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기자의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김수현 지음 / 음악세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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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싶고 예술쪽의 일을 하고싶다는 꿈을 다 이룬 김수현 기자.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는 그녀가 나는 참 부럽다.

전국부, 사회부, 문화부 등 각종 다양한 기자로서의 이력과 직업과 취미와 관련해 많은 공연을 보고 예술가들을 만난 일들,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겪고 느끼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데 아이를 데리고 공연보러 다녔다는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다.

나는 오히려 아이를 낳고 가까운 영화관도 문화회관도 가는 횟수가 줄었는데 작은 아이를 남편에게 맡겨놓고 큰아이를 데리고 그렇게 갔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깊이 파고들었다.

또한 아이를 둔 엄마로서 그런 문화적인 체험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한 생각도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되었고.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 두꺼운 두께에 비해 내용은 신선하고 경쾌했다.

스스로를 애호가라 부르고 있지만 그녀의 글 솜씨를 보면 애호가일뿐만 아니라 프로다.

한창 열광하며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뛰어다녔던 적이 있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을 해결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보듬고 살아야 할 존재로 대하는 그의 철학이 작품 속에 그대로 흐르고 있다는 평을 읽으며 옛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이브라힘 페레르 인터뷰 이야기도 놀라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가져왔다.

공연을 보다 울었다는 이야기며, 뒤늦게 발견한 명작에 대해 예술가의 삶과 결부지어 그리움으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며,

방송 사고, 공연사랑과 육아가 양립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며, 메리 포핀스와 유모 괴담 이야기 등 이야기는 공연 이야기와 그녀의 직장생활, 영국 생활, 육아와 일반적인 이야기까지 수다쟁이라 할만큼 거침없이 쏟아진다.

 

어느 한쪽으로 몰아 이 책은 어떤 이야기다라고 짧고 간결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울만큼 이야기는 방대하고 범위가 넓지만

워낙 글솜씨가 좋고 나 역시 좋아하는 분야의 이야기이다보니 전혀 지루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부러워하는 그녀는 음악가의 어머니가 부럽다고 한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본질은 사라진다, 나의 길을 나의 속도로 가겠다고 말했던 장한나의 인터뷰 이야기를 읽으며 부러워할만하다고도 생각하기도 하고, 또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엄마로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아이가 싫어하는 피아노를 시키며 속상하면서도 속상해하지말자는 엄마의 마음 등 이야기 곳곳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다.

이제 그 부모가 아이를 음악가로 키워낸 것 자체를 부러워하지 않고 아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찾아내 평생 그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해줬다는 점을 부러워하겠다는 이야기에 크게 동조한다.

기자로서도 엄마로서도 참 맛깔나고 솔직하게 쓴 이야기들 속에서 지혜를 얻기도 했다.

참 재미있게 읽고 기억할 이야기도 많은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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