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도둑
해나 틴티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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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학동네 #착한도둑 #해나틴티 #리투서평단

 


착한 도둑

THE GOOD THIEF

해나 틴티 장편소설

엄일녀 옮김

 

R.E.N. 12살 소년, 고아.

뉴잉글랜드 지방의 성 안토니오 수도원에 속해 있는 보육원에 기거하는 아이.

렌은 그냥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는데 어릴적 기억이 하나도 없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형제에 대한 기억은 물론 없다. 아이를 입양하거나 값싼 노동 인력이 필요하다면 한번씩 이곳 보육원에 방문하는 낯선이들이 있다. 그런 날이면 모두가 희망을 품고 선택받길 기도한다. 렌 역시 그런 아이들 중 한 명이지만, 렌은 번번히 탈락이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줄지어 선 렌을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때마다,

다른 아이가 선택되는 것을 지켜볼 때마다,

그리고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렌의 흉터는 점점 더 근질거렸다.

30.

 

렌은 가려움을 가라앉히기 위해 물건을 훔친다. 가려움은 질투와 시기, 절망, 좌절, 포기, 운명을 쥐고 있는 모든 마음의 근원이므로 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없어져야할 생채기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럴 수 없다.

왼손 손이 잘린 뭉툭한 흉터. 렌은 그루터기 아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드디어.

렌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동생을 찾으러 왔다는 남자, 벤저민 냅은 대번에 렌이 자신이 찾고 있는 잃어버린 어린 동생이 틀림없다며 가족임을 확인시키고 보육원으로부터 렌을 구원한다.

렌은 성 안토니오의 <성자들의 삶>을 통해 확인하고 싶었던 기적같은 이야기들을 꿈꾸며 냅과 함께 모험을 시작한다. 보육원 밖에서의 새출발.

하지만, 오렌지를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꿈은 먼발치. 댓가를 치뤄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훔치는 일은 다반사고, 이젠 거짓말까지 노련하게 할 줄 안다. 동정심도 유발시키며 능청스럽게 표정을 지을 줄도 안다.

렌은 착한데 도둑이다. 기도할 줄 알고, 우정과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정의로운 도둑이다. 은혜를 잊지 않는 마음 여리고 사랑할 줄 아는 천사 도둑이다.

벤저민을 따라나섰지만, 진정한 가족을 찾기란 쉽지 않다.

벤저민은 입만 번지르르 해 보이는 허풍쟁이 사기꾼, 동업자 톰과 한팀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떠돌이 약장수,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대로 마다않는 무덤 약탈자, 급기야는 시체 도굴마저......그리고 무시무시한 쥐덫공장에서의 총성들. 복수심에 불타오른 맥긴티 외삼촌과의 만남, 그리고 잔인한 모자단.

물론 그 와중에 산송장이 될 뻔한 실인청부업자 돌리를 구해주는 기적같은 일도 벌어진다. 그 후 돌리와 렌이 보여주는 깊은 우정은 감동 그 자체다.

보육원 밖의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렌은 이 모든 일에 엮여 현실이지만 비현실적인 오렌지들을 실컷 맛보고 있다.

렌이 상상하던 달콤한 오렌지 맛일까, 그것은 과연.

외로운 미망인 샌즈부인을 만난 일은 렌에게 행복 그 자체다.

물에 빠져 죽은 아이를 기억하는 샌즈부인.

렌은 그리운 엄마와 집에 대한 기억을 샌즈부인에게 빗대어 찾아보기도 하지만,

퉁명스럽기도 하지만, 어쨌든 렌에게 마음 따뜻한 샌즈부인은 특별한 사람이다.

샌즈부인을 향한 렌의 연민이 잔잔하면서도 살랑거리는 봄바람처럼 그려지고 있어 애틋한 생각이 간절하다.

 

렌은 단 하나, 기적을 갖고 싶었는데......

벤저민 냅은 렌에게 그 기적을 약속해 줄수 있을까?

