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모르는 아이 - 학대 그 후, 지켜진 삶의 이야기
구로카와 쇼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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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는 특별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드는 사건으로서,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가해자의 기괴함에 맞추다 보면 부모에 대한 분노로만 가득 차 정작 집중해야 할 학대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된다. 끔찍하게 여겨지는 만큼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초점으로 바라보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사건을 파악할 때, '부모'가 왜 그랬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아이'의 시선에서 사건을 바라보아야 한다. 살아남은 아이들의 '그 후'가 지금 펼쳐지고 있다.

이 아이들의 '그 후'를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약육강식의 학대가정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항상 경계상태로 살아왔기 때문에 감정의 빈곤은 물론이고 보통의 상태 제어는 매우 어렵다. 폭력의 현장에서 분리되고 나면 눌러온 마음을 터뜨리기 시작하고, 공포로 가득했던 마음들이 갈 곳을 잃다가 익숙하지 못한 따뜻함과 편안함에 닿아 혼란스러운 경계심이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찾아오는 기억 속의 목소리가 공격성을 드러내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고 제어할 수 없는 마음을 일으켜 아이들의 마음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그렇기에 어른들은 아이들이 돌아갈 수 있는 '집'이 되어야 한다. 사회가 만든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지며 진심 어린 관심과 지속적인 치료가 아이들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그 후의 그 후의 이야기도 따뜻함이 뿌리내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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