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고 나서도 호계의 목소리가 계속 나를 돌고 돈다.
사랑에 둔해질 때로 둔해진 나의 색깔은 사실 모르겠다.
프리즘이 젊은 시절들의 연애 소설이라는 말에 책 읽기가 약간 두려웠었다.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색깔이라 공감하기 쉽지 않을 거란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워낙 아몬드를 좋아하고 서른의 반격 또한 오랫동안 우리 집에서 회자되던 이야기라서 일단 시작했다, 첫 장을.
프리즘이 이야기의 시작과 마무리를 연결하면서 분명 색깔의 농도를 달라지게 만들었다. 그들이 어른의 서투른 사랑을 시작했고, 야무지게 단단한 자기애의 경계면을 아름다운 빛깔로 채워 넣기 때문일까.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가볍게 스치고 알아서 치고 빠지길 믿고 바라는 흐릿한 만남이 있다.
깊게도 말고, 방어도 순식간에, 그렇게 네 명의 엇갈리는 인연 이야기는 각자의 사랑을 아지랑이처럼 피어 올리다 계절을 따라 짙고 뜨거운 볼륨으로 숨 가쁘게 차오르고, 다시 계절을 따라 쓸쓸히 각자가 받은 상처와 서로에게 남긴 오해를 추운 입김으로 얼려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제자리. 하지만 다시 찾아온 봄은 다르다. 맑고 깨끗한 기운은 분명 이겨낸 마음이다. 다시 찾을 사랑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선으로 품에 가득 안고 싶은 빛깔일 것이다.
프리즘은 섬세하게 인물들의 내면 터치를 한다. 악인도 없고 선인도 없다. 그냥 내 이야기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간다. 초반에 두려웠던 사랑과 연애에 관한 서사였지만 나만의 편견이었을 뿐. 잔잔히 흐르는 네 명의 다른 세계와 그들의 현실에 함께 이따 보니 내 마음도 같이 성장하고 아무는 상처를 본 것 같다. 작가의 문장들은 사랑과 본능적 육감 앞에서 특히 살아 있다.
황재인, 이호계, 백도원, 전예진
나는 특히 호계에게 마음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