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들어주는 선물 가게 -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해주는 심리 동화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4
임태희 지음, 오윤화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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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들어주는 선물가게

 

읽는 아이도 나도 무척 만족스러웠던 책이다.

겉으로는 환하고 웃는 얼굴이라도 남모를 고민을 지니고 있을 수 있다.

집도 부자고 부모님도 잘해주고 공부도 일등이고 전혀 걱정거리 하나 없을 것 같아도 큰 고민이 있을지도 모른다.

나만 힘든 것 같고 나만 고민이 많을 것 같아도 알고보면 또 그렇지 않다.

 

나른한 오후 교감선생님이 갑작스레 담임 선생님을 불러 교실이 비자 아이들은 만화책을 돌리며 보는데, 주인공의 파란머리를 보며 세상에 이런 파란 머리가 어디에 있느냐고 하자, 파란 머리를 본 여섯 아이들이 이야기를 꺼내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은 바쁘시고 이것 저것 손 가는데로 먹다보니 우람한 몸무게를 지닌 효진이는 꿈이 가수이다.

하지만 한 번도 자신의 꿈이 가수라고 이야기해보지 못했다. 보나마나 비웃음거리가 될거라 생각하고.

이상한 가게에서 효진이 앞으로 배달온 거라며 파란 머리, 어린왕자 같은 은빛 코트, 뾰족한 금빛 구두, 이상한 차림새의 택배직원이 선물을 쑥 내밀었다.

조그마한 우체통.

꼬깃꼬깃 접힌 편지지에 깨알같은 글씨의 편지글을 읽고 홀린 듯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효진, 소풍날 장기자랑으로 노래를 하고나서 놀리던 두리도 칭찬을 한다.

자신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효진이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친해지고싶어하는 효진이의 마음을 밀어내고 읽고 또 읽던 파랑새는 어둡고 가난한 집에는 영 찾아올 것 같지 않은 상미는 우연히 신게 된 금빛 뾰족코 신발이 이끄는 대로 이상한 가게로 들어선다.

세상에는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것도 있으니까 하며 건네주는 선물은 인생통장이었다.

처음에는 웃는 모습이다가 점점 흐려지는 통장을 보며 상미는 자신의 해님에게 웃음을 돌려주기로 마음먹는다.

 

게임, 축구, 개그 자칭 완소남 두리는 성적표 나온 날 이상한 가게에서 만능지도를 선물받고 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일등 지웅이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지웅이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고 지도를 지웅이에게 건넨다.

 

공부 잘 하는 언니의 그늘에서 칭찬받기 위해 찬희는 늘 착하다는 소리를 들을 일을 한다. 파란 머리의 이상한 가게 선물인 아기 천사 목걸이를 선물받고 자신의 마음 속 소리를 듣게 되고 착한 아이 컴플렉스를 떨치게 된다.

 

늘 여왕처럼 떠받들리며 보균 시스터즈 추종자를 거느린 보균이도 남모르는 아픔이 있었다. 그런 보균이에게 보균이의 배경이 아니라 보균이만을 보고 좋아해주는 진심어린 친구가 생기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그도 역시 파란 머리와 관계가 있었다.

재혼 가정의 태준이도 늘 시한 폭탄을 지닌듯 했으나 파란 머리의 인연으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된다.

 

그리고 이상한 가게는 또 선물을 필요로 하는 다른 동네로 떠나버리는데

읽고 나서 우리 아이가 이런다.

이 동네에 아직 덜 준 아이들이 있는데. 보균 시스터즈의 멤버들.

^^ 초등 중학년이 읽으면 좋을 이 책은 저학년은 물론 고학년들에게도, 아니 이 책을 읽는 어른들에게도 선물을 배달한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바라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이다.

일등이어도 집이 부유해도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면 삶이 건강하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읽는 이들의 아픈 마음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읽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상한 가게의 선물은 바로 이 책이라고.

 

마음에 남는 한 구절 : 가난하게 태어났다고 그대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것은 세상에 지는 행동이 아닐까? 지금 내 인생 통장에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지만 처음에는 분명히 방긋 웃는 해님이 있었다. 나는 해님에게 그 웃음을 다시 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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