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자연인 - 어른이 되기 전에 먼저 펼쳐보는 세상 그루터기 3
공지영 외 지음, 김병호 그림 / 다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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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먼저 펼쳐보는 세상

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아이들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아이들의 책이 맞다.

그런데 어른들이 읽어도 너무 좋은 책이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지금 우리 아이들도.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지만 슬프게만 바라보고 말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이 책에서 담고 있는 것과 닮아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어야겠다.

가까운 산으로 들로 바다로 자연으로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고 있는데 계속 행보해야겠단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나이가 좀 많거나 적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처럼 달 수를 따지거나 년 수를 깍듯이 따지지도 않았다.

둥글 둥글 둥근 세상처럼

대여섯살 차이가 나도 크게 개의치 않고 온 골목을 뛰어다니며 놀았었다.

산으로 계곡으로 동네 언니 오빠 동생들과 놀러갔다가 누군가가 벌집을 모르고 건드렸는지

벌에 쫓기고 쏘이고 온통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이집 저집 할 것 없이 어머니들은 침부터 바르고 된장을 이겨 발라 주셨었다.

땅따먹기며 술래잡기며 소꿉놀이며 언제 나가든 집 밖을 나가면 친구를 구할 수 있었고

길가 뒹구는 작고 동그란 돌멩이들은 공기놀이, 풀과 나무잎, 곤충들도 모두가 신나는 장난감이었다.

그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몇일 전 작고하신 이청준님의 글을 비롯해서 나희덕, 공지영, 아! 권정생, 김동리 등 많은 작가들의 따뜻하고 맑은 작품들이 실려 있었다.

한꺼번에 몰아썼다가 날씨 때문에 들통이난 초등학교 일기쓰기의 추억,

서로에게 손과 발이 되어 의지하며 햇빛처럼 빛나는 아이를 키우는 영미 엄마 아빠의 이야기,

아파트로 이사하기 전 여덟 살 여름날의 삽화와 도회지 아이들에 대한 생각,

우리 조상들의 고수레를 닮은 김용택님의 어머니의 속삭임, 뜨거운 물 닿으니 땅속의 벌레들아 눈 감아라, 눈 감아라......

아직은 아니 어쩌면 지금도 받아들이기 힘든 다시 볼 수 없다는 이별, 죽음.

눈감으면 아스라히 잡힐 듯한 어릴 적 추억과 섞어 뭉클한 마음으로 읽은 책이다.

나 역시 공지영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아직도 나를 꿈꾸게 하는 그 어린시절의 기억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려주고싶다.

오늘 점심 먹고 아이들 손잡고 다시 나가봐야겠다.

그리고 땅따먹기, 공기놀이도 가르쳐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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