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 먼 곳에서 선명해지는 시간의 흔적들
청민 지음, Peter 사진 / 상상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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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담고 있는 추억의 매개체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저자의 이야기는 여행으로 첫 장을 연다.
코로나 시국이라 더 하기 힘든 여행을 책으로 보게 되었는데,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도 커져 그 행복한 기억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책을 펼쳤을 때 행복한 기억으로 연료를 삼고 다시 나아가는 한 사람의 공간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공간이 담긴 사진은 그 시간에만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것들을 마주할 수 있게 하는데, 오래된 공간이 만들어주는 오래된 행복이 그 의미를 더 반짝반짝하게 만들어주고 용기는 패턴을 만드니 나에서 조금 더 나은 나를 발견해가는 저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외로움이 가득했던 자신을 뒤로하고 이제는 외로움이 가득 담긴 발자국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이 인상적이다. 어제의 폭풍우가 오늘의 햇살로 변할 때까지 사소한 풍경을 끊임없이 담고 마음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자리까지 심어두다 보면 그 시선의 아름다움도 나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 좋은 걸 보면 나 자신도 생각해보고 생각나는 사람을 생각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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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모르는 아이 - 학대 그 후, 지켜진 삶의 이야기
구로카와 쇼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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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는 특별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드는 사건으로서,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가해자의 기괴함에 맞추다 보면 부모에 대한 분노로만 가득 차 정작 집중해야 할 학대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된다. 끔찍하게 여겨지는 만큼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초점으로 바라보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사건을 파악할 때, '부모'가 왜 그랬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아이'의 시선에서 사건을 바라보아야 한다. 살아남은 아이들의 '그 후'가 지금 펼쳐지고 있다.

이 아이들의 '그 후'를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약육강식의 학대가정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항상 경계상태로 살아왔기 때문에 감정의 빈곤은 물론이고 보통의 상태 제어는 매우 어렵다. 폭력의 현장에서 분리되고 나면 눌러온 마음을 터뜨리기 시작하고, 공포로 가득했던 마음들이 갈 곳을 잃다가 익숙하지 못한 따뜻함과 편안함에 닿아 혼란스러운 경계심이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찾아오는 기억 속의 목소리가 공격성을 드러내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고 제어할 수 없는 마음을 일으켜 아이들의 마음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그렇기에 어른들은 아이들이 돌아갈 수 있는 '집'이 되어야 한다. 사회가 만든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지며 진심 어린 관심과 지속적인 치료가 아이들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그 후의 그 후의 이야기도 따뜻함이 뿌리내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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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김철수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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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기준에 있어서 보편적인 보통은 누군가에겐 참 가혹한 단어다.
변화하는 시대의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다양한 기준들은 끊임없이 세상에 나와 세상을 움직이고 보통의 틀을 넓혀간 많은 사람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기준들은 혼란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세상의 가혹한 기준에서도 '나'로 살아갈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남에게 관심이 많은 만큼 가혹하게 차단하고 있는 우리의 사회에서 세상의 기준과는 조금 다르게 자신만의 기준을 정립하고 있는 '보통 남자 김철수'. 사회적인 시선과 표면적인 기준에 구애받지 않아 '김철수'라는 사람 자체로 바라볼 수 있었다. 자신의 가족에서 시작하여 일상, 주변의 것들, 만남과 헤어짐,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의 이야기.

편견을 가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 바라보는 순간 생겨버리는 편견조차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의 이름으로, 성향으로, 성격으로 '나 자체'로 뿌듯한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을 만나게 해준 저자도 좋은 하루,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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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용진캠프 지음 / 강한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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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할 수 없다는 생각은 큰 절망으로 이어져 나의 존재가 작아지고 마음이 무너지게 한다. 그렇게 불안감에 뒤덮여 잠식되어버린 생각은 모든 것을 좌우하게 되어 할 수 있다는 마음만으로 채우기도 부족하다.
어둠에서 빛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내면의 고난과 역경을 넘어야만 생각의 변화라는 빛으로 올라갈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과 더불어 절실한 힘을 마음에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빛.
저자가 펼치는 빛은 세상이 만든 행복의 기준을 따르지 않고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 무모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간 저자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게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가장 어둠의 세계로 빠뜨렸던 순간부터 극복하는 과정으로 넘어가는 순간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저자에게는 과거의 순간을 그리는 것이지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순간을 힘든 시간으로 보내고 있을 그 마음에 용기를 주고 있었다. 세상을 흑과 백으로 나누어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세계로 시야를 넓혀 새로운 인연들을 통해 나아가야 한다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라는 말로 툭 털고 일어나라는 손을 내밀어 주는 책이었다.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며 나아갈 것이라는 마지막 말이 인상 깊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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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57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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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이라는 제목과에 끌려 펼친 책은 민들레 홀씨가 따뜻하게 묻어난다.
주인공인 유리가 따뜻함이 한줌도 없는 가정에서 자라 자신의 이야기보다 솔직하지 않은 말을 하며 자신의 가면을 두텁게 한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깊은 마음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까지 홀로 견뎌내야 했던 유리에겐 당연한 지금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 깊음이 때론 묻어두었던 감정과 기억들로 가득해 지친 마음과 예민한 감정으로 샘솟아 사방으로 퍼지만 주변의 둥글함에 유리의 날카로움이 덜어진다.

과거를 끊어내고 새로운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은 유리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존재에 의해 변화를 맞이하게 되고 감정을 비롯한 삶에 미치는 영향으로 온전한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공평한 냉정함에 만족을 느끼면서도 서로의 거리를 지켜왔던 가족이라는 이름에 평탄함이 새겨지길 바라는 그 마음이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내어 단절보다 결합에 무게가 맞춰진다.
열린 결말을 선호하는 편이 아님에도 이 소설의 열린 결말은 희망차고 기쁘게 보여 더욱 따뜻함을 끌어안을 수 있었다. 정착하고 싶던 그 마음을, 정착할 수 있게 그 손을 잡아준 사람들과 유리의 모습이 한동안은 맴돌 것 같다.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고 날아갈 유리의 모습을 응원한다.

청소년 소설에 분류되어 있지만 성인들도 보고 느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만큼 훌훌 읽을 수 있었다.
유리처럼 말보다는 생각이 앞서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모두 표출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감추는 사람들과 더불어
글 뒤에 숨기도 하고 말 뒤에 숨기도 하는 행동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상처로 인해 드러내고 싶은 마음보다 감추고 싶은 마음이 더 많을 사람들이 훌훌 털어버리길 바라며.
여전히 움츠린 아이로 머물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이 책은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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