손을 놓지 않고 냅에 대한 믿음을 잃지않은 렌에게 그는 어떻게 약속을 지킬까.

깊은 물의 약속.


<착한 도둑>은 고딕 소설이다.

괴기스럽고 해괴한 공포 분위기와 인간의 내적 욕망, 기묘한 어그러짐을 흉망스럽게 상상하도록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잔인하고 매스꺼울 정도로 역한 장면일지라도 보면 볼수록 그 안에 함께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 할 수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말도 안된다며 손사례를 치거나 고개를 세차게 저어 보지만, 내 눈은 이미 공포의 근원을 따라가고 있으며 머릿속에서는 요소요소에 깔려 있는 복선과 암시를 해독하려 애쓰고 있다.

<착한 도둑> 역시 그런 반전의 반전을 통쾌하게 그려내 읽는 나로 하여금 고딕소설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고딕소설의 마니아라면 감탄을 안할 수가 없을거다.

결말이 전형적으로 권선징악 프레임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선이 선이 아니고, 악이 악이 아닐수도 있다는 줄거리 안에 나의 고정 선입견 틀을 깨주고 있다. 누가 말인가?

 

그루터기 아이, 렌......전적으로 이 모든 상상을 그 아이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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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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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Educated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먼저,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에서 #열린책들 을 통해 만들어준 서평 기회가 아니었다면 나는 오늘 <배움의 발견>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고, 위기의 코로나 시대에 진정한 가족 관계란 무엇인지, 어떤 비판 자세로 배워야 할 것인지,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 누리는 자유와 행복은 어떤 형태로 찾아오는지에 관하여 더디게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타라 웨스트오버의 젊음을 올인하고 자기 자신의 온전한 삶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은 모두에게 존중받아 마땅한 다시 쓰는 자기 역사의 기록 그 자체다.

 

미국의 아이다호를 영화에서 봤었지만, 그런 아름답고 고즈넉한 대자연을 끌어안은 벅스 피크 마을에서 이토록 폐쇄적이고 어두운 묵시록과도 같은 삶이 이어지고 있었구나 싶어 놀랍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모르몬교를 훤히 꿰뚫어 알만큼 해박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종교가 이토록 인간의 정체성을 불평등하게 가르치고 폭력을 옹호하고 오로지 심판과 종말만을 두각 시키는 폐쇄적인 교리였는가 싶어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하지만, 타라가 '저자의 말'에 언급했듯이,

 

 

나는 종교와 친밀함 사이에,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이,

어떤 인과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싶다.

    9. 저자의 말

 

 

궁극적으로는 모르몬의 이데올로기를 인류 역사 발전 과정의 한 부분으로 고찰시켜 가족, 도덕성, 사회, 과학 분야에 끼치는 영향력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타라의 아버지는 광신도자인 듯한데 모르몬 근본주의 신앙교리에 너무 심취하여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도라 믿는 사람이다. 지구 종말 최후의 날을 믿는다. 폐철 처리장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지하 벙커를 만들고 저장 통조림용 음식을 만들어 창고에 쌓아두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종말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그날이 오면 자신의 식량을 약탈하러 올 것을 예상하여 레이저 총 같은 것들도 준비해 둔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아버지의 여성관이었다.

 

타라를 포함한 7남매 그리고 엄마는 거의 대부분의 삶을 아버지를 추종하며 살게 된다.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정부를 불신한 탓에 공교육이나 공공기관의 복지 혜택도 전혀 받지 않고 자급자족의 삶을 꾸려나간다.

읽는 내내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아버지의 그림자는 타라를 비롯한 지역사회의 모든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럼에도 모든 은혜와 축복은 주님의 뜻이고 고난과 역경은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쓰임이라며 간증을 한다.

 

 

7남매의 굴곡진 사건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그 모든 것들의 발발 원인은 상상을 초월한다. 고통을 겪는 과정 또한 기가막힐 정도로 원시적이고 폐쇄적인 방법으로 극복해 나간다. 이런 이야기들을 타라는 섬세한 문장력과 오로지 자기 내면 세계의 눈으로 기록해 나간다.

