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실
고상훈 지음 / 한그루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실. 

학생이었을 때에도, 교사로서도, 긴 시간을 보내는 공간. 

매년 위치도 모양도 바뀌지만, 시간을 보내며 [우리 교실]이라는 느낌이 들고 정이 들어서 학년말이면 뭔가 아쉬운 마음으로 이사(?) 준비를 하게 되는 곳.


한동안 학교나 교육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 꽤 힘들었다. 

학교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까지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여러가지 일들이 계속되며, 내가 많이 지쳤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일들을 겪으며 가끔 병원의 도움을 받았었던 시간을 지나, 본격적으로 학교폭력 업무를 맡으며 약으로 버텨가던 시간도 힘겹게 넘어, 드디어 약을 끊고 생활했던 몇 개월. 그 때 전국의 많은 교사들의 마음을 내려앉게 만들었던 그 일이 벌어졌고, 나는 다시금 약 없이는 출근할 수 없는, 아니 일상생활조차 하기 힘든 사람이 되었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던 나날, 점으로 모인 교사들의 불덩이 같은 마음으로 더욱더 뜨거워진 아스팔트 위에서 눈물로 후배 교사를 보내던 때. 

... 그리고 그다지 달라진 것 없이 지금도 가끔씩 들려오는 마음 아픈 소식들.

이 책을 읽으며 힘든 때가 또 떠올라 먹먹해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에도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내어 벌떡 일어나서 준비하고, 언제나처럼 교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환기를 하고 에어컨도 틀고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내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실.이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얀 고래 레루 북멘토 가치동화 69
정명섭 지음, 김연제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하얗고 말랑할 것 같으며 심지어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인기가 많은 아쿠아리움의 벨루가. 

아주 오래 전이지만, (참으로 부끄럽게도) 나도 모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를 보고 너무 귀엽다고 좋아하고, 벨루가 인형까지 야무지게 구매하여 돌아온 적이 있었다. 


많은 시간들이 지나며 '동물권'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되었다.

국어 교과서에 주제로 언급되기도 하는 '동물원은 필요한가?'와 같은 문제로, '아쿠아리움은 필요한가?'를 생각할 수 있겠다. 

동물원의 필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다양한 이유를 들어 찬성과 반대를 말하고 있고, 그에 따라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그나마 예전보다는 좀 더 나은 환경을 갖추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아쿠아리움의 필요도 역시 더 많이 논의될 필요가 있겠다. 요즘은 거의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해도 많은 동물들을 음식 및 체벌 등으로 조련하여 하는 쇼 (물개쇼, 돌고래쇼 등)도 많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들이 동물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히며 수중 동물들을 학대하며 만드는 쇼는 없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럼, 그런 쇼를 하지 않는다면, 원래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와 좁은 수조에 평생을 갇혀 지내는 것은 괜찮을까?


[하얀 고래 레루]에서는 어린 아이와 친구들, 그리고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유튜버) 등이 등장하여 어린이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점들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학교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교우 관계의 문제와 다수의 사람들에게 쉽고 빠르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모습, 그리고 여러 현실적인 문제 등을 쉽지만 진지하게 풀어내기 때문에 자라나는 많은 어린이와 푸름이(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래가 죽으면 - 100년 동안의 경이로운 먹이 사슬 환경 그림책 고래와 펭귄 2
에구치 에리 지음, 가와사키 슌이치 그림, 황진희 옮김, 후지와라 요시히로 외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살아가며 다양한 생물을 접한다.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중심으로 하여, 주변에서 갖가지 동식물들을 만난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들, 바라보는 것들에서 나아가 직접 작은 동식물들을 키워보기도 하며 자연스레 여러 생물들의 한살이에 대해 알게 되기도 한다. 또한 초등학교에 들어가 배추흰나비를 알부터 키워서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모습을 직접 관찰해 보기도 하고, 강낭콩을 심어 싹이 나고 무럭무럭 자라 꽃을 피우고 다시 콩이 열리는 과정을 보기도 한다. 나아가 다양한 생물들이 한살이를 마치고나면 분해자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금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교과서에서 접하는 다양한 생물과 자연의 모습들은 육지 위의 모습인 경우가 많다. 지구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특히, 우리 사람들은 물 속으로 들어가면 수압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아주 얕은 바다에 대해서만 조금 더 잘 알고 있을 뿐, 깊고 깊은 심해는 아직 연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더 많다. 그렇기에 더욱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미지의 세계인 심해! 


