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 : 원시를 향한 순수한 열망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5
가브리엘레 크레팔디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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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

 

한 사람의 생애 중 그와 많은 영향을 주고받고 생각을 나누고 함께 보낸 시간을 가졌다면 그것은 물론 그 생의 일부 중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은 틀림없다.

고갱하면 항상 고흐가 함께 떠올랐고 그와 더불어 이야기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고흐와 관련된 이야기도 물론 들어있기는 했지만 그와 독립적인 온전한 고갱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어 그 인물됨에 대해 순수한 마음으로 들여다보게 되었다.

노란색의 삶과 작품, 파란색의 배경, 분홍색의 명작 띠지의 구분을 고마워하며 그의 출생 이전 집안의 배경과 그 부모님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서 붓을 잡기 이전의 생활과 결혼, 첫 부인에게서 낳은 다섯 아이들, 그리고 화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 과정과 당대의 사회 문화적 배경, 그가 받은 대접과 테오, 고흐와의 인연, 타히티에서 열 셋의 어린 신부를 맞고 살아가는 삶과 그 삶이 녹아들어간 그의 그림을 마주 대하게 되었다.

그 어느 누구가 단순히 유명한 화가이기에, 그의 그림이 명화라 일컬어지기에 들여다본 책일지라도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읽게끔, 그의 그림을 보는 것이 즐거워지도록 만드는 책이다.

그의 전 생애와 그가 살아 숨쉬던 시대와 그가 살았던 곳의 배경과 그의 삶의 흔적들을 모두 끌어안아 화가로서의 고갱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고갱을 볼 수 있었다.

그의 그림의 변화 과정과 그림에 대해 부분 부분 따로 확대하여 설명하여 주는 글이 쉽고 재미있어 다른 곳에서 그의 그림을 보게 된다면 읽은 글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화가의 이야기와 그림 이야기를 읽는 것도 좋았지만 여자이기에 그의 여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기도 했다.

타히티에서의 생활이 고갱에게는 가장 평화로운 삶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섬 주민들에 대한 고갱의 구체적인 관심이 주민들의 일원이 되기 위한 그의 노력이었다는 글을 읽고 다시 그의 마지막 오두막 '쾌락의 집' 당시의 고갱에 대한 원주민과 행정당국의 다른 시각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신문작가의 아들 고갱이 증권사업소에서 일하던 고갱이 어떻게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의 그림이 어떻게 빛을 발하게 되었는지, 그의 여러 여인들과 아이들, 가난하고 질기게 병치레를 앓으면서도 그림에 대한 꺼지지 않는 열망을, 인상주의에서 상징주의로, 나비 화파 등 그가 영향을 주고 받았던 화파와 그와 인연이 닿았던 인물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그가 살았던 시대를 한 번에 모두 볼 수 있는 책이 이 책이었다.

그의 수많은 작품들을 하나 하나 세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도 큰 행운이었고,

그의 그림에만 관심이 가 있었는데 그의 다른 작품들-조각 등-을 보며 그의 그림 외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행운이었다.

책을 읽고 영화 속 고갱도 만나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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