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 우린 이 노랠 듣지 - 20세기 틴에이저를 위한 클래식 K-POP
조윤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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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앱에서 2000년대의 k-pop을 재생하며 들으면 좋을 ‘그럴 때 우린 이 노랠 듣지’는 카세트테이프가 다 늘어질 때까지 들었던 그때의 틴에이저들이 공감할 만한 에세이다. 지금의 k-pop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2000년대부터 수많은 가수가 꾸준히 쌓아 올린 카세트, CD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데뷔 20년 차 아이돌 전문 작사가 조윤경이 준비한 특급 메들리는 노래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서 책장이 금방금방 넘어가고 지금의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할지도 모를 중독성을 전해줄지도 모른다. 아이돌의 역사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노래로 마음의 위안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터라 책을 보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 때가 조금은 다르지만, 그 마음만큼은 같으니까 더욱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일명 ‘덕질’을 하게 되면 현생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은 누군가를 좋아함으로써 이루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을 이어주기도 하는 연결 매체가 되어 서로를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정말 이때의 노래가 다 들어있고 중간마다 삽입된 만화가 20세기에 과몰입하게 했다. 들어보지 못한 노래는 신곡처럼 듣고, 들어본 노래는 익숙하게 가사를 따라부르며 듣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시대를 반영하는 가사와 지금과는 또 다른 중독성을 가진 그때의 그 노래들은 사라지지 않고 노랫말처럼 다시 맴돌아 이 자리를 찾아왔다. 그때의 카세트테이프를 다시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그때의 설렘과 지금의 설렘은 변하지 않았으니 계속해서 나아가 보자고 그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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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 시티 상상초과
임선경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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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세상, 파인 시티. 이 정도면 뷰티 시티라고 해도 수긍할 정도로 이곳에서의 인간의 가치는 외면의 아름다움을 기준으로만 이루어진다. 고기 등급을 확인하듯 '계측'을 통해 사람의 몸 구석구석을 측정하고 등급을 산정한 다음 일정 기준에 다다르지 못하면 레스큐가 캠프에 끌고 가지만 누구 하나 반문을 제기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한다. 끌려간 당사자를 비롯한 주변의 환경을 욕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암묵적인 동의로 인한 혹독한 기준을 높여간다. 아름다운 사람만이 가치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 깊숙이 파고들면서 사람에게 있는 진정한 내면의 가치를 잃어가게 했다. 등급에 따라 나눠지는 가치는 서로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 가두고 모든 신경과 시간, 돈을 ‘미’에 쏟아붓게 만드는 것이다.


영원하지 않은 가치에 우연히 날아든 씨앗은 중요한 가치를 되찾아줄 수 있을까. 끔찍한 상황 속에서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등급에 따라 나뉘는 가치 그대로 정해진 것에 맞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한계에 다다랐을지 모를 세계의 끝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고 중요한 가치를 깨달은 사람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며 다른 세상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정체의 두려움은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힘을 잃어버린다. 은연중에 묻어나는 현대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며 압박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진정한 가치를 이미 향유하고 있는 카타와 그를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는 아리하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자신의 온전한 행복을 위해서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 때다.


결말 후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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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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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환경, 변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지만, 절망의 쳇바퀴로 인해 견딜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발버둥 치고 현재의 삶을 유지한다. 그들이 용기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무작정 떠나기엔 삶은 차갑고 어둠으로 빠지기 쉬운 블랙홀로 둘러싸여 있다. 그럼에도 현재, 자신이 처한 불행의 악순환을 끊고 앞으로 나아간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전혀 관련 없던 두 사람은 각자 가는 길에서 마주하게 된다. 성격, 가치관, 외모도 정반대인 그들은 우연과 우연이 합쳐진 동행을 하게 된다. 각자 가는 길에서 마주한 두 사람은 서로의 상황을 바라보며 사소한 충돌을 일으킨다. 하지만 동행을 계속하며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서로가 조금씩 채워주며 각자가 아닌 하나가 되어간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소설 <하들리와 그레이스>, 개인적으로 델마와 루이스를 감명 깊게 보았던 터라 소설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로 영화를 떠올리며 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페이지가 꽤 되는 편이라 첫 장을 펼치는 데 꽤 시간이 걸렸지만 막상 책을 펼치고 책을 읽는 순간 펼쳐지는 모험은 시간 가는지도 모르게 금방 읽었다. 재미있고 후련함이 가득한 만큼 소설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해방과 자립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 이후, 31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났음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들은 억압의 고리를 만들어내어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지만 <하들리와 그레이스>를 찾아가는 모험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새기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p343 “내 안 깊숙한 곳에 정말 근사한 여자아이가 있어요. 그 여자애는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하는데 이미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어서 나올 수 없나 봐요. 내가 가로막고 있어 더 나은 그 여자아이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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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날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4
카롤린 라마르슈 지음, 용경식 옮김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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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네 번째 책, '개의 날'을 읽게 됐다. 카롤린 라마 로슈의 데뷔작으로서 [트럭 운전사 이야기/ 천사와의 싸움/ 생크림 속에 꽂혀 있는 작은/ 파라솔/ 자전거를 타고/ 별수 없음/ 영원한 휴]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개와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짧다고 생각해서 한 번에 읽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 읽혀서 여러 번 읽고 나서야 책 속에 스며들어 있는 의미를 읽어낼 수 있었다.

외로움, 버려짐과 같은 불안한 마음이 개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느낀 것일까. 개 한 마리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상황에서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여섯 사람의 독백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미 일어나기로 한 것처럼 사람마다 다른 생각과 감정들이 복잡하게 엉켜 6개의 독백이 하나가 되어간다. 버려진 개, 그리고 같은 상황에서 마주하는 진실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사람을 중심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끊임없는 '삶'을 조명하며 개가 무언가에 쫓겨 질주하듯 삶을 질주한다. 끊임없이 추적하다가 그보다 중요한 내면을 들여다보며 그보다 중요한 의미를 찾아간다. 끊임없이 버려지고도 믿는 존재는 더 이상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마침내 마주한다.

버려진 개는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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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호소의 말들 - 인권위 조사관이 만난 사건 너머의 이야기
최은숙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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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사람의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지만 누군가의 호소를 듣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인권 조사관은 따뜻한 손길을 가지고 어떤 호소의 말들에 집중하며 그 묵직한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록 알 수 없는 사람들을 겪으면서도 진심으로 대하기 위해 노력한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많은 사람과 사연 사이에서 인권의 이념과 현실 사이의 까마득함을 몸소 경험했다.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고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지만 여전히 누구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말들 사이에서 어떤 호소의 말들을 뉴스가 아닌 사람의 말을 통해 듣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단편적으로 바라보았던 모든 이야기들 사이에서도 편협한 시각을 드러냈던 내가 부끄럽게 여겨졌다.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조금씩 듣는 것만으로도 인권감수성은 조금씩 자라기 시작한다. 예민하고 불편해야만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 어떤 호소의 말이 더이상 아무 의미 없이 허공에 흩뿌려지지 않도록.

p54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가장 흔하고 쉬운 말이지만 한번도 제대로 지켜진 적 없는 인류의 약속이 아닐까.

p115 우리는 모두 이런식으로 조금씩 알아차리며 인권 감수성을 키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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