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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밴 어린시절
W. 휴 미실다인 지음, 이석규 외 옮김 / 일므디 / 2020년 6월
평점 :
몸은 어른이지만 행동이나 생각은 아이와 같은 사람들을 종종 만날 때가 있다. 어떤 경우는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워서 당황할 때도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가 어린 아이의 시기를 지났다.
W. 휴 마실다인의 "몸에 밴 어린 시절"은 우리가 한때 어린아이였다는 사실은 현재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전제로 시작된다. 우리는 언제나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면서 어린 시절을 무시하고 생략해 버리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잘못은 많은 어른에게 고민과 불행을 가져다주는 근본적인 요인이 되고 우리가 자신을 잘못 대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일면이기도 하다.
'문제 유발성 태도'란 부모와 같은 소중한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태도와 지나친 요구에 부응하는 어린이 나름의 방식이다. 이와 같은 어린 시절의 반응이 어른이 되어서 외로움, 성적 장애, 우울증, 불안, 부부간의 불화, 성공을 향한 충동적인 집착 등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저자는 알아냈다.
이 책에서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당면하는 문제들의 원인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깨달을때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들을 내재과거아를 통해서 다룬다. 내재과거아는 어른으로서 얻는 만족을 방해하거나 무산시킬 수도 있고, 우리를 난처하게 만들거나 괴롭힐 수도 있고, 병들게 할 수도 있으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정서적 장애를 실질적으로 규명하고 이에 대처하는방법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제시하려는 노력을 담은 책이다.
어린 시절의 감정들이 모여서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우리를 이룬다. 어린 시절에 느꼈던 감정은 부모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한 태도가 결정적이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런은 내재과거아가 지속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잘못된 부모의 태도로 인해 잘못된 내재과거아로 힘든 삶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내재과거아를 찾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작업은 부모님이 매일 보여 준 태도와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부모님의 태도로 인해 우리가 느꼈던 기분과 감정, 가치를 떠올려봐야한다. 부모님의 특정한 태도는 처음에는 어린이에게, 나중에는 어른에게 정서적인 장애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완벽주의, 강압, 유약, 방임, 건강 염려증, 응징, 방치, 거부, 성적 자극으로 구분하여 부모님의 태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 중에 어떤 태도가 우리의 내재과거아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신속하게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해준다. 하지만 그 방법이 만만치가 않다. 수많은 시간을 필요하고, 그 과정 또한 힘들고 고난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이겨내야 한다. 이들을 위해서 저자는 지난날의 태도가 더는 자신의 생활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데 그 단계는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에 대해 파악하고 그 감정이 어린 시절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는 일이다.
둘째, 어린 시절이 우리에게서 떼어 낼 수 없는 부분이듯이 이런 감정 또한 우리 자신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일이다.
셋째, 어린 시절의 감정이 자신의 행동과 능력 발휘를 제어하거나 지배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가하는 일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은 인내가 필요하고 무수히 반복해야 한다. 내재과거아에게서 오롯이 나 자신을 지켜내고, 부모님의 영향이 아닌 자아의 힘으로 홀로서기를 위한 꼭 필요한 과정이다. 아쉬운 점은 부모님의 태도에 대해서 내재과거아를 다루는 방법이 조금 더 풍성하고, 극복된 예들의 지면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지만 나의 내재과거아와 나, 남편의 내재과거아와 남편이 만나서 가정을 이루게 되면 처음에 삶의 방식과 생각이 다름으로 인해 갈등이 야기된다. 그럴때 지금의 상황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내재과거아가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지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서로의 상처로 남아 있을수 있고, 감추고 싶은 부분으로 남겨져 있을 수도 있다. 비난하거나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말고, 서로의 내재과거아를 배려하고, 안아줌으로써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모르는 모습이 불쑥 불쑥 나와서 당혹스러운 분들, 자녀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