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클리벤의 금화 1
신서로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어클리벤의 금화 1

#황금가지 출판

#신서로 장편소설

#정통 판타지 문학

#브릿G 종합 베스트셀러 1위

 

피어클리벤의 금화 1권을 손에 들고 주말 내내 혼자 광분해서 연신 감탄을 해댔더니

식구들이 한마디씩 해댑니다.

“뭐야? 잭팟 터졌어?”

“응, 응, 완전!! 왜 몰랐지? 판타지. 진작에 연재하던 건데,,,,아…무조건이야.”

“뭔데? 빨리 읽어보고 말해 줘~”

“응, 응. 그런데……인터넷에 찾아보니까 8권짜리야. 권당 500쪽 약간 넘는 것 같아.

1권보니까~.”

“허걱……8권? 그런데 지금부터 호들갑이야?”

“응, 응. 너무 좋아.”

내가 알던 판타지 장르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 정도……

모두 영화화 되어서 책과 미디어 양쪽을 입맛에 맞게 오가며 오랜 시간 동안 재탕, 삼탕.

그렇게 즐겼던 것 같아요. 특히 외국 판타지 소설들을 번역물로만 보던 나의 한계는 그 이상의 상상을 즐기기보다 그대로의 읽음에 만족하며 딱 거기까지인 장르물로 취급했던 것이죠.

 

 

그러나,

피어클리벤의 금화는 한국 판타지 소설의 월등한 필력을 자랑합니다.

정통 판타지 장르를 강력한 한국어의 무게로 꾹꾹 눌러주니 장소가 북유럽 어디쯤이 되었던,

시대가 서양의 중세 어디쯤으로 올라가던 읽는 내내 던져 주는 떡밥들을 연신 주워갑니다.

새로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낯선 이름일지언정 자꾸 소리 내어 불러보면 척척 감기고,

탄탄하고 촘촘한 문장배치라 그런지 특별한 지도나 인물도 하나 없이 긴 서장부터 시작해도 시종일관 판타지 안에서 장대한 서막을 그려내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린트부름의 올바른 적생자’ 용, 지고의 존재 빌러디저드님과 울리케 피어클리벤의 담판

“너를 먹겠다.”

지상의 그 어떤 생물이 자신의 ‘한 끼 식사’를 향해 이러한 선언을 할 기회나, 필요가 있을까? 그것이 가능하려면 허기진 자와 ‘한 끼 식사’ 모두 지성과 언어를 같은 수준으로 공유해야 할 것이다.

 

장엄한 중세시대의 영지소설, 험난한 8권의 대서사를 향한 첫 문장입니다. 단순한 판타지 소설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흡입력을 지닌 도입부는 내가 무엇을 무기로 이 책을 읽어내려 가야 하는가, 야심을 갖게 만든 시작이었어요. 울리케는 가난한 피어클리벤 영주의 여덟째 딸입니다.

빌러디저드의 서리를 납치라 단언한 울리케는 먹고 먹히는 순간에 실수하지 않도록 치밀한 전략을 세워 대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세련되고 품격있는 어휘를 구사할 줄 아는 지성과 지식을 겸한 울리케의 응대는 단연 빌러디저드의 호감을 살만했어요.

"제게 양해를 구하시는 것입니까?"

“저는 제가 식용에 적합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견해를 말할 권리 역시 생산자나 도축자, 혹은 유통자 그리고 그 전반을 관리 감독할 책임을 가진 누군가일 것이다. ‘음식’이 아니라.”

 

울리케는 정신을 가다듬고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적절한 수사와 태도로 일관하며 빌러디저드님과의 소통과 공감, 지성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서 부각될 수 있도록 긴장을 놓지 않습니다.

울리케의 대범하면서도 고도의 협상가 기질을 최대로 발휘하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한 장면 더 소개할까 합니다.

‘린트부름의 올바른 적생자’ 용, 지고의 존재 빌러디저드님이 묻습니다.

“왜 너희는 가난한 것이냐?”

왜 우리는 가난한가?.....

가난한 피어클리벤 영주의 딸, 17세 소녀 울리케가 답변합니다.