 

 

내 아버지는 어떤 주제가 됐든 납득할 수 있는 두 가지 다른 의견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고 가르쳐 왔다. 모든 주제에는 진실과 거짓말이 있을 뿐이다. 나는 카펫에 무릎 꿇고 앉아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시에 이 낯선 여성을 관찰했다. 양쪽 모두에 끌렸고, 양쪽 모두에 반감을 느꼈다. 마치 중간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 두 존재가 함께 할 수 있는 미래는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 어떤 운명도 아버지와 그 여성을 함께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영원히, 항상 어린아이로 남아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를 잃게 될 것이다.

214.

 

 

타라 나이 고작 17살에 처음 학교를 가게 되었고, 그녀의 성장과 함께 크는 사고의 확장이 아버지라는 고착된 세계와 진짜 현실 사이의 괴리감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가족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불평등하게 학대받으며, 모든 질문과 의문의 결론은 항상 증오와 비판을 담은 비난으로 돌아오고, 오로지 타라는 더러운 창녀라고 낙인찍히는 상황. 타라의 존재 자체가 불순하여 정죄 받는 상황으로 모든 결과는 정해져 있다.

                                

바람은 그냥 바람일 뿐이에요.

지상에서 이 정도 바람을 맞고 쓰러지지 않는다면

공중에서도 이 정도 바람에 쓰러지지 않아요.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유일한 차이는 머릿속에 있을 뿐이지요.

371.

 

타라의 배움은 순탄하지 않다.

그 긴 여정의 마지막인 박사과정을 마치는 데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렸고,

기초학력이 전혀 없는 정글 소녀 같던 그녀에게 역동적인 역사와 서양 예술사 등을 공부하며 그녀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확립하게 된다.

 

 

누가 역사를 쓰는가?

바로 나.

492.

 

 

나는 끊임없이 배워나가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었다.

타라가 그랬던 것처럼 역사는 늘 새로 쓰이며 누구나 역사를 쓰고 있으며 새로운 삶이 끝없이 순환한다면, 나 또한 나의 배움의 발견을 통해 새로운 순환 역사와 만날 것이다. 내가 어떤 새로운 관념에 눈뜨고, 그 사회에 적응하여 제도를 받아들이고, 어떤 사람들과 융화될지 계속해서 긴장하며 다듬어 가야 할 것이다.

타라는 이 모든 과정들을 홀로 외로이 깨닫고 자신의 믿음에 오르고 행복과 자유를 찾아냈지만, 대가로는 지금도 가족과 연락을 끊고 지낸다고 한다. 이 또한 마음 한구석에 무거운 죄책감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녀가 계속해서 가족에게 신호를 보내야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될 것 같다. 그들이 왜곡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로이 발견하고 돌아올 때까지 타라는 배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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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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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장편소설

#은행나무

#만남 / #이별 / #사랑 / #이기적

#프리즘 / #사랑의색 #사랑의빛깔


 

프리즘

 

 

 

나만 빼고 다 사랑인가.

124. 호계

 

 

 

책을 덮고 나서도 호계의 목소리가 계속 나를 돌고 돈다.

사랑에 둔해질 때로 둔해진 나의 색깔은 사실 모르겠다.

프리즘이 젊은 시절들의 연애 소설이라는 말에 책 읽기가 약간 두려웠었다.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색깔이라 공감하기 쉽지 않을 거란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워낙 아몬드를 좋아하고 서른의 반격 또한 오랫동안 우리 집에서 회자되던 이야기라서 일단 시작했다, 첫 장을.

프리즘이 이야기의 시작과 마무리를 연결하면서 분명 색깔의 농도를 달라지게 만들었다. 그들이 어른의 서투른 사랑을 시작했고, 야무지게 단단한 자기애의 경계면을 아름다운 빛깔로 채워 넣기 때문일까.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가볍게 스치고 알아서 치고 빠지길 믿고 바라는 흐릿한 만남이 있다.

