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당돌한 학교
김남길 지음, 원혜진 그림 / 예림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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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당돌한 학교

 

우리 어릴 적에도 그렇게 학교가 가기 싫었을까?

그랬던 적이 분명 있었음에도 우리는 안 그런 양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호되게 나무라고 야단친다.

아직 저학년이어서 고학년들이나 대학 입시를 앞둔 아이들에 비해 공부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여전히 공부하라 공부하라 내일 모레가 시험인데 내내 책 한 자락 안 펼쳐보느냐고 성화다.

나 역시 사실 그런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한여름에 지난 봄처럼 폭설이 내려 학교 안 가는 날이 안 생길까 엉뚱한 기대를 하는 아이를 보며 허 참 하고 기 막혀하기도 했다.

왜 학교 가기 싫으냐고 물어보면 공부할 것도 너무 많은데 놀 시간이 너무 적다는 거다.

여덟 살 아홉 살 어찌 보면 실컷 뛰어놀 나이가 맞기도 한데 너희들은 이제 공부할 나이이니 무조건 엉덩이 딱 붙이고 앉아 공부 해야 한다는 건 어른들의 논리에서나 통할 이야기이기도 하다.

엉뚱한 공상 속에 빠져 학교를 몇 번이나 지나쳐 가 지각을 밥 먹듯 하는 바람이.

가기 싫어 무거워진 책가방은 어른들이 모여 들어도 꼼짝 앉고, 심지어는 크레인을 동원해도 안 들어지는데 작은 개미 떼가 나타나 쉽사리 학교까지 옮겨놓기도 한다.

바람이의 엉뚱한 생각을 이해 못하는 엄마는 바람이를 데리고 정신과를 찾지만 의사 선생님은 멋지게 해결하며 바람이에게 노벨 의학상을 받기도 한다.

선생님들을 제대로 가르쳐보고픈 바람이는 엄마에게 학교를 사달라고 하고 엄마는 바람이의 소원대로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300원에 학교를 사 주지만 교장선생님은 오히려 바람이를 400원에 사 버린다.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 이야기가 멋진 수업이 되고, 둘 이상의 아이들이 각자 주인공이 되어 네버엔딩 스토리의 영화를 만들고, 말썽쟁이 동물 학교와 지옥 체험 소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책가방의 무게를 재어 머리 속에 든 지식을 가늠해서 반을 가르기도 하고, 교실 문을 열고 나가 맹꽁이와 인터뷰도 하고 실지렁이도 한 주먹 잡아오기도 한다.

황당무계한 이야기일지라도 바람이의 공상 속 여행은 아슬아슬하다가도 통쾌하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처럼 바람이의 이야기속에서 다양한 체험학습과 교실 안팎에서 다채로운 모습의 공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평소 우리 아이도 생각이 많아 이것 저것 쏟아지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다 할까 싶을 때도 많은데

이 책을 읽고 보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거리며 아이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부는 꼭 책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몸으로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는 걸 깨우쳐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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