“어디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희 영지는 가용 농지면적이 적고, 특산물이라고는 말린 대구가 사실상 유일합니다만 그마저도 그리 대규모로 하고 있지 못합니다. 지난 세대, 중부의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청년들의 수도 부족합니다. 아이들은 많으니까 십여 년쯤 후에는 노동력이 늘겠지만 비축된 자산이랄 만한 것도 없어서 인구 부양력 자체가 높지도 않지요. 급격한 발전을 이룰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요소들이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까요.”

 

빌러디저드님과 울리케의 대화는 부의 가치와 정체, 경제, 국가의 동력, 권력, 세력간의 교섭, 정치적 지배에 이르는 묵직한 화두를 던져 줍니다. 이것은 단연 피어클리벤의 금화의 핵심 가치이며, 처음부터 판타지의 소재를 단순 먹이사슬 관계의 전쟁부류에서 벗어나 유토피아적인 세계관 요소로까지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린트부름의 올바른 적생자’ 용, 지고의 존재 빌러디저드님이 말합니다.

“나도 다른 형제들처럼 부에 관심이 있다. 다만 내가 형제들과 다른 점은 부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허영과 진정한 부를 탐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더구나 그것이 스스로 벌어들인 부인가 아닌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 몸을 전부 덮을 만큼의 황금을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일시에 그것을 세상에 내보내면 금의 가치는 급격하게 추락한다. 또한 금을 갖고 있다 해도 그것을 다른 자산으로 전환할 수 없다면 단지 반짝이고 무거운 쇠에 불과하다. …(중략)…대답해보라, 울리케 피어클리벤. 만일 내가 너를 비롯한 인간을 먹기로 작정한다면, 내가 어떻게 이 땅에서 부를 도모하겠는가? 내가 단지 더 강하기 때문에 너희의 생명을 거두는 데 허락이 필요치 않다면, 너희의 재산을 강탈하는데도 허락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쌓은 부는 거래 상대를 잃을 것이며, 내 황금의 빛은 바랠 것이다.”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랄까요. 경제 소설에서도 명료하게 찾을 수 없는 부의 가치와 정체에 대해 지고의 존재 빌리저드님이 명료하게 답변해 주는 장면은 아예 외워두려고 합니다.

 

중반부로 뛰어넘어 가볼까요?

집으로 귀향하던 울리케가 고블린족에 다시 볼모가 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 와중에 다시 빠져나갈 궁리 끝에 번뜩이는 묘수로 협상을 진행하던 울리케가 고블린 오십장, 아우케트 칸 아디우크를 이끌고 자신의 피어클리벤 영주 땅으로 돌아와 나누는 대화가 있습니다.

“나는 확실히 나의 형제들보다 ‘대화’를 중시한다. 하지만 그 대화를 폭력으로 강요한다면, 과연 내가 대화를 중시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가 생각하는 이득과 합리를 위해 타인에게 불합리를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 아닌가? 그것이 결과적으로 아무리 모두에게 이롭다고 해도 말이다.”

울리케는 마음속으로 입을 벌렸다. 미처 그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과 논리였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은연중 자신이 범하고 있던 오류를 생각했다. 자신의 앞에서 무심히 육포를 뜯고 있는 이 고블린이 그것을 지적해낸 것이다.

 

이 소설에는 트롤, 마법사, 고블린, 기사, 영주, 목동, 등등 다양한 인간군상과 마수들이 등장합니다. 이제 1권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할지 가늠이 쉽지 않지만, 서사구조에 따라 투명하게 드러나는 신서로 작가님의 단단한 가치관과 치밀하게 엮어내는 그만의 세계관에 주목해 봅니다.

사랑스러운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도 개성이 넘칠뿐더러 여성캐릭터들의

다양한 활동영역도 즐거운 감상 중 하나이며 인간과 마수들 종족간에

일어나는 이익 갈등과 분쟁, 권력싸움,

전쟁에도 대등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탁월하게 돋보이는 매력적 구성이지요.

