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이렇게도 들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읽어달라는 첫인사는 저자의 겸손함이었다. 클래식을 아주 자주 즐겨듣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 잊지 않고 한 번씩 찾아 듣는 이로서 클래식 이야기를 편하게 들려주는 책은 참 반갑기 그지없다. 가끔 듣기는 하지만 곡에 대해 명쾌하게 잘 알거나 즐기면서 듣지는 못한다. 물론 좋아하는 몇 곡은 예외이긴 하지만. 가까이 하고싶지만 사실 어렵고 다가서기 쉽지 않은 이가 클래식 음악이다. 좋아하고 즐기는 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손사레 치겠지만. 억지로 열심히 들어야지 좋아해야지 하고 들으면 더 듣기 어려운 게 클래식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귀에 닿는 대로 마음 열고 들으면 그때 그때 감정에 따라 부드럽게도 경쾌하게도 혹은 뭉클하게도 들린다. 읽었던 책들 중 음악 이야기 책도 있는데 어떤 것은 내용이 어려운 것도 있어 더 낯설게 만들기도 했었다.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던 책은 금난새씨의 책이다. 그 이후 읽은 책 중 이 책이 좋았다. 고등학교 윤리 교사였던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의 인생과 클래식, 그림과 교녀의 교직생활 이야기가 모자이크처럼 처음보다 뒤로 갈수록 선명해면서 아름다워진다. 그녀는 정말 클래식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다. 괴짜 선생님같은 그녀의 교육관은 현실적이면서도 교훈적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 교육현실이 아니라 자율이 아닌 자율학습과 눈 감고 귀 막고 무조건 공부에만 몰입해야 하는 고교 3년, 자주 신문지상에 오르는 교권과 이제는 놀랄 일도 되지 않게 되어버린 교육 현장의 이야기들에 맞추는, 아니 맞춰 바뀌어야 하는 교육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과 클래식과 어울리는 그림 이야기는 참 조화롭다. 세 가지가 따로 따로가 아니라 하나였던 것이 각기 다른 장르로 탄생한 것처럼 본디 하나였던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글로 읽고 있는데도 읽으면 귓가에 음악이 들려오고 그림도 함께 음악이 되어 느껴진다. 그녀의 이야기 중 우리나라의 음악 공연에 관한 비판이 있는데 공감이 간다. 가 보고싶고 직접 듣고 싶어도 너무 비싼 공연 관람비와 아직 구별해 들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베테랑인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생각해보니 악보만 보고 지휘자는 보지 않아 똑 같은 소릴 낸다는 말에 공연 하는 이들도 좀 달라져야 되지 않나하고 건방지게 생각해본다. 제일 바라는 것은 일반 서민들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되었음 하는 것이다. 지방에서 혹은 동네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라도 자주 있었음 좋겠고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 이들이 모이는 행복한 자리가 가까이에서도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녀의 음악 이야기에는 그녀의 인생이 담겨 있다. 오랜 세월 음악과 함께 한 이의 이야기는 전문 음악인이 아니면서도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생각해보았다.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사랑하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