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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평점 :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마주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만연해있는 불편함을 바라봐야 한다. 비장애인의 시선이 아닌 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의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코다 라는 말을 처음 듣게 된 것은 작년에 개봉한 션 헤이더 감독의 영화 '코다'를 통해서였다. 코다(coda)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뜻하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약어이다. 그들은 두 가지 세계를 가지면서 태어나고 성장하며 방황과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공동체의 세계가 커질수록 그 자체에 대한 인정보다는 차이를 두는 차별이 시작되기 시작한다. 그 당연함은 누군가가 감수해야 하는 희생이 되고 공존하는 세상에선 그저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에 불가했다. 책은 세상 곳곳에 놓인 고통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같은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에겐 공감과 이해가 더욱 짙게 다가온다. 그렇게 미루어두었던 고통을 받아들이며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을 넘어설 때, 서로 다른 세계를 공유하게 된다고 한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정체성 확립 구축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모두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다름을 마주하는 방법과 그것을 통해 이어지는 역사는 수많은 차별을 바꿔내는 결과를 맞이했다. 이 세상의 일들은 경험할 수 없어서 이해도 공감도 배움으로써 이루어진다. 모두가 마찬가지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들이 겪고 있는 긴 시간의 차별을 파악하기는 당연히 힘들다.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도 전에 쉽게 '장애인'이라는 말로 치부하여 다름을 틀림의 벽을 세워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모든 문제의 시작은 한 개인으로 시작하여 사회를 이루고 있는 공동체의 선입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소수와 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은 과연 '대변'하고 있지 않아서 더욱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그렇게 사회는 다양성의 한계에 부딪힌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이해하지 못할 일들로 가득하다.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면서 차이와 차별, 다름과 틀림이 잇따라 발생한다. 그 본질에 대해 생각하고 논의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다름의 이해를 조금이나마 나누게 되었다.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하는 상황이 온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 올 때, 이루어지는 것들이 다소 폭력적인 형태로 이루어질 때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다름을 인정하는 행위에 대한 규탄이 아닌 모두가 불편함을 감수하며 맞이해야 하는 고통이 과연 본질에 대한 개선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살아가기 위한 외침을 그저 소음으로 생각한다면 타인에 대한 이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은 다수를 위한 사회가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