트롤과 고블린의 세계를 존중하며 인간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관계로

끌어갈 수 있다는 울리케의 확신과 신념을 확인해 나가면서 성장하는

협상 능력이 피어클리벤 영지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관철되고 수용되는지 그 긴긴 서사가 기대됩니다.

캐릭터들의 재치있고 대등한 말사위,

긴박한 전투씬,

빠르게 요동치는 종족간의 대화,

작가의 정교한 스토리구성…

무엇 하나 흠 잡을데 없는

피어클리벤의 금화 1권 단숨에 읽기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년만에 우리의 곁으로 다시 와 준 시간을 파는 상점2. 너를 위한 시간

표제목을 보니 너무 기대되는 신작이었다.

오래 전 김선영 작가님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고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함께 학교를 배경으로 갈등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진한 여운을 담아 책을 곱씹어 보았던 경험이 있다.

이번 <너를 위한 시간>은 가제본으로 만나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전작을 능가하는 이야기에 푹 빠져 가을을 맞이했다.

 

목차

내가 주동자다

Time seller

숲속의 비단

질투의 늪

살아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

비가 쏟아지는 숲속의 비단

시간 상장, 시간 거래소

물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고 파도가 되고

우리가 부르는 노래

새벽저수지

작가의 말

 

『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은 전편에서 백온조가 1대 운영자로 활약하였다면 이번에는 개성넘치는 친구들 정이현, 홍난주, 오혜지 친구 셋이 운영에 합류한다. 2대 운영자 정이현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시스템 정비를 구축해 나가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시간을 어떻게 사고 팔아야 할까?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주축으로 비영리적으로 모두의 관심과 연대를 끌어들이며 지속적으로......

요즘 청년들이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대들의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하여 활동하는 모습들이 작가의 깊은 통찰력과 진중한 청소년 문화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부합해 진중한 무게의 작푸을 완성시킨 것 같다.

학교 생활, 대인관계, 성적 관리, 진로 고민, 자아성찰....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려 애쓰는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며 어떤 성찰을 해 나가야 하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너를 위한 시간>은 학교에서 보이지 않게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는 보안관 아저씨의 부당해고를 알리고 시민사회의식 위로 공론화 하여 복직을 위해 애쓰는 활동으로 도입부를 시작한다.

-해고 철회 복직 촉구-

아이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자의 일을 처리하면서도 학교의 부당한 제도를 개선하기 원하고 각자 어떤 역할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고민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졸업한 선배들도 합세하여 뜻을 모아준다. 위태로우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이 애를 태운다. 불의와 부당함을 알지만 선뜻 나설 용기가 서지 않는 모두는, 두렵고 무서운 마음을 품고도 주동자라고 나서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얻고 양지에서, 음지에서 우리라는 힘의 진가를 보여준다.

시간을 사고 파는 "시간공유제도"

- 서로가 서로의 시간을 유용하게 쓰고 도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도록 내놓는 거.

모든 것이 시간 선상에 있으며 시간의 축적으로 추상적인 것이 재화가 되고 물질이 되는 원리가 분명하다면 진짜 시간을 사고팔 수 있는 것.

경첨의 축적으로 대가를 준다는 말도 가능하며 경험의 축적이란 시간의 축적을 말하게 되는 것.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결과는 개인이 보상 받는다.

가위손 아저씨의 시건 해결에 집중하면서 한편으로는 "숲속의 비단" 의뢰인의 부탁을 이현이가 승낙하며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게 된다. 몸이 굳어가는 의로인의 아버지를 만나 책을 읽어주러 가야 하는 것이다. 죽음에 이르는 길을 알고 가는 사람을 어린 이현이가 만나 상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현이만의 고민과 성장으로 일을 해결해 나간다.

"살아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

이 책의 전체를 아우르는 화두다.

"숲속의 비단" 의뢰인의 미션을 완성해 나가면서 온조 어머니의 두꺼비 서식지 보호를 위한 시위에 힘을 모으면서, 개인을 뛰어넘어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경고도 서슴치 않는다. 야생 동물을 보호하는 일이 곧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고, 그들의 시간에 우리가 개입되고 나의 시간이 너를 위해 흘러가고, 우리 모두의 시간으로 우주를 통하는 정신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 수 + 연산 세트 - 전2권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김리나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수+연산 세트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수 자연수에서 허수까지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연산 덧셈에서 로그까지

수학은 학창시절 내내 나의 발목을 잡던 과목이었어요.

