 밝은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싶다.




'우리 몸은 전기다' 책은 과학 저널리스트의 책이다. 책은 끝페이지가 429페이지로 두꺼운 책인데, 이 두꺼운 책에 삽화 하나 없이 글씨만 빽빽하게 적혀있다.
작가인 샐리 에이디는 어려운 과학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기에 이번 책도 대중을 위한 쉬운 책일 것이라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했던 것처럼 쉬운 책은 아니었다. 쉽게 쓰려면 아무래도 어려운 단어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하는 부분들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페이지가 너무 넘쳐버리니 어떻게든 많은양의 내용을 담기위해 쉽게 써주진 않은 것 같다. 또한 그녀 자신이 연구원이 아니니 실제 연구원들에게 자문을 많이 구해야하는 상황이 왔을 것이다. 이는 감사의 글에 실려있다.

"그들은 코로나 봉쇄와 선거철 혼란 속에서 내게 몇 시간씩을 할애해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고, 논란이 되는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가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감사의 글 중에서"

많은 이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그 자문받은 내용으로 책을 썼으니 자신만의 난이도로 쓰지는 못했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읽다보면 생체전기의 과거와 미래만 적혀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구의 역사이야기가 절반이상을 차지하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작가가 실제 연구원이 아니고, 저널리스트라서 그런 것 같다.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고 연구기록을 발표해야 그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그녀가 접하고 기록한 내용들은 이미 과거의 내용들만 있을 수밖에. 미래 부분에 적힌 내용도 그런 이미지를 준다. 현재 연구중인데 이 미세하고 예민하고 복잡한 생체전기 시스템을 정교하게 다루지 못해 그저 연구상태에만 놓인 자료들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연구상태에만 놓여야 할 자료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생체전기 임플란트를 인체에 심었을때 놀라운 효과를 기대할수 있지만 그 임플란트를 인체가 거부할텐데, 거부반응이 생기지 않는 임플란트재료를 임상실험하기가 마땅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책에는 지금껏 여러곳에서 다양하게 실험되었던 생체전기실험 이야기들이 나온다. 안타까웠던 점은 연구가 진행되고 마무리될때마다 후속연구가 이어지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어떤 내용으로든지 전파되지 않았던 부분들이다. 책에서는 많은 이유중에 자금의 흐름 문제도 꼽았는데, 어쩌면 그런 이유로 이번 책을 쓰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자금흐름을 생체전기로 집중시키려면 어떻게든 생체전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키워야할 테니깐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작가를 응원하게 되었다. 생체전기가 많은 관심을 받아 연구에 참여하는 이들과 자금이 많아진다면 확실히 우리삶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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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 야만과 지상낙원이라는 편견에 갇힌 열대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 2024 세종도서
이영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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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상상속에 있던 열대의 실체를 보여준책.
여행책이라 재밌게 읽을수있고 인문학적으로 접근해서 그들의 현실까지도 잘 보여준 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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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 야만과 지상낙원이라는 편견에 갇힌 열대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 2024 세종도서
이영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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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인문'이라는 단어가 끌렸을까?
'여행'이라는 단어가 끌렸을까?
어쩌면 '열대'라는 단어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열대'라는 그 오픈되지 않은 정글의 매력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나 보다.

이 책은 표지 디자인도 세련되게 잘 뽑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책을 손으로 들었을 때의 그 느낌 또한 상당히 괜찮았다. 표지에 정글 그림 부분이 코팅되어 책 전체가 코팅되어진 듯 단단한 느낌을 주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본문이 적혀있는 속지들도 종이가 두껍고 단단했으며, 속 내용을 빠르게 훑어볼 때 삽화가 많이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언뜻 보여 글과 함께 사진을 보는 즐거움이 많을 책으로 예상되었다.


-'열대' 라는 이미지-

이 책의 시작은 "우리는 열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이지 적잖이 놀랐다. 질문을 보았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가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후원을 모금하는 광고에서 보여주는 낙후된 마을의 모습이였고 다른 하나는 모아나의 애니처럼 문명과는 거리가 멀지만 사람들은 즐겁게 살아가는 지상낙원같은 모습이였다.

