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퍼 : 고독한 현대인의 자화상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6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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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

 

세잔, 고흐, 고갱, 르누아르, 마네, 모네...... 명화 하면 떠오르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읽어봤는데 호퍼라는 이름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세기초에서 20세기, 현대, 미국, 뉴욕.

어릴 적부터 그의 부모들은 그의 미술적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살려주려 애썼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스케치를 보관했고, 삶을 예술에 바치겠다는 아들에게 고정적인 수입을 얻도록 미술시장에 스케치를 팔아보라고 격려했다.

많은 아들들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형제들 중 그는 외아들이었다) 선뜻 그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밀어주는 그의 부모가 대단했다.

그래서인지 함께 실린 당대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에 대해서도 실려 있었는데 예전에 읽었던 교포 미술품 수집가의 이야기가 잠시 떠올랐다.

호퍼를 이야기하기 위한 19세기 초 미국과 유럽 화단의 이야기는 이름난 화가들과 그 시대에 집중되어 있던 나의 관심을 폭넓게 키웠다.

마로니에북스의 아트북 시리즈가 좋은 또 한 가지 이유는 화가와 그림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당대의 다양한 예술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그와 관련된 인물들까지 전반적으로 한 그림이 되도록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이 자그마해서 휴대해 다니기 좋고 글의 내용이 읽었던 다른 아트북에 비해 편안해서 좋았는데 그 장점은 책의 크기가 작아 도판이 작은 단점이 되기도 했다.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림의 부분을 집중 확대해 친절한 해설로 마음을 다독이기도 하고. 마로니에북스의 아트북을 처음 접했을 때의 그 감동 그대로를 살리고 있는데 동출판사의 다른 아트북을 읽으면서 그 단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 작은 한 권의 책으로 보여주고 들려주고자 하는 화가와 화가의 그림 이야기를 최대한 살아있는 인물을 대하듯 생생히, 보다 가깝게 보여주려 하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싶다.

내게 그림은 어떻게 하면 자연을 정확하게 보고 느껴서 나의 내면에 남은 인상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54쪽에서-

호퍼는 현대 미국사회의 모습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했다. 도시의 일상을 그린 그의 그림은 익숙한 주위 환경을 낯설게 느끼게 한다고 하는데 그런 해설을 읽고 그의 그림을 보아서 그런지 쓸쓸하고 고독해보인다. 그림의 구도와 명암, 색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전달했던 호퍼는 1970년대의 극사실주의 미술에 영향을 미쳤는데 이후 발전해간 극사실주의는 호퍼의 회화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면은 배제되었다.

접하지 못했던 현대 화가 호퍼에 대한 이야기는 협소한 나의 관점을 넓혀 더 먼 곳까지 바라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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