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가에 핑크빛 (핑크색이라닛) 임산부 전용석들이 생겨났다.

나의 애호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자리가 줄어들었다기 보다는 그 자리에 앉아 갈 기회가 줄어들었다는게 맞겠다) 흥미로운 관찰거리가 생겨났다.

핑크석에 앉아 있는 남자들은 대체 어떤 사연들을 가지고 있을까?


주의력이 많이 떨어져 주변 상황판단이 잘 안된다.

눈이 잘 안보인다.

'임산부' 라는 단어가 뜻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한다.

탈진하여 여기가 아니면 바닥에라도 주저 앉아야 한다.

남의 일로 여긴다.

임산부를 보호하자는 구호이지 자리를 비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정자를 잘 보호하는 것이야 말로 이 모든 일의 첫걸음이라 여긴다.

임산부의 夫도 임산부라 주장한다.

핑크 색맹이다.

난독증이다.

주변에 임산부가 없다면 아무나 앉는게 효율적 자원활용이라 여긴다.

남장 여자다.

만인 평등론자로서 이런 특별석에 반감을 갖고 있다.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에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립간 2015-11-12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측하건대, 임산부석에 앉은 남자의 심리가 임신하지 않은 여성이 임산부석에 앉은 심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5-11-12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약자석도 그렇지만 저도 비어있으면 그냥 앉는게 뭐 문제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아이를 가지고 1시간 넘게 통근을 해보고 좀 생각이 달라졌어요. 누군가 날 위해 일어나는게 마음이 엄청 불편한거예요. 그 앞으로가면 막 내가 일어나게 한거 같고 그래서 자리쪽으로 가기가 망설여져요. 사실 만삭에 문에 배가 부딪힐 지경인데도 일어나주시는분은 한 3할정도 됐던거 같아요... 이유야 모두 힘들어서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임산부만 힘드냐 야근왕 김대리도 힘들다 뭐 이런? ^^;;

chika 2015-11-1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곤해서 주저앉을 것 같고... 자리는 텅 비어있고.
아니, 솔직히 피곤하지 않아도 임산부석, 노약자석이 비어있고 버스도 한가한데 혼자 서 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저도 그냥 앉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끊임없이 새로 버스타는 사람을 보면서 재빨리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생각에 맘이 편하지는 않기도하고.
근데 휘모리님 덧글을 보니 자리를 양보받는 마음도 그리 편한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자리를 비워두는게 더 좋은 것이기도 하겠고...
아무튼 대부분 걸어서 출퇴근하는 환경이 새삼 좋구나, 라는 생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