열대의 이미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상반된 이미지로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문명과는 거리가 먼 낙후되고 가난한 디스토피아와 수렵 채집생활을 하며 늘 밝게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유토피아라는 이미지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니. 어떻게 그럴수 있었는지가 책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직접 실체를 보고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편집된 이미지만 접해서 오해와 편견이 생기는 아주 적절한 예 였던것 같다. 이제서야 제목밑에 소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야만과 지상낙원이라는 편견에 갇힌 열대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




표지에 이 책이 '여행 입문서'라고 적혀있길래 이 책이 남녀노소 모두 쉽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 책인 줄 알았다. 여기에서 내가 착각한 부분이 '지리학의 입문서'라고 착각한 점이다. 아니 지리적인 부분이 친절하고 상냥한 언어로 쓰여졌을 것이라 착각한 점이다. 여느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고를 당시에 중학생 아들과 함께 읽어볼 요량으로 신청했었다. 그래서 표지의 알록달록함이 마음에 들었고 삽화가 많은게 마음에 들었었던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 중학생 아들은 안 읽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선적으로 작가님이 지리학자 교수님이신 만큼 지리학의 전문지식이 넘쳐난다. 사용되는 단어들도 어렵기에 문장의 난도도 높다. 지리학의 기본지식은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어야 재미가 붙겠다 싶었다.



책에 지리적인 내용이 잘 설명되어 지식적인 면에서 유익한 내용이 많았다.

인류 역사책들을 보면 인류의 큰 실수 중 하나가 농사를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농사짓기 이전의 수렵채집 시절이 좀더 풍요롭고 영양적인 면에서도 나았을 거라고 한다. 그래서 인류가 농사를 선택하지 않아서 산지들을 전부 불태우지 않았다면 지금의 지구의 모습은 모든 곳이 정글과 같지 않았을까 상상해보곤 했다. 정글은 먹을 것이 많은 곳으로 상상되니 말이다. 이런 상상이 이번 책을 읽으면서 많은 점에서 수정되었다. 지금 지구에서 정글인 곳은 적도 부근의 열대우림인데, 이곳은 가조시간과 일조시간이 풍부하고, 지형적 고도가 낮아 기온이 높으며 강수량이 풍부하다. 또한, 큰강이 흐르고 있는게 단순 우연은 아닐것이다.하여 다양한 식생이 밀도 높게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기후조건은 적도 부근인 열대우림에만 한 한다. 열대우림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정글이 아닌 열대몬순기후와 열대 사바나 기후가 나타난다. 사바나 기후는 열대이지만 정글과는 거리가먼 소림장초인 넓고 광활한 대초원이다. 그러니 인류가 농사를 짓지 않는 환경에서 살아서 숲을 불태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구는, 특히 한반도는 정글같은 모습은 되지 않을 것같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리산 국립공원 같은데를 상상하면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다.


이전까지 정글은 수렵채집 생활이 가능한 지상낙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이것도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조금 수정되었다.
정글은 인간에게 매우 적대적이라고 한다.
'초록빛 지옥', '녹색 사막'이라 말할만큼 인간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글에 살 수 없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꺼내면서 토착 원주민도 정글에는 살지 않는다고 하니 정글이 왜 인간들에게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환상을 동시에 심어줬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지리적인 용어가 나올때 지식의 부족함으로 인터넷 검색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했다. 요새는 유튜브가 잘 되어있어서 모르는 단어하나만 검색해도 친절하게 잘 알려준다. 지리적으로도 검색을 많이 해야만 했는데, 책속에 풍경사진 삽화는 많았는데 지도가 부족했다는 점이 살짝 아쉬움으로 남았다.