수학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아 수능이 끝나면 밤새 베개를 부여잡고

코가 찡찡해지도록 울곤 했었는데 정말 지옥 같았던 수학….

지금은 우리 아이들도 수학학원을 다니는데 수학공부를 하는 방법은

부모세대나 어린 세대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학교의 교육 시스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답답할 때가 있지요.

그런데 부모인 입장에서 수학과 친해지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 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려요.

시중 서점에 나가서 수학 관련 개념서나 문제집,

혹은 자습서 공략은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지

좋아서 하는 경우는 정말 없다는 것이 무거운 마음을 갖게 합니다.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시리즈를 창비에서 출간 중인 김리나님의 책을 접해보고는 수학에 대해서라면 아주 초보개념뿐인 나에게도 너무 잘 읽히는 신기한 책이었어요.

우선 주제별로 내용을 정리해서 그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초등, 중등, 고등 수학으로 단계별로 나누어서 12년 동안 공부하지만 한번도 어떤 단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수학적 차원에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볼 경험이 없었어요. 스스로 개념을 정리해볼 자극을 받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개념서는 교과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12년의 늘어진 개념을 한 권 안에서 연결해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수학 개론서처럼 읽히는 게 좋았어요.

어휘도 적절한 난이도에 설명도 쉽고, 삽화도 간결하고 기억하기 쉽게 그려져 있어 머릿속에 이미지로 그려 넣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책의 크기도 소책자처럼 작은 판형이어서 휴대하기도 편해요.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개념들을 잘 정리하고 중학 수학을 공부하는 단계라면 지침서로 소장해 두길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책은 문제풀이는 없고 개념만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거라서 차분히 정독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 편은 초..고에서 배우는 모든 수의 개념을 담고 있다. 고대로부터 시작해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수의 역사 발전과 개념 원리 활용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친절하게 알려주며 또 그림설명과 함께 자세히 나와 있어요.

전체적으로 정독하고 나면 수의 확장 개념이 자연스럽게 익혀질 거예요. 그래서 잘 모르고 지나갔거나 알아도 그때뿐이었다면 어떤 개념이 부족했던 것인지 셀프진단도 가능할 거예요. 저처럼 수학을 잘 모르는 기초수학 단계자들도 상위 개념까지 섭렵하며 이야기처럼 읽어나갈 수 있어서 흥미를 유발시키고 자신감을 갖게 하기에 접근해도 좋습니다.

 

 

연산편은 반드시 보도록 추천해요. 교과서에서 배우는 모든 연산을 담고 있어요.

먼저 모든 연산의 기본이 되는 덧셈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연산은 약속에 따라 수를 계산하여 새로운 수를 얻는 과정임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의 연산 기호 체계 이해를 시작으로 곱셈과 지수, 로그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념을 확장시켜 알아봅니다. 중간중간 수학사적 배경지식도 쉬어가기 코너에 나와 있어서 흥미로워요.

1부 정수, 기본이 되는 수
1.
양의 정수(자연수
)
2. 0
3.
음의 정수

4.
정수의 크기 비교

쉬어가기 | 고대 사람들이 숫자 세는 법


2
부 유리수, 논리적인 수

1.
분수

2.
소수

쉬어 가기 | 소수점은 대단한 발명


3
부 실수, 수직선 위의 수

1.
무리수

2.
실수

3.
절댓값

쉬어 가기 | 무리수가 있다는 건 비밀이야


4
부 복소수, 세상의 모든 수

1.
허수

2.
복소수

쉬어 가기 | 허수와 우주의 시작



연산 덧셈에서 로그까지


프롤로그 | 수학이 말하는 법


1
부 덧셈, 모든 연산의 기본

1.
덧셈

2.
시그마, 덧셈을 간단하게

3.
뺄셈, 덧셈을 거꾸로

쉬어 가기 | 이집트의 덧셈은 복잡해


2
부 곱셈, 다양하게 활용되는 연산

1.
곱셈

2.
경우의 수

3.
팩토리얼, 곱셈을 간단하게

4.
나눗셈, 곱셈을 거꾸로

쉬어 가기 | 고대 이집트의 나눗셈


3
부 지수, 간단하게 나타내는 연산

1.
지수

2.
제곱근, 지수를 거꾸로

쉬어 가기 | 64개의 원반을 옮겨라
!

