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동원 역경 - 한의학의 원류를 찾아서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1
주춘재 지음, 김남일.강태의 옮김 / 청홍(지상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역경

 

길을 가다 도를 믿느냐고 묻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이 믿는다는 도도 음양오행하에 근거한 것이라고 한다.

8세에 뛰어난 무술을 선보이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던 길동도 특재가 오던 밤에 주역을 읽었었다.

새해 신년운수를 본다며 재미삼아 토정비결을 보는 친척도 있었다.

열심히 사는 만큼 결과가 돌아오리라 믿고 그러기를 바라지만 급할 때에는 요행을 바라며 운을 빌게 되기도 한다.

궁금했다.

그래서 빌려다 읽기도 했는데 어려웠다.

토정 이지함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도 읽었다.

소설이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주인공 자체에 집중이 된 것이지 역경이 중심인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그리고 만난 책이 이 책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역경이다.

역경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학서로 전통적인 문화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인데 만화로 되어 있다고는 하나 담고 있는 방대한 지식과 깊이는 두고 두고 보아도 좋을 책이다.

역경의 역'易'은 일'日'과 월'月'의 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은 양'陽'을 월은 음'陰'으로 역경의 심오한 철학적 이론을 명시하고 있다.

동시에 역에는 이간'易簡', 변역'變易', 불역'不易'이라는 세가지 의미가 있는데 항상 변화하고 있는 우주만물과 인간 세상이 변역이고, 질서 정연한 그치지 않는 불변의 법칙이 불역이며, 대우주의 불역의 법칙을 이해하면 그 법칙에 맞추어 살 수 있는데 소우주인 인간에게 의지해야할 법칙을 이간이라 부르며 음이나 양 한쪽으로 치우치면 질명에 걸리게 된다고 한다.

경'經'은 하늘의 이치나 인간의 도리를 해명한 서적을 말하니 역경은 다수의 경전 중 최고로 손꼽히며 중국 문명의 세계관과 방법론의 기틀을 이루는 서적으로 전통적인 도덕, 정치, 문화적 바탕이다.

역경은 점복의 형식을 이루고 있지만 '거대한 역은 점을 말하지 않는다'하여 그 진정한 의의는 우주의 보편적인 법칙의 본질을 명시하는 데에 있다.

역경의 기본적인 도구인 괘와 규표, 하도를 읽어나가는데 다소 내용이 어렵긴 했지만 그림이 함께 나와 읽기가 수월했다.

주역의 64괘가 모두 나와 설명이 되어 있고, 천인합일 양생의 다양한 한의학의 기본을 접목하여 보여주는 내용이 단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녹록치는 않았지만 한의학을 공부하는 이나 중국 학문과 문화를 공부하는 이에게도 큰 도움이 될 책이어서 일반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책이었다.

공자가 책 끈이 수십 번 닳아서 끊어지도록 읽었던 유명한 그 책을 접해볼 수 있었다니.

만화로 되어 있지 않았다면 쉽게 덤벼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만화로 내어주어 참 다행이었다.

하지만 만화라고 결코 우습게 볼 책이 아니다. 그 깊이와 내용의 넓이를 직접 보면 만화로 내어주어 참 다행이라는 말이 공감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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