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림월 想林月 - 사색하는 숲에 뜬 달
민진 지음 / 장미와여우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에 이 책을 읽고 나는 길을 잃었다. 이게 뭔고? 하고. 다시 책을 읽어보았다. 뻔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이다. 너무 익숙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뻔한 이야기 일수도 있었고 남녀 간에 태어나고 자라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변심하고 갈등하고 헤어지고 또 다른 인연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미끄러지고 또 생각하고 재회하고 등등. 너무나 뻔한 스토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과 스토리들. 그런데 갑자기 그림이 보였다. 책에서 보는 일상적인 그림이 아닌 작가가 그리고 쓴 글이라는 것을 인식하고는 다시금 책을 읽어보았다. 화가이자 작가인 이 책의 가격이 무려 28,000원이었다. 그림과 글을 따로 본다면 값어치는 훨씬 떨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림과 글을 합쳐보니 책 가격이 이해가 되었다. 참 묘한 조합이다.

 

그림을 쫓은 글인지? 글을 쫓는 그림인지? 만약 내 생각으로는 그림을 쫓는 글이어야 값어치가 더 나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보통 책의 삽화들은 그림과 글이 따로 화가와 작가를 두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 책은 민진이 그리고 글을 썼으니 훨씬 값어치가 나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보통 그림과 글은 그 자체 하나라도 성공하기 힘든데 민진은 두 개를 모두 잡은 느낌을 든다. 내용 자체가 조금은 진부한 스토리이나 제목(想林月)처럼 그냥 쓱 읽고 지나칠 정도의 소설이나 수필이 아니었다. 나름 이 그림과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결과 사색과 추측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단 한번만으로는 전부를 이해할 수 없었으니 더욱 그렇다.

 

꼭 자서전 같은 내용이지만 많은 등장인물을 등장시킴과 동시에 같은 장소에서 여러 부류의 상이한 환경과 경험, 그러다가 겹치고 인연이 되고 또 다른 사람과의 인연의 만남 등 복잡하지만 정리가 되는 전개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였다. 수많은 책을 읽어보았건만 이런 책은 처음이다. 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읽었을 때의 묘한 무료함과는 달리 전체를 아울렀을 때의 매력을 느끼는 것은 이 책만의 강점인 듯 하다. 만약 여느 그림책처럼 큰 그림이 나오고 하단의 약간의 그림 설명정도로 풀어쓴 그림책이었다면, 반대로 소설책처럼 큰 테두리의 내용 속에 이해와 흥미를 돕기 위한 삽화를 넣은 소설책이었다면 그 속에서 매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을텐데 이 책은 반대의 경우였기에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