4
부 로그, 천문학적 숫자를 다루는 연산

1.
로그

2.
로그의 법칙

쉬어 가기 | 로그 덕을 톡톡히 본 천문학자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나기 놀이터
박성우 지음, 황로우 그림 / 창비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나기 놀이터

 

 

먹구름이 몰려와 고요해진 놀이터에 후드득,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해요.

소나기 빗방울들은 그네를 흔들흔들, 미끄럼틀에서 쭈욱, 철봉에 대롱대롱

 

 

빗방울들과 함께 놀아요, 소나기 놀이터에서!

 

 

<아홉살 느낌 사전>, <아홉살 내 사전>으로 친숙한 시인 박성우님의 그림책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 글마다 리듬과 운율이 느껴지고 흉내내는 말들이

풍성한 여름 빙수 세상 같은 느낌이었어요.

황로우님의 일러스트는 동글동글 웃음짓게 하네요.

너무 예쁜 빗방울들이 세상을 적시고 물들이고 먹구름이 몰려와 어둑해진

놀이터의 우울한 색깔들마저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온기가 사라진 놀이터라도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어요.

놀이터에 놀라온 소나기 빗방울들을 만납니다.

 

후드득후드득

여름 소나기가

놀이터 모래밭으로 뛰어내려.

우아, 우리 놀이터다!”

소나기는 모래알로 공기놀이를 해.

이번엔 나 할 차례다!”

모래알 세 개를 툭 던졌다 받고

모래알 서른 개를 투둑 던졌다 받고

모래알 삼백 개를 투두둑 던졌다 받아.

-빗방울들이 놀이터 바닥에 내려앉아

모래알로 신나게 노는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빗방울들의 표정이 어찌나 익살스럽고 귀여운지

보는 내내 행복한 빗소리가 나의 맘 속으로도

 

공깃돌을 툭툭 던져주네요^^

 

잠자던 풀씨를 흔들어 깨우고

나팔꽃 줄기 어깨를 펴 주고

참나리 겨드랑이를 간질여 꽃을 피워!

 

 

쥐똥나무 이파리에 앉은 먼지를 씽씽 닦아 내고

열매들을 똥글똥글 말똥말똥 파랗게 해.

-풍성한 소리들이 들리나요?

빗방울들이 잠깐 쏟아낼 소나기 동안에

한창 바쁘기만 합니다.

요기조기 간섭하며 열일 다하는 빗방울들의 모습이

활기찬 놀이터랍니다.

개미야, 집에 가지 말고 우리 같이 놀자.”

안돼. 우리는 물놀이 안 좋아해.”

여름 소나기는 놀이터 귀퉁이 거미줄을

출렁출렁 흔들면서 뛰어내려.

거미줄로 뭐 하고 놀지?

소나기는 거미줄로 둥당둥당 기타를 쳐.

소나기는 거미줄로 디리리링 하프를 켜.

소나기는 거미줄로 찌잉찌잉 바이올린을 켜.

소나기는 거미줄로 두둥둥 둥둥 드럼을 쳐.

-거미줄에 송글송글 맺힌 빗방울들이 거미들과

즐겁게 어울려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

소나기가 더 세차게 놀이터 곳곳을 흔드는 중인가 봅니다.

얘들아, 꽉 잡아. 이제 간다!”

 엄마가 안 밀어 줘도 그네를 타.

슬쩍슬쩍 흔들흔들 출렁출렁.

줄을 꽉 잡지 않으면 꽈당 떨어져!

소나기는 미끄럼틀을 타고

쭈욱 쭉 미끄러져 내려와.