깊게도 말고, 방어도 순식간에, 그렇게 네 명의 엇갈리는 인연 이야기는 각자의 사랑을 아지랑이처럼 피어 올리다 계절을 따라 짙고 뜨거운 볼륨으로 숨 가쁘게 차오르고, 다시 계절을 따라 쓸쓸히 각자가 받은 상처와 서로에게 남긴 오해를 추운 입김으로 얼려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제자리. 하지만 다시 찾아온 봄은 다르다. 맑고 깨끗한 기운은 분명 이겨낸 마음이다. 다시 찾을 사랑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선으로 품에 가득 안고 싶은 빛깔일 것이다.

프리즘은 섬세하게 인물들의 내면 터치를 한다. 악인도 없고 선인도 없다. 그냥 내 이야기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간다. 초반에 두려웠던 사랑과 연애에 관한 서사였지만 나만의 편견이었을 뿐. 잔잔히 흐르는 네 명의 다른 세계와 그들의 현실에 함께 이따 보니 내 마음도 같이 성장하고 아무는 상처를 본 것 같다. 작가의 문장들은 사랑과 본능적 육감 앞에서 특히 살아 있다.

황재인, 이호계, 백도원, 전예진

나는 특히 호계에게 마음이 가는데......

 

 

스스로가 사랑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사랑이란 건 줏대도 없이 좇는 유행이라고 생각했었고 모두들 그 흔해 빠진 유행에 휩쓸려 살아간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실은 그렇게 생각해야 버틸 수 있었다. 그래야 자신이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정당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초가을_피를 위한 빠른 단조 124.

 

 

 

무채색의 그가 마음에 점을 하나 찍게 되는 예진이란 빛을 만났을 때, 사랑에 대해 변화되고 깨어나는 과정이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벌어지는 상태. 그 사랑의 여운이 나에게 길게 남는다.

 

 

나는 누구와 연결돼 있을까.

이른 봄_봄의 속성 210.

 

 

그동안 둔한 감각이었나 보다. 도원의 죽은 아내의 잔상이 사랑은 곧 죽어지지 않는 죽음과 같다고 믿어버리는 마음 앞에서 나는 도원 씨, 그렇지 않아라고 반론할 수 없었다. 재인의 어릴 적 학대받은 감정들이 대물림되지 않길 바라는 근원이 만드는 가정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 죽음을 경험한 적 없는 예진의 세상에선 모든 사랑이 쉬이 오고 가벼이 가버리는 관계. 그래서 예진은 기다리고 기대하고 고대할 수 있는 사랑에 대한 예의가 있다.

오랜만에 상큼한 파스텔 색 연애 본능을 깨워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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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 현실 편 : 역사 / 경제 / 정치 / 사회 / 윤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1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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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 현실 편 / 지대넓얕1 / 채사장 / 웨일북

- 한 권으로 현실 세계를 통달하는 지식 여행서


 

 

지적인 대화에 목말라 있거나,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이 복잡하다고 느끼거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현실적 제약으로 독서할 여유가 없거나,

......

프롤로그

 

 

세계에 이미 몸담고 있는 '나'의 존재에 대한 각성을 일깨워준 저자의 포문 때문에 열린 사고로 현실 세계 편을 탐독할 수 있었다.

지대넓얕 현실 편이란 정리하자면, 나는 누구이고, 나는 어디서 온 존재인지, 또 나는 어디를 바라보고 세계를 딛고 섰는지.... 정체성을 깊이 담고 떠나는 인문학 여행의 첫걸음이다. 나를 에워싼 세계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경제 부문은 모든 단편적 사상관의 저변에 짙게 깔려 있는 거대 흐름이었다.

나는 특히 정치 편과 윤리 편이 너무 좋았다. 왜 숱한 사람들이 고민하고 행동하고 실천하며 요동치는가에 대한 얕은 동참의 계기가 되어서 뭔가 울컥하는 마력이 움트는 것 같았다.