3장은 "열대의 삶을 그들 입장에서 바라보다"라는 목차를 가지고 열대지역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 책에서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부분이다. 그 지역으로 여행가는 외부인의 시각말고, 그 지역에 살고있는 현지인들의 이야기가 실려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기대를 품고 3장으로 들어갔건만, 3장은 역사교과서로 시작한다. 열대지역의 초기역사와 침략당한 역사까지 그들의 역사이야기가 이어진다. 갑자기 책이 왜 역사책이 되었는지 계속 읽어보니. 지금 현재 그들의 문화,인종,종교가 뒤섞인 배경을 설명하려면 그들이 침략당한 역사부터 시작해야하기 때문이다. 그 후에 여러 인종과 여러 문화와 여러 종교가 뒤섞여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야기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해 좀더 알고싶은 마음에 인터넷에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교육과/다문화ㆍ상호문화 협동과정/아시아 여성학 협동과정 교수.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지리인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소와 사람, 그리고 문화의 관계를 밝히는 인문지리학을 연구한다. 특히 여행과 국제 이주에 초점을 맞추어 글로벌 이동성과 장소 재구성의 관계를 밝히면서 그 속에 펼쳐지는 인간의 삶과 행복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 이영민교수님 소개-

3장은 작가님 소개대로 "장소와 사람, 그리고 문화와의 관계를 밝히는 인문지리학"의 내용이다. 그 지역의 문화섞임에 대해서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서 좀 더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문화가 섞인다는 것은 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여러 인종이 섞인다는 뜻일게다. 이렇게 한 지역에 여러 사람들이 섞여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미있고 신비했다. 열대지역이라 하면 단순하게 흑인들만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러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곳이구나를 톡톡히 느낄 수가 있었다.
책에서는 종교의 섞임 현상도 자세하게 다루고 있었는데, 이 부분은 멀리 보지 않아도 현재 우리나라가 잘 나타내주고 있는 부분이라 느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인데,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는 가족과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가족끼리 결혼을 통해서 함께 묶일때가 많은 것이다.
내 이야기가 딱 그렇다. 엄마쪽은 기도교 집안이셨고 아빠쪽은 불교쪽 집안이여서 명절에 양쪽 집안을 순회하면 집안의 문화가 많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종교충돌 없이 평화롭게 잘 지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작가의 여행기 책이기도 하다.
열대우림으로 가는 방법과 실제 작가가 어떤 지역을 통해서 어떤 방법으로 여행했는지를 읽어보는재미가 쏠쏠했다. 기차를 통해 열대지역으로 들어가면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정다운 일화와 함께 여행다닌 사람들과의 이야기. 또 열대의 멋진 정경과 가이드의 역할까지 모두 적어 주셨다. 좋았던 부분과 안타까웠던 부분이 함께 적혀있어서 영행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점이 좋았던거 같다. 맹목적으로 열대는 환상적이니 당장 떠나자! 이러지 않고 여행하면서 주의하고 경계하며 최대한 피해야 할 점과 속이는 자들에게 슬쩍 속아주자는 내용까지 다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책에서는 관광객을 상대로 원주민을 연기하는 사람들에 관해 '직업이 원주민'인 사람들 이라며 안타깝게 쓰여져 있었다.

한 지역이 주목을 받으면서 여행객들이 몰리고 현지인들은 관광상품을 개발해낸다. 그 관광상품에 사람이 포함된다는 점이 조금은 이상했다.
열대에 가면 원주민을 연기하는 사람이 있고,
민속촌에 가면 조선시대를 연기하는 사람이 있고,품바축제에 가면 거지를 연기하는 사람이 있고,
수족관에 가면 인어를 연기하는 사람이 있다.
앞으로 더 뭘 연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날까?
지금은 당연한 삶이지만 미래에는 지금의 모습이 사라진다면 지금을 연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될까?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책은 열대에 관한 지식의 방대함으로 열대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실제 가보진 못하고 그저 상상속에만 존재했던 열대라는 지역을 자세하게 보여주어 열대라는 곳에 대한 호기심이 좀 더 솟아나게 되었다. 외부에서 보는 여행자들의 입장 뿐만 아니라 열대 자체가 지금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생명의 원천인 열대가 지금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를 경고성으로도 보여주고 있으며 왜 열대가 망가지면 안되는지에 관해서도 자세하게 서술해 주어 지구 공동체에 경각심도 불러다 주는 책이다.
초반에는 책이 조금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어려운거 치고는 정말 열심히 읽었고 재밌게 읽었으며 읽는 동안 책에 푹 빠져들어 열대를 간접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책읽는 시간이 무척이나 좋았다.
이번에는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이 되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열대의 실체를 직접 마주보게 되는 진짜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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