엉덩이를 대고 앉아 쭈욱

팔을 펴고 엎드려서 쭈욱

발을 뻗고 누워서 쭈욱

쭈욱 쭉 미끄럼을 타.

 우리 같이 놀자.

소나기 놀이터에서.

-여름 더위를 식혀줄 소나기 한바탕

기다려지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비 오는 동안 놀이터를 빗방울들에게 양보하고

우리는 가만가만히 소나기 놀이터의 생기발랄한

음악을 들어볼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맨해튼 비치
제니퍼 이건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맨해튼 비치아빠도 그랬던 거였어.

#제니퍼이건의 작품 #깡패단의방문 이후 #맨해튼비치를 만났다.

무려 648쪽에 달하는 긴 장편이면서 1934년부터 45년간의 미국 역사가 배경이고, 해양소설이라는 점이 <맨해튼 비치>를 손에 집어 들기 전에 내가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였다.

제니퍼 이건의 문장 속에 빠져들기 위해선 배경지식부터 손대어야 했다.

대공황, 금주법, 갱스터, 돈세탁, 2차 세계대전 중 전시노동에 동원되었던 여성들, 일본의 진주만 공격 그리고 브루클린의 해군공창.

나의 상상력이 풍부해 지려면 나 또한 작가가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이뤄놓은 그 시대, 그 때, 그 장소로 날아갈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바다가 존재한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은 2차 세계대전 전시상황 중 미국이 어떤 선택을 통해 세계 위에 군림해 나가는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개인사를 바다에 투영하여 보여준다.

그렇다, 다들 알다시피

명상과 물은 서로 영원히 맺어진 사이다.

-허먼 멜빌, <모비 딕>

운명적인 삶의 포효, 바다에서

에디 케리건, 애너 케리건, 덱스터 스타일스 그리고 리디아.

1934년 맨해튼 비치. 에디, 애너, 덱스터의 첫 만남.

아일랜드 이민 2세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호소에서 보낸 에디. 에디는 천대받는 인종으로 이미 분류되었지만, 정직한 인품으로 그만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었고, 한때는 주식 중개인으로 낭만적이고 넉넉한 삶을 살기도 했지만 대공황으로 급격히 시국이 어려워지면서 에디 또한 한 가정의 몰락한 가장이 된다. 에디는 같은 보호소에서 자란 갱스터 더넬런의 백맨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신조에 위배되는 일을 하는 동안 내면의 갈등을 겪는 모습을 둘째 딸 리디아를 통해 드러낸다. 리디아는 선천적으로 뇌성마비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리디아는 작가 제니퍼 이건을 통해 아주 특별한 존재로 그려진다. 에디는 더넬런의 일을 봐주는 것으론 리디아의 휠체어 값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의 천성적 신념인 정직함에 위배되는 더 큰 위험을 자처하게 된다.

 

에디의 고민은 리디아를 보는 시선 곳곳에서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 리디아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의 내면에 깔려 있는 태생에 대한 업보는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며 그가 누구인가를 묻는 듯 하다. 결국 그는 자신의 신념을 리디아의 휠체어와 맞바꾸어야 할 거액의 돈 때문에 뉴욕을 장악하고 있는 갱스터 덱스터 스타일스를 찾아간다. 애디는 정직하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가 하는 일에는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는 위법적인 문제들에 대한 그의 내면의식이 갈등을 겪는 중 친구 더넬런의 죽음으로 비장한 결단을 하게 되고 가족을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홀연히 사라진다.

에디는 큰 딸 애너를 사랑하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통해 비밀을 공유하고 단단한 아이로 키워내며 의지했다. 그리고 리디아. 자신이 마음 속에서 버린 리디아.

가족으로부터 도망친 후 바다에서 죽음으로 응징을 당할 뻔한 극적인 순간, 환상을 통해 그의 태생의 상징, 리디아를 만난다.

리디아의 이름이 입안에 동전처럼 걸려서 에디는 괴로운 마음으로 쓰러져 있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경쾌한 소리가 부드럽게 퍼져나가며 귀를 채웠다. 어럼풋하게나마 기억나는 목소리였다-애너도 아니었고 갑판장은 더더욱 아니었다. 들떠서 신나게 쏟아내는가 하면 느릿느릿 더듬거리는 말. 아무 듯 없이 발랄하게 짹짹거리는 새의 노래 같았다.

