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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 - 마음과 행동을 결정하는 사회적 상황의 힘
로버트 치알디니.더글러스 켄릭.스티븐 뉴버그 지음, 김아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월
평점 :
사이버대학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하면서 들었던 수업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수업이 사회심리학 수업이었다. 사회의 현상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못했고,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과 고정관점으로 사건들을 바로보고, 판단하고 있음을 알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수업을 통해서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사회의 여러가지 상호작용들이 원치 않는 결과를 만들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했다. 인간의 본성과 사고가 얼마나 악할 수 있는지, 반면에 얼마나 선할 수 있는지를 보기도 했다. 더 깊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설득의 심리학으로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의 '사회심리학'은 827페이지의 방대한 양을 담고 있다. 참고한 논문을 실어놓은 부분만 100페이지가 넘는다. 사회심리학은 우리의 생각과 느낌,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는지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p.28) 한 장마다 사회심리학의 현상을 소개할 수 있는 사건들을 언급하며 그 사건에 대한 숙제를 먼저 던진다. 그 현상과 관여된 인간의 사고와 과정을 하나 하나 밟아가며 사건을 보는 시각과 사고의 폭을 확장시킨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저자와 함께 왜 그렇게 했는지를 다시 돌아가서 보게 되면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변화되는 것을 느낀다. 예를 들어 '4장 자신을 어떻게 내보일 것인가'에 등장하는 시대의 사기꾼으로 불리는 데마라를 접하면서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4장을 모두 읽을 때쯤은 그럴수 있겠다싶었다. 우리도 데마라처럼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크게 신경 쓴다. 좋은 평판을 얻기를 원해서 나의 진실된 모습이 아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되었던 시기에 다른 사람의 삶으로 살아가면서 인정받기를 원했던 데마라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개인의 동기, 감정, 생각이 일어나는 과정에서부터 이 과정들이 사람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말하고,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사회적 인지와 자신을 타인들에게 어떻게 제시하는지를 보는 자기 제시들을 설명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설득하는지, 타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고 우정을 쌓아가는지, 우정을 넘어 사랑과 낭만의 관계에 대해서 심도있게 관찰하며, 개인의 만족이 타인의 행동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 인간이 사회에서 생활할 때 나타나는 공격성, 고정관념, 편견, 차별에 대해서 서술하고, 집단을 살펴보는 과정으로 개인,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으로 범위를 넓혀가며 사회심리학을 설명하고 정의한다. 사회심리학이 필요한 이유는 그 현상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함을 넘어서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목적과 예방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개인의 결정들이 상호작용하여 집단 차원에서 복잡하고 예상치 못한 현상을 일을킬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가족, 친척, 친구, 연인, 동료, 심지어 길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의 행동에서도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사회심리학의 기초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에게 이토록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새로운 렌즈를 통해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로버트 치알디니는 단순히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라 최고 수준의 연구자일 뿐 아니라 여러 이론들이 현실에서 발현되는 과정을 몸소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확인하는 행동가였다. 심리학의 수많은 연구 분야와 사회심리학 간 연결 고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집필되었기에 사회심리학이라는 분야에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틀을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에게사회를 읽는 안목을 선사하고있다. 사회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언급하면서 현상들을 이해하는 기준이 동일할 수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 사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일련의 믿음과 관습, 습관, 언어로 정의 할 수 있는 문화는 모든 환경을 아우르며, 주관적 측면과 객관적 측면이 포함되기 때문에 사회적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를 알았다가 아니라 사회에 속한 사람으로 어려울 때 서로 지켜줄 수 있고, 힘들 때 기댈 어깨가 되어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심리학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서더 행복해질지, 영웅적 행동, 친절, 사랑의 출현을 촉진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건네기 시작했다. 사회심리학은 조금씩 이론이 정립되어 가고 있고, 수많은 다른 학문들과 연결점이 확인되고 있다. 그만큰 개인과 사회, 개인과 사회가 상호작용하는 연결점들이 복잡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현상을 하나의 이론으로 단정하여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다각적인 방법으로 더 넓게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 현상이 나타나는 사회적 동기를 촉발하는 사람과 상황 요소의 상호작용을 분석함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학문이기에 어떤 학문보다 메타분석이 필요한 분야인 것 같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집단이나 사회에 소속될 때 작은 행동 하나가 그 집단의 성격을 정할 수 있고, 쳬계를 만드는 걸음이 될 수 있음을 알고 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