[고래가 죽으면]에서는 고래 낙하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심해의 이야기를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그림은 각종 심해 생물들의 특징을 잘 잡아 나타냈으며, 경이로운 이야기를 마친 후, 각종 심해 생물과 그로 인한 현상들에 대해 좀 더 공부할 수 있는 부분도 따로 마련이 되어 있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의 궁금증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교사가 직접 만든 활동책까지 포함이 되어 있어 독후 활동까지 알차게 할 수 있는 구성이다. 많은 꼬마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지면 좋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멈춰, 그건 혐오야! - 혐오와 마주한 10대에게 한울림어린이 인문교양
사메이아 지메네즈 외 지음, 줄리아나 뉴펠드 그림,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그러나 혐오의 화살이 직접적으로 나를 향하지 않으면 우리는 애써 못 본 척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이 10대의 마음에 더 크고 많은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질 수 있는 이유는, 직접 혐오를 경험한 아이들이 용기 내어 들려주는 살아있는 이야기가 실려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혐오를 마주하며 겪은 상처, 아픔, 자기혐오, 분노, 굴욕 등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야기를 접하는 경험은 평소에 자주 할 수 없기에 더욱 와닿을 것이다.

만나는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어떤 사람을 겪어보기도 전에 프레임을 씌워 그 안에 가둬버려서 그 사람 자체를 만날 기회조차 갖지 않는 모습을 돌아보라는 말이다. 알지 못하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기보다 혐오를 택한 사람들에게, 배움과 존중을 통해 혐오 없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아쉬운 점은, 85[동성애 이야기]라는 소제목을 가진 부분이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트렌스젠더로서 겪은 차별에 대한 경험을 나눈 이야기이다. ‘동성애트렌스젠더는 넓게 보았을 때 [성 소수자 이야기]로 묶을 수는 있겠지만, 세부적으로는 전혀 다른 범주이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동성애자는 같은 성별의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트렌스젠더는 본인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이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이 다른 사람이다.) 이 책의 주 독자층이 될 10대들이 그런 부분까지 상세히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쓴 것일까? 저자가 처음부터 잘못 쓴 것인지, 아니면 번역의 문제일지 궁금하다. 그러나 어떤 부분에서 오류가 생겼는지와는 상관없이, 이 책은 혐오를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인권 감수성을 일깨우고자 하는 책이기 때문에 좀 더 섬세한 감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나는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 성급하게 상대를 판단하거나 ‘쟤는 이런 사람‘이라고 단정 짓지 말라는 뜻입니다. - P115

혐오의 원동력 중 하나는 잘 알지 못하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에요. 사람들은 두려움을 이겨 내기보다 혐오하는 편을 선택합니다. 그 편이 더 쉽기 때문이죠. - P116

어둠은 어둠을 몰아낼 수 없습니다. 오직 빛만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어요. 혐오는 혐오를 몰아낼 수 없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혐오를 몰아낼 수 있습니다. - P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 우리말로 펴는 이야기꽃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6
최종규 지음, 나유진 그림, 숲노래 기획 / 철수와영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을 읽었을 때 처음 만난 낱말이었던 '푸름이'를 다시 만나 곧바로 '음~ 푸름이..청소년.. 예쁜 말!' 하며 읽은 책.


읽는 내내, 우리 반 어린이들 (이제 곧 푸름이가 될 준비를 하는 6학년 어린이)에게 이 책을 빨리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는 보통 이야기책을 많이 읽어주는데, 이 책은 국어 시간에 자투리 시간이 남으면 한 주제씩 (이 부분을 나도 예쁜 우리말로 써 보고 싶었는데.. 생각이 안 난다.) 읽어주면 좋겠다. 우리 반 어린이들이 바로 '미래 세대' 이니까! 우리말로 펴는 이야기꽃으로 우리말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앞으로도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는 좋은 한 걸음이 되리라 믿는다. 


많은 부분 새로웠지만, 정말 크게 와 닿은 부분은 '한자말이 우리말 가운데 얼마나 되나요?' 였다. 자세한 내용을 여기에 쓰면 앞으로 읽을 분들의 흥미를 떨어뜨릴까 걱정되어 자세히 쓰지는 않겠지만.. 정말 새롭게 알게 되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부분이다. 

또, 나 역시 늘 많은 책을 가까이하며 말에 대해, 생각을 글로 나타내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사는 사람이면서도 늘 각종 신조어나 외국어를 마구 사용하는 것들을 접할 때마다 '너무 싫다!'라고만 생각하고 끝나 버리는 습관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런 말은 어떤 우리말로 나타낼 수 있을까?',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도, 이제 막 우리말이나 글을 배우는 사람도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는 우리말로 나타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나아가 직접 말하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린이와 푸름이를 위한 우리말 책이었지만, 교사에게도, 학부모에게도 유익할 책. 그리고 우리말을 쓰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책이다. 많은 이들이 함께 우리말로 이야기꽃을 펼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