에디는 뗏목에 누워 있는 몸을 빠져나와 열린 창문으로 흘러드는 음악을 들은 듯 소리의 근원을 따라갔다. 멈춰서 귀를 기울였고, 바람에 팔락거리며 반짝이는 리본을 잡으려고 두 손을 마주치듯 깔깔대고 재잘거리는 소리를 잡으려고 온 힘을 다했다. 그는 리디아를 따라갔고, 리디아는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웃었고, 말은 문장이 아니라 파도처럼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예전에는 무시했던 그 말을 마침내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빠 애너 달려 엄마 바다 봐 엄마 박수 애너 바다 봐 아빠 뽀뽀 애너 달려 바다 봐 바다 보자 바다 바다 바다바다바다바다바다바다.

그 말들은 하나의 음, 단순히 오고가는 소리, 손가락으로 퉁기는 현, 심장의 박동이 되어갔다. 그의 심장, 리디아의 심장, 하나가 된 심장. 여기 모든 것의 근원에 놓인, 바다 밑바닥에서 시작된 진동 같은 진실이 있었다.

p.600

애너 케리건은 어느 날 불현듯 사라진 아버지의 부재로 엄마와 장애아 동생인 리디아의 부양을 책임지며 강하게 살아나가야 하는 여성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지금은 전쟁 중이라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남자가 없다. 그래서 여성들의 부역이 절실했으며 활발하게 여성노동이 급물살을 탄 계기가 되었다. 애너라는 이름은 작가가 안나 카레니나의 인물에서 따왔다고 한다. 애너 케리건의 네이밍 탄생의도를 알고 부르는 그녀의 이름은 더욱 의미가 깊다. 브루클린 해군공창에서 단순노역을 하는 애너는 그녀의 삶에 만족할리가 없다. 매일 변화를 꿈꾸며 자전거를 타고 속도를 낸다. 유일하게 그녀가 자유를 느끼고, 살아있음을 포효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이버를 만나게 된다. 여기는 바다다.

남성들도 하기 힘든 다이버의 일을 동경하며 자신의 숨처럼 여기는 애너. 치욕스런 성적 차별대우와 능력을 무시당하는 모멸감, 그리고 거칠고 억센 다이버의 원초적 세계가 짓누르는 사실적 무게감. 이 모든 것을 애너는 감내하고 바다로 나간다. 이겨내고 다이버가 된다. 바다를 포용한다. 애너는 아픈 동생 리디아에게도 바다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바다를 보고 나면 리디아도 그녀처럼 새로운 환상과 꿈을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기서 애너는 덱스터와 두 번째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셋은 맨해튼 비치에서 다시 선다.

기이하고, 격렬하고, 아름다운 바다. 바로 애너가 리디아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세상 구석구석에 가닿는, 수수께끼 위에 드리워진 반짝거리는 이 커튼을. 애너는 동생에게 팔을 둘렀다. “리디.” 담요 아래 귀가 있을 법한 곳에 대고 애너가 말했다. “바다 보여? 저 소리 들려? 바로 네 앞에 펼쳐져 있잖아 너한테 주어진 기회야. 지금, 리디. 지금!”

 

바다를 봐 바다를

 

바로네아페. 리디! 리디!

또리들려?

치얼썩 치얼썩 치얼썩 바다

p.249

덱스터 스타일스는 이탈리아 이민노동자 출신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갱스터들에 대한 복종스러운 상납처사에 자신의 이름마저 미국식으로 개명하며 신분상승을 꿈꾼다. 자신의 신분이 걸림돌이던 덱스터는 갱스터의 최고 권력을 거머쥐고 있는 Q의 부하로 일을 하게 되고, 군인 귀족 은행가 아서 베링어의 딸과 결혼하여 가족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덱스터의 계획과는 어긋난 일들이 일어난다. 덱스터는 자신의 세력을 탄탄히 구축한 틈을 타 세계자본시장의 흐름이 전쟁의 이익국인 미국쪽으로 기울어 더욱 호황할 것을 예상해 정의롭고 합법적인 금융업을 도모하길 계획한다.

