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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 제철 채소 제철 과일처럼 제철 마음을 먹을 것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2년 4월
평점 :
일기를 쓰는 일이 생각보다 싶지 않더라고요.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를 읽으면서 한 편의 에세이들이
참 다정하고 단순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와서 좋았어요.
나의 기록들도 이렇게 남겨두면, 차곡차곡 모이면
이런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 생각을 하게 해줄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1월부터 12월까지 섬진강을 따라 집필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에게도 작업실이 , 집필실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일년치의 일기가 가득 모아져 있기에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사계절을 모두 느낄 수가 있고 길지 않은 일기이고
작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그런지 저에게는 너무나 재미있는
감동의 에세이였어요.저는 저만의 공간을 따로 마련해두지 않았지만, 저의 작업실은
책생과 컴퓨터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김탁환 작가님의 집필실이 문득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층이면 좋겠고 책으로 둘러쌓이고 바깥을 볼 수 있는 창문이 있고,
30분 정도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주변이 있으면 한다는 것에서
아, 자신만의 집필실은 이런 로망이 담겨있구나 싶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만의 집필실이 생긴다면 , 햇살이 좋고 산과 나무가 가까이 있고
조용한 곳이고 환하고 편한 소파가 있다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에세이,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를 읽으면서 글과 농사를 함께 하는 일도
참으로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시골도 서울의 빡빡함을 벗어나 한가롭게
자연속에서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김탁환 작가의 농사이야기를 읽으면서 직접 초보농사꾼이 된다면,
잘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체력이 약한 저는 아마도 그게 쉽지는 않을 텐데요.
하지만 아빠의 텃밭을 보면서도 많은 힐리이 되는 것은 보면
직접 농사를 짓는 일은 힘들지만 멋진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마도 제가 좀 더 체력이 된다면, 그리고 작은 텃밭은 꼭 가꾸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속에서 나는 채소와 열매는 저에게 땀과 바꾼 맛있는
자연이 주는 먹거리가 아닐까 싶어요.오전에는 글밭에서 오후에는 텃밭에서 초록빛 문장을 심다는 그 표현이 너무 좋더라고요.
느리지만 성실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하루하루가 무척이나 알차고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저도 아이가 나뭇가지를 가지고 놀고, 흙덩이 하나에도 오래오래 노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에서 아이는 상상력이 자라고 무한의 놀이감이 되어주는 구나 싶더라고요.
아직은 아이에게 자연이라는 선물을 한가득 주고 싶지만,
곧 가을에는 이사를 갈 것 같아요. 그동안이라도 아이가 자연과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이 에세이처럼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