나 자신에게 한 번도 질문해 본 적 없던 객관적이고 편견 없는 물음.

 

 

생산수단을 소유하면 생산물을 소유하게 되고,

그 생산물을 이용해서 권력을 얻게 된다.

재미있는 일이다.

생산수단과 생산물은 단순한 물질이다.

그런데 그런 물질이 비물질적인 사회적 관계로서의

권력관계를 발생시킨 것이다.

역사 37.

 

 

생산수단과 생산물의 정의를 물질과 비물질로 대비하여 설명하니 또렷하게 알아채기가 쉬웠다. 쉽게 말해 보이지 않는 손이 결국 힘 있는 자를 쓰다듬고 은밀히 독려하는 우위독점의 관계의 발생이라니!

 

역사 편에서 말하는 계급의 발생과 종교의 관계, 계급의 점증적 발전 체계 등을 살펴보면 결국 키워드는 생산수단과 계급갈등에 있다는 것이다.

원시로부터 근대까지로, 근대로부터 현대까지로 한 가지 일관된 초점은 생산수단과 소유주에 있었고, 이 관계는 현대에 이르러 자본주의 이념 속에서 부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낼 방법에 몰두한다고 말한다.

 

역사 속에 소유주들은 왕, 영주, 부르주아 등이다. 반대로 생산물을 생산해 내는 노동 계급은 노예, 농노, 프롤레타리아 등이다. 이들의 갈등 관계가 생산수단 점유라고 하니 시민혁명과 세계대전과 같은 묵직한 주제들도 이해가 쉽게 된다.

 

 

 

당신은 어떤 사회를 선택하겠는가

경제 119.

 

 

결국 경제는 모든 것의 시작이고 흐름이고 종결이다.

경제에서 기억할 것은 두 가지다.

세금과 복지.

초기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자유를 추구하고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므로 자신들만의 리그를 구축하기 딱 좋다. 이익을 부풀리기 얼마나 좋겠는가. 원래 가진 자의 가진 자본으로 투자하고 이익을 창출하고 다시 더 가진 자가 된다.

노동으로 몸값을 챙길 뿐인 하위 계급들은 늘 통장 잔고 제로에 허덕이며 간당간당하게 살아갈 뿐이겠지.

 

여기서 나에게 질문한다.

어떤 사회를 선택하겠는가 말이다. 나의 선택은 복지인 것을 보니 역사적으로 나는 노동 계급이었고 지금은 시민으로서 부르주아는 아닌 것이다.

 

 

 

정치란 경제체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실업과 가난,

그것은 개인의 책임인가, 사회의 책임인가?

오늘 당신 삶의 구체적인 모습은

당신의 책임인가, 사회의 책임인가?

당신이 발 딛고 있는 세계는 어떤 곳인가?

정치 195. 202.

 

 

끊임없는 정치 활동은 나의 개인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에 나는 정치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별한 건 없다. 대화하고 다름을 확인하고 다시 대화하고 비슷함을 인정하고 다시 대화하고 또 시작하고......

 

여기서 나에게 질문한다.

나는 보수인가, 진보인가.

나는 진보다.

노동자이고, 서민으로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 경제에 개입하여 세금을 인상해서 사회적 재분배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 정치, 사회 전반적인 흐름을 잘 들여다보고 미디어의 영향에도 객관적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겠다.

 

 

 

개인과 사회의 이익이 충돌할 때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사회 299.

 

 

사회 편은 정말 어려웠다. 명제가 어렵다기 보다 검증을 통해 확신하는 대답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개인과 집단의 가치판단을 고민해야 할 때 더욱 그랬다. 생명에 관한 문제이기에.

 

여기서 나에게 질문한다.

나는 개인이 우선인가, 집단이 우선인가.