그렇지만 결국 갱스터 최고 권력자 Q, 그리고 장인인 아서로부터도 내침을 당하게 된다. 어느 쪽에서도 흡수되지 못하고 이민노동자로서 쓰다 버려질 운명이었던 그였다. 덱스터는 애너와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만나게 된다. 덱스터는 깊은 심해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회복하게 되고 그 끝은 죽음이라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으나 이미 물의 존재로 거듭났음을 후회하지 않는다.

과연 마술처럼 몸이 뜨기 시작했다. 희열에 찬 그 순간 덱스터는 신이 된 것 같았다. 그는 날고 있었고, 둥둥 떠오르고 있었고, 물속에서 숨쉬고 있었다 전부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인식이 주는 맹목적인 감각이 그를 덮쳤다.

그래, 그는 생각했고, 잠시 후 큰 소리로 외쳤다. “그래!”

어떤 본원적인 것, 세상 모든 것의 기저에 깔려 있는 무언가에 마침내 눈떴다. 몸에 속도가 붙으며 로프 위로 날아오르는 사이 다이빙 슈트는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부풀어올랐고, 팔을 굽힐 수 없을 만큼 팽팽해져 헬멧의 다이얼에 손을 뻗을 수도, 더는 줄을 붙잡고 있을 수도 없었다. 아무래도 좋았다. 너무 황홀했다. 당연하잖아, 그는 생각했다.

몸이 로켓처럼 빠르게 치솟는 와중에도 마침내 눈뜬 중대한 진실을 마음속에 고이 봉인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정신이 팔렸다.

p.511~512

 

리디아는 바다의 정령이다.

이 소설 <맨해튼 비치>에서 모든 등장인물을 연결짓는 물의 정령이다. 아빠 에디의 내적 갈등의 원인이었던 선천적 장애라는 태고의 문제를 안고 애너의 강한 삶에 대한 집착과 살아야 한다는 생명의 근원이 되는 연장선상에서 덱스터의 운명적 전환점을 상기시키는 리디아는 그들을 바다로 끌어들이는 정령이 된다. 리디아의 죽음은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용서와 화해로 거듭나고 애너가 덱스터의 새 생명을 품는 순간에 함께 하는 것 같다.

 

덱스터 스타일스와 밤을 보낸 후 처음 느끼는 생생한 감각 속에서 애너는 리디아에게서 풍기던 우유와 비스킷 향을, 부드러운 살과 머리카락을 떠올렸다. 뒤틀린, 미완인 채 굳어버린 동생의 몸. 집요하게 팔딱이던 동생의 심장 그리고 가냘픈 거미줄처럼 언제나 애너 곁에서 떠도는 꿈, 리디아가 정상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꿈.

그 꿈, 달리는, 아름다운 소녀. 햇빛 속에서 섬광처럼 휙휙 움직이는 양 무릎. 시야 한구석에 소녀가 휙 나타났다. 어쩌면 애너는 지금 그 소녀를 소생시키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p.581

<맨해튼 비치>이 도입부를 천천히 읽어내려 가면서 속도가 점점 붙어 올랐다. 제니퍼 이건의 문장은 어느 순간 나의 감정을 밀고 당기는 데 충분한 산소통이 되어 있었다. 덱스터와 애너의 치정이 불붙는 순간은 나도 같이 섞여 나뒹구는 기분에 한동안 휩싸여있을 정도였다. 약간의 아쉬움은 감독관 보스와의 관계인데, 점 더 비중있게 그렸으면 어떠했을까 싶은 생각이다. 나는 여전히 보스씨의 안부가 궁금하다.

<맨해튼 비치>를 통해 1930~40년대의 미국역사를 관심 있게 집중해 볼 수 있었고, 험난했던 여성들의 고된 삶, 그리고 우리의 이 모든 것들을 아빠의 존재를 통해 다시 이해하고, 바다로 다시 돌아가는 굴레를 두루두루 포용해 볼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