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배꼽을 만져보았다 문학동네 동시집 11
장옥관 지음, 이자용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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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꼽을 만져보았다
 

냄비가 달린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락

가스 불 위에서

 

엄마가 달려간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락

청소기 던져 놓고

 

아이가 이 시를 읽더니 깔깔깔 웃으며 넘어간다.

꼭 우리 엄마란다.

엄마도 가스 불 위에 냄비 얹어 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 깜박 잊어 태운다며 잘 달려가지 않느냐고 한다.

 

형제가 많아 늘 시끄럽던 유경이네

한밤중에 이삿짐 싸 떠난 뒤에

영영 다시 만날 수 없는

 

내 친구 유경이

 

한여름 그리 시끄럽게도 울어 쌓던 매미 소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걸 두고 흰 눈 내리듯 조용해졌다고 시인이 예쁘게 표현했다.

그리고 시끄러운 매미 소리를 매개로 공통점이 있던 유경이네를 떠올린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친구 유경이를 떠올리며 마음 아파하는 시 속 아이의 마음이 우리 아이의 마음을 울린다.

 

힘 세고 가시 많은 고슴도치는 힘은 세지만 외롭단다.

젤 힘없는 펭귄은 춥고 추운 곳에서 살아가지만 따뜻이 안아주는 이웃이 있어 행복하단다.

대조적인 두 동물의 특징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과 함께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도 함께 조명해준다.

 

시는 읽다보면 어느새 시인과 같은 마음으로 노래하고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때로는 일상 속의 잔잔한 기쁨이 팝콘처럼 튀게 하고, 때로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며 보다 아름답게 살아가도록 격려하기도 한다.

늘 일어나는 일상 속의 일도 시인의 눈을 통해 바라보면 더 상큼하고 발랄해진다.

어쩜 이런 일을 이렇게 예쁘게 멋지게 써놓았을까 싶을 때가 많다.

함께 읽는 우리 아이도 시를 읽으며 마음도 더 보드라워지고 세상 보는 눈도 예뻐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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