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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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의 사건에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유발하여 지금의 관점에서 또 생각하게 만든다. 시리즈를 다 봐야 알겠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또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여 책을 보다 보니 리뷰를 쓰는 데 있어서 신중해졌다. 또한 책의 내용 자체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적혀 있어서 실제 역사를 찾아보며 감상하였고 논란이 있는 부분은 현실과 괴리감으로 인해 약간 불편한 부분이 존재한다. 1979년 한국 정부의 핵무기 개발 계획과 관련된 내용을, 상상력을 더해 흥미로움을 유발한다.


'과연 대한민국은 핵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묵직한 물음을 던지며 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외교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졌지만, 이때까지 미뤄놓은 결과가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은 확실하다. 지금 정치의 모습과는 다르게 한 나라 안에서 대화를 통한 협치가 이루어진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책에 나오는 이용후 박사는 실제 이휘소 박사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언급되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이휘소 박사는 물리학자로 책에서 언급되는 핵 개발과 관련된 연구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독재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이었다.


이야기는 그날의 전화로부터 시작되었다. 의문의 죽음을 조사하게 된 기자인 순범은 사건을 파헤칠수록 발견되는 사실로 인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피어오르는 어떤 울분과 애국심이 그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게끔 했다. 모든 일의 시작과 그와 관련된 일이 1권에서는 밝혀지지 않은 채 끝났다. 얼른 2편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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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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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배경에 코로나19 팬데믹의 상황을 담아내 인상 깊은 추리소설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 이어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2년 반 만에 공개되었다. 실제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가장 공들여 만들고 있는 캐릭터라고 했던 만큼블랙 쇼맨시리즈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돌아온 블랙 쇼맨 시리즈인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작가의 제안으로 전 세계 최초 한국에서 먼저 공개되었다. 기존에 등장했던마요다케시라는 인물이 재등장하여 흥미로움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리소설의 대가인 그가 이번에는 어떤 추리를 펼칠지 상당한 기대감으로 책을 꺼냈다.

 

이전 작품에 이어 고향에 자리 잡은 다케시는트랩 핸드라는 작은 바를 운영하고 있다. 구석진 골목에 자리 잡고 있는 바는 꽤 많은 사람이 오고 간다. 전직 마술사답게 현란한 손놀림과 말솜씨에 손님이 저마다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며 스쳐 지나간다. <맨션의 여자>, <환상의 여자>, <위기의 여자> 3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은 세 여자의 사연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이던 그의 대활약이 놀라운 눈썰미를 통해 전해진다. 사건 안에 가려진 사연과 그를 둘러싼 최선의 선택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거대한 음모나 특별한 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지만 자신의 삶에서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어떤 노력이 빛을 발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3가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흥미를 유발했지만 아무래도 장편보다 몰입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짧아서 아쉽고 짧아서 한 번에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어떤 사건을주제메시지에만 치중하지 않고 당사자를 중심으로 해결함으로써사이다재미를 한 번에 느낄 수 있게 한다. 3편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로 다음 시리즈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블랙 쇼맨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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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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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육지가 바다로 덮인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간 인류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떤 형태로든 끝없는 유토피아인 바다로 속하게 되는 인간의 모습을 6개의 연작 소설을 통해 잘 나타난다.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바다는 과거와 달리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빙하가 녹으며 온세상이 바다로 뒤덮이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온갖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살 곳을 잃은 생명들이 생존을 위한 발버둥을 치기 시작한다. 이 혼란 속에서 오로지 생명을 위한 활동이 되다 보니 윤리적 고민을 하지 않은 곳에서 방법을 찾게 되면서 인간과 동물을 합친 신인류가 등장한다. 동물에 특성에 따라 다르게 성장하는 이 신인류들은 또다시 위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그저 인간 이외의 모든 존재를 생존의 도구로 이용할 뿐이었다. 그것이 어떤 상황이든 어떤 위치든 인간의 잔혹함은 변함없다. 우연히 발견한 것에서 오는 새로움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구는 우리가 지배해야 할 대상이 아닌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되새기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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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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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시점을 보여주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 보면 볼수록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게 한다.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의 이야기는 흥미를 북돋아 주며 일상의 사소한 변화를 야기한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문어와 세상의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한 노인의 우정이다.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은 그들은 우연한 기회로 인해 우정이 싹트게 된다. 이들의 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상상치 못한 존재들에 의한 사소한 변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쿠아리움에 자리 잡혀 있는 문어, 마셀러스는 거대 태평양 문어이다. 그는 이곳에 사는 것이 아니라 갇혀있다. 1,299일째에 다다른 마셀러스는 매일 밤 특별한 만찬을 즐기러 수족관 밖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그날 밤도 특별한 만찬을 즐기러 나가다 위험에 처한다. 청소부인 토바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부터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생명 끝에서 자신을 도와주었던 이를 위한 특별함을 선사하기 위한 몸짓이 시작된다. 그가 무엇을 알리려고 하는 걸까. 그들의 외로움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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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테리 이글턴 지음, 정영목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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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구체적 의미는 슬픔, 불행, 비참함을 소재로 한 극의 갈래이다. 비극적인 정신은 숭고함이 드러날 수 있으며 비극은 그 자체만으로도 주인공의 화려한 특별함에 고귀함을 더한다. 이러한 요소가 모여 그 형체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허무주의에 부딪히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 비극적 예술은 고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비극은 침묵의 이면에서 울컥하고 밀려 나와 저마다의 무언가를 이야기한다.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비극의 형태는 또 다르게 느껴진다. 저마다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보편적인 시선에 따른 기준은 다소 어려운 개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의 관점으로 봤을 때, 현재의 비극은 죽었다고 되지만 실패와 좌절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비극을 지속하고 있다. 기존의 특권을 벗겨낸다면 실제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비극의 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은 여러형태의 비극을 마주할 때 더욱 명확해진다.


풍부하게 풀어놓은 인간의 힘은 비극과 역경에 관한 일들을 마주할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우리가 비극이라고 느끼고 있었던 홀로코스트는 비극이 아니라고 한다. 참혹할 만큼 무참하여 의미조차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문학작품에서의 등장인물들이 고전주의적 고대의 운명 앞에서 얼마나 냉혹한 요구에 맞닥뜨렸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근대에 와서는 비극은 조금 다른 형태로 다가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여전히 비극은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나 다름없었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고통을 드러내는 것은 말로 다 하지 못하는 비극이 되기도 한다. 고통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이 사회에서 비극이 없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극적이라는 사실이 더욱 비참하게 느껴진다. 진정한 절망은 우리가 더는 말할 수 없을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해하기 힘든 책의 철학 속에서 나름의 질문과 그에 대한 질문으로 나를 투영하게 된다. 이 묵직함은 끊임없이 이어져 오래 나를 맴돌 것 같다.



P 13 비극은 보편적이라고 하는데, 이 말의 일상적인 의미를 염두에 둔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진실이라 할 수 있다. 아이의 죽음, 광산의 참사, 인간 정신의 점진적 붕괴를 슬퍼하는 것은 어떤 특정 문화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슬픔과 절망은 공통어를 이룬다. 그러나 예술적 의미의 비극은 매우 구체적 사건이다. 


p 22 비극에서 사람은 늘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 죽지 않는다. 진정한 절망은 우리가 더는 말을 할 수 없을 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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