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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대변자, 달라이 라마 - 조국과 민족을 위한 70여 년의 비폭력 투쟁, 달라이 라마 구순 특별 회고록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 지음, 안희준 옮김 / 하루헌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일제 강점기 항일 독립운동을 하신 백범 김구 선생의 발자취가 계속 내 뇌리를 가득 채웠다. 티베트의 중국 강제편입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사건이고 또한 관심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달라이 라마의 지금까지의 그의 발자취를 읽다 보니 티베트 민족의 아픔이 꼭 티베트 민족의 아픔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조선의 패망 후 일제 강점기 동안 여러 가지 통치행위들이 고스란히 중국에 의해 티베트가 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일제의 침략행위를 늘 비판해 오던 중국의 이중적인 역사관이 얼마나 추하고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다. 한 나라의 운명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후세가 진다는 사실도 명확히 알게 되었다. 또한 국제 질서는 국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과 정치인의 판단이 어떠한 결과를 나타내는지도 명확히 알게 되었다. 역사의 판단은 후세에 의해 평가되겠지만 최소한 오늘을 사는 그 시대의 사람들은 정말 책임감 있게 처신해야 함도 명확하다.
저자 달라이 라마는 16세에 티베트라는 한 민족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었다. 그에게는 권한보다는 민족을 책임지어야 할 의무만이 한 평생 지워지게 되었고 그는 그 의무를 한시도 소홀이 하지 않았다. 그는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주의’를 존중하는 입장이며, 티베트의 독립과 이후 노선의 변경은 있었지만 티베트 민족의 평화와 안락을 위한 ‘비폭력운동’을 전개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행적은 아직 진행중이다.
책은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의 티베트 독립과 민족의 평화를 위한 70여 년의 비폭력 투쟁을 중심으로 한 자서전 같은 책이다. 이 책은 그의 구순 특별 회고록이기도 하다. 1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국의 침략, 중국 지도부와의 협상과 비폭력 투쟁을 시간대별로 연결시킨 달라이 라마의 회고록 성격을 띄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오로지 한 평생을 티베트 민족을 위해 살아 온 성자라고 평가될 수 있겠다. 그의 비폭력투쟁이 더욱 빛나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또한 중국 지도부의 티베트 민족 말살정책이 21세기 현재도 꾸준히 자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달라이 라마의 전 세계 평화를 존중하는 세계민들에게 고하는 마지막 호소문이 얼마나 절실한지 1910년 3.1운동 때 민족 대표 33인이 낭독했던 대한독립선언문을 연상시켰다.
국제 질서는 오로지 국력에 의해 좌우된다. 우리 민족도 일제 강점기에 겪어봤을 그 시대상이지만 우리는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잊거나 소홀히 할 수 있다. 잃어본 자만이 절실할 수 있듯이 티베트 민족도 또한 절실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간접적인 평화와 주권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많은 독자들이,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