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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디어리스
권오경 지음, 김지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평점 :
나는 살아가는 동안 신앙 혹은 종교의 존재에 대해 믿음을 가지지 못했다. 수많은
극단주의로 인한 종교 자체의 불신으로 이어지는 요즘에 인센디어리스라는 책을 만나게 됐다. 극단주의에
내몰리게 된 이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펼치는 이야기는 책 제목만큼이나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믿음은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 이용되면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그 잘못된 믿음은 폭발적인 무언가가 터지고 나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잃게 만든다. 잇따른
상실로 인한 결핍으로 비롯된 믿음이 불러온 파멸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그 믿음 자체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순간에 놓이며 우리를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한다.
낯설고 이상했던 것들이 불안정한 세계에서 깊게 스며드는 어떤 것들 것 결국엔 제자리로 돌아올 수 없게 한다. 절대적인 믿음이 주지 못한 안정감은 또 다른 믿음의 근간이 된다. 폭발적인
무언가를 받아들이기 전엔 모르는 것투성이인 이 세상 속에서 양극단에 놓인 삶을 비춘다. 위험한 상황에
놓인 그들은 그것을 자각하면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믿음 속에 허우적거린다. 이 맹신은 그들의 삶에
있어서 필연적인 운명이었다. 모든 것이 될 수 없기에 더욱 필요한 종교와 사랑은 믿음으로부터 나온다. 전혀 다른 것 같으면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명확한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 인상적이다. 두 가지 다 극단으로 치우치게 되면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게 되는데, 그것의
문제점은 인식하기도 전에 찾아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