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 사람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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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SF 소설을 즐겨보고 또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하드 SF는 수없이 쏟아지는 과학 용어들로 인해 어려웠고 거리감이 느껴졌다. 이때까지 내가 본 SFSF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우선 거리감을 좁히며 글을 읽어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어려운 용어 속에서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윤곽을 드러내어 흐름 속에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것을 발견하는 과정이 꽤 어려워서 몇 번을 포기하다 다시 펼치고 포기하다 다시 펼치며 책을 여러 번 봤다. 글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여 계속 읽고 있는 순간들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글이 눈에 들어오고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지며 책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말들은 독자가 철저한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비현실적인 공간을 조금 더 현실적인 모습으로 풀어낸다. 다른 시간대를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비현실을 받아들여 독특한 이 세계의 사랑을 직면한다. 그 일이 일어나게 된 과정을 먼 거리에서 바라보고 그 감정들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들어 더 애절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은 [캐시][독재자의 규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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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예술 - 포스터로 읽는 100여 년 저항과 투쟁의 역사
조 리폰 지음, 김경애 옮김, 국제앰네스티 기획 / 씨네21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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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의식을 드러내는 포스터는 예술이라는 이름을 통해 거리감을 주지만 그 자체의 의미로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목소리를 높여 의견을 표명하면 침묵을 강요했던 과거와는 달리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현재의 문제는 외칠 수 있음에도 해결되지 않은 것들로 둘러싸여 있다. 긴 세월 동안 무엇이 바뀌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를 이 거대한 책을 통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어떤 문제와 사회현상을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특히 100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사회의 문제는 역사의 물살에 휩쓸려 절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공감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차별 속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이해가 부딪히며 나 조차 어디까지 이해해야 할지 혼란으로 가득하다. 머리로는 저항의 역사는 변화의 물결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지만 가슴으로는 나에게 일어나지 않은 변화가 마냥 강요처럼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변화에 묵직한 책임감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난민과 이민자, 여성 해방, 성 정체성, 전쟁과 핵무기, 사상과 이념, 인종, 지속 가능한 지구에 관한 포스터로 이루어져 있다. 글보다는 그림과 사진이 주를 이루어서인지 시각적인 이미지가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그림들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이 기회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겠다. -위해 위해라는의 말이 당연해지지 않는 날이 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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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애가 제로가 되었다 시네마틱 노블 1
오누이 외 지음 / 스토리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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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만으로도 이미지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인류애가 제로가 되었다라는 책이다. ‘시네마틱 노블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서 현실의 모습과 SF의 상상력이 더해져 무한 확장되는 한국형 SF의 매력이 가득 담겨있다. ‘인류애가 제로가 되었다라는 표현이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고 이 주제를 어떻게 표현해낼지 궁금해져서 읽어보게 되었다. 또한 책에 수록된 작품을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만나보기 전에 원작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D-1] 오누이, 당연한 내일이 오지 않는 오늘에 살며 사회 질서가 무너져 버리는 순간을 맞이하고 [유어 라이프] 정현욱, 계속해서 감소하는 출산율과 늘어나는 노인인구 사이의 어떤 게임을 발견하고 [사람도 아닌데] 김지원, AI와 바람이 난 남편과의 특별한 이혼 소송 이야기 [배내똥 거래소], 최저 임금이 한없이 내려간 사회에서 사람 몸값보다 기계 유지비가 비싸 배출물로 거래소가 열리기도 하며, [선샤인은 저 너머에] 배명은, 가상공간 소개팅 속에서 끊임없이 사람의 가치를 판단 내리기도 하는 사회에 놓인다.

 

사회 속에서도 수없이 느낄 수 있는 인류애가 사라지는 순간들이 수록된 다섯 작품으로 펼쳐지고 오직 사람만이 가질 힘으로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도 표현한다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다섯 명의 작가들이 각자만의 스타일로 펼쳐내는 이야기들은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펼치자마자 책 한 권을 모두 보았다. 영상물을 보지 않았는데도 눈앞에서 선하게 나타나는 이미지들이 머릿속에 나타난다. 이어지지 않은 듯 이어진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모든 것들이 당연하지, 순간 속의 머지않은 미래를 마주하여 한꺼번에 찾아온 재난 속에서도 무언가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제로가 된 인류애로 가득 찬 미래 사회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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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 호랑이덫 부크크오리지널 5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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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억을 안고 그대로 살아가는 에드가 오는 오늘도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다. 모던함을 여전히 놓지 못하는 에드가 오의 엉뚱함이 2편에서 더 도드라진다. 나가지 말라는 선화의 말을 들었어야 했던 그 날, 사건이 터진다. 사건이 그를 따라오는 걸까. 그가 사건을 따라다니는 걸까. 호랑이가 아닌 사람을 사냥하는 살인사건을 목격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사건 뒤에 존재하는 자기 친구 세르게이 홍이 엮인 모습을 보며 지난봄의 아픈 기억이 오마주 되며 왠지 모를 불안감이 몰려온다. 탐정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잠시 에드가 오는 세르게이 홍의 흔적을 따라가본다. 따라갈수록 수상쩍은 세르게이의 홍의 흔적에 당황스럽기만 한데, 과연 세르게이 홍이 이번 사건의 범인인 걸까?


제목의 호랑이의 덫. 이 단어가 정말 이 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일부러 쪼개놓은 이야기의 조각을 하나씩 맞춰가면서 작은 흐름을 만들어 모두가 숨겨야 할 호랑이의 덫이라는 윤곽을 드러낸다. 특히 무더운 이번 여름과 무척이나 어울리는 날카로운 추리에 등골이 서늘해진다. 1편과 이어지는 내용이 굉장히 인상 깊었고 개인적으로 호감 가는 선화에 대한 이야기도 꽤 있어서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시리즈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전개 속도에 감탄하며 놀랐다. 책 내용에 여러 사건이 나열되어있지 않고 한 사건을 이렇게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흥미로웠고 계속 시리즈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건의 수사든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건 없다. 셜록에겐 왓슨이 있는 것처럼 에드가 오에겐 선화와 연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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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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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함에 집착하는 사내, 에드가 오는 일본에서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경성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떠난 사이 달라진 경성, 그 사이에서도 모던의 모습에 걸맞은 하숙집 ‘은일당’에 거처를 정한다. ‘모던’으로 시작해 ‘모던’으로 끝나는 에드가 오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던 에드가 오는 다음 날 일어났을 때 사라진 페도라를 찾아 권삼호의 집에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펼쳐진 도끼 살인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공포에 질릴 새도 없이 범인으로 몰린다. 야만의 세계에서 이성의 세계로 바뀌고 있다는 경성의 겉모습과는 달리, 에드가 오가 느끼는 경성은 전혀 달랐다. 누명을 쓴 에드가 오는 범인으로 몰리며 끔찍한 일을 겪게 되고 도끼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탐정이 된다. 본격적으로 사건 조사에 나서는 에드가 오는 어설픈 탐정의 모습으로 우당탕하지만, 선화와 연주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 진실에 다 달았을 때, 시원함과 왠지 모를 슬픔이 몰려온다.


부크크 서평단 활동이 시작되기 전, 서평 도서가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 2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1편인 은일당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 1을 보았다. 재미도 가독성도 모두 있었던 1편을 하루 만에 읽을 수 있었고 2편으로 이어갈 수 있는 추진력까지 얻었다. 1929년 경성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이 책은 은일당에서 마주한 인연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이곳에서 갑작스레 펼쳐진다. 흥미진진한 추리와 서스펜스는 책의 몰입감을 높이고 재미도 더한다. 선화와 연주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을지,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2권을 얼른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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