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내 옆에 앉아! 내옆에 앉아!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동시인 9명의 동시 모음집이 내친구 푸르니문고에서 나왔다. 제목부터 친근하고 사근사근 정다운 느낌이 든다. 하늘에도 길이 있다. 새들이 놀러 다니는 꼬불꼬불한 길 구름이 걸어가는 한가로운 길 바람이 달려가는 빠른 지름길 착하게 산 사람의 별빛 길.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 하나도 살포시 뺨을 스치는 바람 한 점도 좋은 시의 소재가 되어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시를 읽노라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감상적이 된다. 유쾌한 시를 읽으면 마치 반가운 친구를 만난듯 맑은 웃음소리가 배어나오고 의미 있는 시를 읽으면 자세가 좀 더 진중해진다. 착하디 착한 동시를 읽으면 마음부터 고쳐먹고 나도 착하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리듬을 따라 훑고 읊으며 마음을 매만지는 예쁜 동시들. 온달 아저씨의 웃음 온달 아저씨는 봄이든 여름이든 만날 때 보면 귓등에 꽃을 꽂고 온다. . . . 배운 거라곤 하나도 없는 온달 아저씨는 어떻게 알았을까. 남에게 척척 꽃을 주고 나서 얼굴에 웃음을 피우는 법을. 시험을 위해, 한 가지 학습적인 요소를 위해 시를 읽히고 들려주는 게 아니라 고운 마음 예쁜 마음을 간직하고 그대로 크라고 읽히고 들려주고싶다. 이 가을,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아이와 나란히 앉아 시집을 펼쳐들고 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