분명한 것은, 소수를 희생시키는 집단, 전체주의 사상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다만, 복잡하고 여러 조건이 얽혀있는 개인적 사회 문제들은 개개인의 힘이 약하므로 노동조합을 결성해 함께 대처하는 자력이 필요한데 이도 결국은 집단주의가 될 상태이므로 고민이 된다. 개인은 되고 집단은 안된다고 했는데 다시 집단을 결성한다는 것이 모순처럼 들리니 말이다. 나는 노동자로서 진보 성향인데 이 사회 편의 질문에서는 집단 주의보다는 개인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일관성을 갖기 어렵다. 아직 나는 나의 세계를 제대로 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주어진 의무를 고려할 것인가,

미래의 결과를 고려할 것인가

윤리 352.

 

윤리의식은 흥미로운 파트였다.

소크라테스의 철학 사상을 확실히 체득하게 해준 마지막 현실 세계 여행지이기도 하다.

개인의 권리와 인권을 중요시할 것인지,

다수의 행복과 쾌락을 중요시할 것인지.

여기서도 나는 고민을 안 할 수 없었다.

질문한다.

나는 공정한 경쟁과 과정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개인의 권리와 인권을 중시하는 의무론이 맞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세금과 복지 강화로 소득의 재분배를 통해 모두가 그늘지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꿈꾸는 아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목적론에도 해당한다.

 

현실에서 나는 진보와 보수의 성향을 오가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다면 관점을 달리해서 생각해 보니 이 두 가지 현실 세계에서 절충하는 사회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성향이 내 안에 있는 걸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검증해 볼 필요가 있겠지.

 

나의 세계관은 아직 불안정하고 확고하게 다져지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만큼 현실의 다섯 단계를 성큼성큼 오른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지적인 단계뿐만 아니라 언어유희적 단계도 많이 올랐다.

다음 편인 '현실 너머 세계' 역시 너무 기대된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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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미래그림책 156
다시마 세이조 지음, 황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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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황진희 옮김

 미래그림책 156

익살스런 그림이 그냥 지나가게 만들지를 않아요~

잡았다!

한 마디의 짧은 외침 속에

아이의 모험, 용기, 자신감, 떨림, 승부욕, 성취감, 승리,

성공의 기쁨과 함께 극복, 의지, 노력, 도전 이라는 단어들이

다 떠오르네요.

물고기에 손을 뻗치는 아이는 정말 신이나 보입니다.

 

강여울 웅덩이 속,

큰 물고기 한 마리..

'강여울' 이라는 말을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물고기 한 마리가 파란 물 속에서 아이를 유혹하듯

살랑살랑 떠 있어요.

아이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고기를 꼭 잡기 위해

행동을 개시합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다 그만...

미끄덩!

 

기운을 내!

아이가 불안한 마음으로 외칩니다.

'잡았다!' 우렁찬 한마디로 움켜잡은 물고기는

내 물고기가 되었지만,

물고기는 강여울을 떠난 후로 이상해 보입니다.

아이는 '기운을 내!' 한 마디 말에 모든 감정을 쏟아

넣습니다.

미안함, 사랑함, 생명, 소중함, 고향, 집, 건강, 죽음, 기운참

두려움, 상실, 후회, 회복, 눈물, 슬픔, 사라짐...

 

어!

물고기는 아이의 손에서 힘차게 솟구칩니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떠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역동적으로 팔딱팔딱~

숨을 쉬고, 기운을 냅니다.

아이의 외마디.

그 말 속에는 안도감, 다행, 희망, 살아있음, 다시,

고마움, 기쁨, 안녕...

 


'잡았다' 그림책은 글이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문장과 단어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림에 집중하면서 아이와 물고기 사이에 펼쳐지는 관계의 변화가

긴장감을 갖게합니다.

마지막 결말 부분도 아주 유쾌한 반전 결말을 보여줍니다.

엄청 큰 소리로 웃어버렸답니다.

그렇게 아이는 물고기를 기억합니다.

그렇게 물고기는 아이와 하나가 됩니다.


 

허니에듀서평이벤트에서

 미래아이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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