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걸음 One Love
김명미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천사의 걸음 

 

느리지만 편안하게. 꿈꾸는, 그리는, 바라는 행복이다. 어느 책에서였더라 읽었던 글에서는 좁은 한반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바쁜 일상들이 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빨리빨리를 외칠 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이상하게도 한구석 내심 안심이 되고 굳이 그러한 이유에 기대지 않더라도 되겠건만 돌아보는 세월의 걸음만큼 다가가는 일상의 걸음이 숨가쁘다. 어떤 날은 쫓기는 일상의 고달픔을 벗어나고자 때로는 한 걸음 물러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자, 또 때로는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등의 이유로 떠나면서 집 떠난 고달픔보다 만끽하는 자유와 낯선 곳에서 만나는 인연과 정경, 느낌이 너무 좋아 고달픔을 잊고 또 떠나곤 했었다. 돌아오고나면 그 고달픔조차 즐거웠었다는 추억이 남겨두고파 무작정 눌러댔던 사진 한 장으로 남아 다시 또 그런 추억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지니게 되기도 한다. 많이 떠나보았건 몇 번 가보지 않았건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여행 이야기를 좋아하고 여행지 사진 보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이의 여행 추억담을 통해 자신이 꿈꾸고 바라온 여행에 대한 대리 만족으로 함께 즐거워하기도 한다는 것일 것이다. 내 경우 그러하니 남도 그러하지 않을까 짐작하는 것은 나의 작은 오만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래서 이 책이 더 좋고 보고 읽을 수 있어 행복했다.

느리지만 편안하게. 꿈꾸는, 그리는, 바라는 행복.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것도 좋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을 통해 얻는 작은 행복과 깨달음이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언젠가 한 번 해보았으면 했던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자연을 배우는 캠핑카 가족, 남다른 배려심을 지닌 아드린, 가운데가 비어있는긴 나무를 입으로 불어 연주한 입, 일렉과 시그널의 양면을 다 갖춘 네모난 기타를 치는 저스틴, 맨발에 대나무를 들고 흙발로 뛰다가 사진을 찍는다 하니 예쁘게 웃어주는 히피소녀, 돌고래를 사랑해서 고래 그림을 그리는 화가 하위,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 부는 날에 만난 백발 성성한 카페 할아버지, 피터가 산책하다 발견했다는 바위 틈에 뿌리 내린 나무 한 그루도 레인보우 게더링에서 만난 고운 인연들이다. 화려하지 않은 책이지만 깨끗이 씻어 촉촉한 두 손으로 정갈하게 모아 기도하는 마음같은 책이다. 짧은 글들 속에 담긴 진실이 삶에 대한 감사와 기쁨이 곳곳에 묻어나 내 마음까지 한결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책 속 작가가 했던 한 구절 그대로 옮기고픈 말 '와! 이런 경험을 할 줄이야.!'

읽으며 교감했던 감동이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아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구절 구절 참 와 닿는 부분이 많다.

오래 물 먹은 솜처럼 가라앉았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내게는 이 책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당신은 아름다워요." 좋은 에너지를 일으켜주는 천사의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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