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 : 혼란의 역사를 기록하다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11
줄리아노 세라피니 지음, 정지윤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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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데 고야

고야를 생각하면 늘 표지의 그림인 비스듬히 누운 마하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흰색 안료를 오랫동안 써서 납중독으로 청력을 잃게된 일화와 함께.

유명 예술가에 대한 논문을 썼던 줄리아노 세라피니는 고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혼란의 역사를 기록하다'

부제의 의미를 생각하며 넘긴 첫 장, 고야의 자화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연구자들이 고야를 떠올릴 때 가장 강조하는 특성은 근대성이다. 그의 전 작품에 걸쳐 지속되었던 요소. 하지만 고야 역시 여러 번 좌절을 맛보았고 그때마다 자신의 재능을 입증해보이려는 복수심으로 다시 일어섰다. 그 노력은 독창성으로 이어지고 손위 처남인 바예우의 그림의 영향에서 자신의 그림 세계로 나아갔다.

화가가 되리라 뜻을 둔 것은 아주 어린시기라 한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이었지만 고야의 첫 출발은 부모의 축복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 바예우의 여동생 호세파와의 결혼을 두고 신분상승을 위한 정략이었다고도 하지만 그 역시 하나의 인연이 아니었을까.

그의 친구 사파테르에 의하면 젊은 시절 애정행각에 의한 모험심과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19세의 나이에 3명의 남자를 쓰러뜨린 유혈극 끝에 고향을 떠나야했다고 한다.

그 이후 그의 이미지는 폭력과 잔인함이 두드러진 판화집에 대한 평에도 한 몫 하게 된다.

스스로 경비를 충당한 여행으로 그는 자신을 거부했던 아카데미에 증거를 보이고자 다시 이탈리아로 떠났다.

고전주의의 정수를 파악하기 위한 신화적인 그림과 프레스코 기법은 그에게 주요한 탐구 대상이 되었고, 이 시기의 로마는 그에게 바로크의 온갖 측면을 연구하기 위해 필요한 자극제를 제공했다.

'알프스 정상에서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내려다보는 한니발'을 내놓았으나 또 다시 실패하고 그의 첫 성공은 이후 사라고사로 돌아간 후 이루어진다.

이후부터의 그려진 그의 그림들과 고야가 원했던(?) 신분상승, 그의 생애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에 관한 이야기는 그의 시대의 흐름의 역사와 함께 그 내면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었다.

고야의 그림을 무더운 여름 편히 앉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이 읽는 내내 흐르는 한편, 병으로 얻은 청각 장애가 불치병임을 알게 된 고야의 불안감과 고독이 그림 속을 함께 흘러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부분의 페이지가 반 이상 그의 그림을 함께 감상하며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눈으로 글을 좇아 읽으면서도 그림이 눈에 내내 머물렀다.

마지막 작품들에까지 인간문제와 새 시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자신의 자아의식을 드러내고 있어 단순히 유명한 고야의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에 머물지 않고 고야의 내면을 함께 드러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1746년 스페인의 사라고사 근교에서 태어나 궁중화가로 일하며 많은 초상화와 인물화, 판화 등을 남긴 화가 고야. 근대 미술의 선구자로 인상주의,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등 후대의 예술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자유로운 창조자, 고독한 천재 화가 고야, 앞으로 그의 작품을 볼 때면 조금은 깊은 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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