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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 친구가 좋다 - 한 발 다가서면 한 발 물러서는 일본 사람 엿보기
박종현 지음 / 시공사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오래 전에 보았던 먼나라 이웃나라의 일본 편이 생각난다.
일본의 역사와 일본 국민들의 국민성이 이러하구나, 이런 특성이 있어 일본이라는 나라가 이어져오고 있구나 했었다.
나는 일본 친구가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읽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친절하고 상냥한 일본인들의 내면엔 짙은 고독.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아니 가족이라도 절대적인 자신만의 영역 침범을 허락하지 않는,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사람들.
지리적으로는 가까이 있으면서도 우리와는 정말 많이 다르구나 느꼈다.
우리는 친해지면 동성 친구끼리 어깨동무도 하고 팔짱도 끼고 여자 아이들은 화장실 갈 때도 따라가주기도 한다.
그런 우리의 문화를 그네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주 친한 친구의 형제면 우리의 형제처럼 생각하고
친구의 어머니를 우리는 아주머니(오바상)라고 부르지 않고 이모(아이들의 경우)나 어머니(성인일 경우)라고 부르고 결혼식에도 서로 초대하여 기꺼이 오고간다.
그런데 그네들은 우리와 참 많이 다르다.
결혼식에는 완전 친가족 정도나 갈까
친하다고 생각하여 가면 아주 이상하게 생각한다니
문화의 차이, 사고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다.
같이 실려 있는 일본인들의 혼자 있는 모습, 함께 걸어가더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 사진들을 보면서 만약 내가 일본에 가서 생활한다면 어땠을까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어찌 보면 혼자 밥 먹고, 영화 보고, 커피 마시고 하는 일들이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보이기도 하지만 그건 잠시일 때이지, 그런 일들이 생활의 다반사가 된다면?
우리는 보통 혼자보다 둘이 좋고 한 형제면 커서 자신의 공부방을 가지기 전까지는 한 이불을 깔고 한 이불을 덮고 자고, 같이 밥 먹고 논다.
영화를 보러 가도 혼자 가는 일보다 둘 혹은 여럿이 어울려 가는 일이 대부분인데.
일본인들의 미소 속에 숨겨진 뒷면의 고독은 쓸쓸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대해 좋다 나쁘다의 가치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일본인들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개고기를 먹는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을 질타한 프랑스의 모 여배우를 두고 문화의 차이일 뿐이니 그렇게까지 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하고 말할 때처럼
이 역시 그들의 문화요, 특성이니 말이다.
부부간에도 트윈 베드를 쓰는 정도라니.
이어져 나온 잠자리 이야기를 읽으면서 참 솔직하게 썼구나 했다.
보아가 일본에서 활동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기획사에서 철저히 연구하고 조사한 부분이 뒷받침 되어 성공할 수 있었구나...
중간 중간 일본 요리에 대한 사진과 글로 맛보기까지.
일본에 대해 보다 솔직하고 자세하게 이야기해주는 저자의 글에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일본에 대해, 일본인에 대해 이런 면모까지는 알지 못했겠구나 생각했다.
손미나의 일본 여행기에 나온 일본인들과는 좀 다른 보통 일본인들의 이야기.
현대 일본인 그대로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