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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식품은행입니다! ㅣ 아주 좋은 날 책 한 권 2
최진우 지음, 김태란 그림 / 아주좋은날 / 2020년 3월
평점 :
방학이 길어지면서 세 아이의 하루 세끼와 간식을 준비하는게 만만치 않다. 매 끼마다 새로운 메뉴를 준비하는 것, 식재료들을 사러 가는 것, 음식 솜씨가 없어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힘들게 준비했는데 좋아하지 않는다며 좋아하는 반찬 한, 두가지로 밥을 먹는 막내에게 골고루 먹어야 키가 큰다, 먹을 음식이 없어서 다른 곳에서 굶주리는 아이들도 있다고 이야기해도 별 효과가 없다.
'딩동! 식품은행 입니다!'는 한 곳에서는 음식이 넘쳐나서 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고, 다른 곳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그랬다가 아니라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버려진 음식물로 인해 환경이 오염되기도 하고, 동물들이 잘못 먹어서 질병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버려진 음식물을 처리하기 위한 에너지도 많이 소비되고 있는 모습도 언급하며 단지 남은 음식물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대식이네 학교에서도 급식 이후 잔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려진 음식물이 점심 한끼에만 몇통씩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지만 아이들의 행동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잔반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강제로 먹게 하는 방법대신 자율 배식을 통해서 자신이 먹을 만큼만 가져갈 수 있도록 해서 잔반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자신의 양을 가늠하지 못해서 잔반이 발행하기도 했지만 점차 정착되어 가는 모습을 본다.
계획성없이 마트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고 냉장실과 냉동실에 가득 가득 채워두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버려지는 음식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대식이네 가족을 보면서 저려면 안되지라는 비판이 아니라 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 나의 모습도 별로 다르지 않음에 부끄러웠다. 마트에 갈때 충동구매를 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목록을 적어서 가지만 할인을 많이 하는 것을 보면 사게 된다. 음식의 양을 조절하지 못해서 먹고 남은 잔반들이 많을 때도 있다. 당장 먹지 않는 것들은 냉동실에 넣지만 결국에는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주변에는 식품은행있다. 먹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유통기한이 임박한데 판매가 잘 되지 않았다거나 많은 양의 음식이 있을때, 순수하게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음식들을 나누어 주는 곳이다. 이 두가지 모습을 비교하면서 아이와 함께 우리의 모습들을 반성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몇가지 다짐했다.
1. 냉동실과 냉장실에 무엇이 있는지 적어서 문에 붙여 놓고 있는 것을 먼저 사용하기
2. 마트나 시장에 갈때 필요한 물품들만 구입하기
3. 장바구니 이용하기
4. 먹을 만큼만 준비하기
5. 유통기한 확인 잘해서 버리는 일이 없게 하기
아이들에게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목록을 적어서 붙여놓고 실천해가고 있다. 막내도 좋아하지 않는 반찬도 골고루 먹겠다고 약속했다. 음식에 대한 귀중함과 주변의 어려우신 분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