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사람의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지만 누군가의 호소를 듣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인권 조사관은 따뜻한 손길을 가지고 어떤 호소의 말들에 집중하며 그 묵직한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록 알 수 없는 사람들을 겪으면서도 진심으로 대하기 위해 노력한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많은 사람과 사연 사이에서 인권의 이념과 현실 사이의 까마득함을 몸소 경험했다.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고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지만 여전히 누구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말들 사이에서 어떤 호소의 말들을 뉴스가 아닌 사람의 말을 통해 듣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단편적으로 바라보았던 모든 이야기들 사이에서도 편협한 시각을 드러냈던 내가 부끄럽게 여겨졌다.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조금씩 듣는 것만으로도 인권감수성은 조금씩 자라기 시작한다. 예민하고 불편해야만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 어떤 호소의 말이 더이상 아무 의미 없이 허공에 흩뿌려지지 않도록.p54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가장 흔하고 쉬운 말이지만 한번도 제대로 지켜진 적 없는 인류의 약속이 아닐까.p115 우리는 모두 이런식으로 조금씩 알아차리며 인권 감수성을 키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