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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 - 만물의 평등에 관하여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가장 어렵고 난해한 책으로 느껴진다. 잠깐 한눈팔기라도 하면 페이지가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다. 몇 페이지를 읽어나가다가 길을 잃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고를 반복하였다. 그만큼 내용 이해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내용이 보잘 것 없어서 그런 것은 단연코 아니다. 차라리 어떤 책보다도 더 깊이 있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저자의 노력과 번역가의 정성이 묻어있는 책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 책은 단순히 물리학자로서의 물리학 강의서나 현실만을 고집하는 그런 류의 단순한 책이 아닌 물리학과 철학 등이 혼합된 깊이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책이다. 오랫동안 철학과 물리학 분야를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 온 바 있지만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은 물론, 저자의 상상력까지 겸비한 학문의 비빔밥 같은 책이라는 평가를 추가하고 싶다. 어쩜 우리가 주변 현상을 볼 때 과학적으로 해석하기 힘든 분야는 곧, 형이상학적으로 사고 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봉착했을 때 드디어 나오는 분야가 형이상학적이면서 자연적인 분야일텐데 이 책은 그러한 분야도 두루 고려하여 저작된 작품으로 생각이 된다.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양자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 양자중력‘이라는 개념으로 블랙홀을 새로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이다. 프랑스 대학 교수이며, 대학연구소 회원 및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의장이기도 하다. 저자가 쓴 수많은 책들이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로 올랐고, 40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층을 이루고 있다.
책은 강의 형식으로 6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고 특별 강의로 ’과학에 관한 고백‘을 주제로 책을 마치고 있다. 보통의 물리학서는 주로 과학적인 접근법을 사용하나 이 강의의 특성은 과학과 종교, 철학까지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한계 없이 주제를 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중간 이 책이 ’형이상학‘을 다루는 철학서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기도 하였던 것은 그만큼 과학의 한계에 머무르지 않는 저자의 강의 내용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강의 순서는 연약한 그물망, 내부의 관찰자, 흐르지도, 공정되지도 않는, 또다시 맞이하는 내일, 무엇이 존재하는가, 두려워할 필요 없이로 되어있다. 책 전반에 걸쳐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무척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등 다양한 과학자들의 이론이 근거로 거론되기도 하고 상호 비교되기도 하며, 자신의 주장도 가미된 느낌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개념 정립, 전자와 원자, 양자까지에 대한 개념과 작용, 물질과 정신의 상호작용,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현실을 통한 존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의 한계에 따른 우리의 자세(겸손)와 성찰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책 전반에 나타나 있고 특히, 책 중간에 나온 혜시와 장자, 물고기 이야기에서 상징적으로 표현되기도 하였는데, 무척 흥미롭고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물리학자가 한계를 벗어나면 철학자가 되는가? 아니면 철학자가 한계를 벗어나면 다시 과학자가 되는가? 그러나 믈리학자인 저자는 철학을 배척하기보다는 물리학 등 과학의 근원에 철학이 있음을 시인한다. 그래서 저자가 다루는 기초과학은 물론, 현대과학, 자연철학 등의 형이하학, 형이상학 제 분야를 비교, 분석하여 내 놓은 논지가 어떤 면에서는 두 분야를 두루 섭렵한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이 책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내가 지금 이해하고 있는 것들이 저자가 하고자 말하는 의도,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읽고 있는지 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을 만큼의 깊이와 다양한 분야의 탐구, 그리고 물리학과 철학을 비교하여 차이를 생각하고 두 분야를 오가며 때로는 가미한 내용이 다수여서 이 책은 제대로 이해하려면 수 회 반복하여 정독해야 할 책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