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에 대하여 - 삶은 비운 후 비로소 시작된다
토마스 무어 지음, 박미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공허라는 말 속에는 단순히 없음이라는 의미보다는 내려놓음이라는 숨은 뜻이 있다. ()은 불교 용어로 사용되어지는 정말 깊은 뜻이 숨어있는 단어다. 없음이 아닌 다 채워짐, 없으나 있음을 뜻한다고 한다. 정말 어려운 단어인 만큼 내게는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다. ‘삶은 비운 후 비로소 시작된다라는 표지의 구절도 참 멋지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 책은 내가 참 좋아하는 시인 이해인 수녀님, 나태주님이 찬사를 보낸 책인 만큼 더욱 기대하면 읽은 책이다.

 

저자 토마스 무어는 신학자, 철학자, 영적지도자, 심리치료사,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다. 특히, 그는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종교적인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카톨릭 수사로 살면서도 타 종교에 대한 이해도 깊은 의미부여는 종교적인 것을 뛰어넘는 이 책을 더 빛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강연과 저술 활동은 현대인 스스로가 내면과 대화를 시작하고 영혼을 더욱 깊이 탐구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 책은 40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유교, 불교, 도교, 기독교를 아우르는 내용들이 약간은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허에 대한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저자의 노력을 더 잘 생각하게 하는 구성이다. 쭉 연결되는 주제보다는 짤막한 주제들의 합이 어쩜 공허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반야심경, 무소유 등은 불교적인 색채가 강하면서도 종교의 한계를 벗어나 공허라는 의미를 더욱 깊게 새기게 하는 소주제이기도 했다. 수 사였기에 기독교적인 교리도 숨어있음을 인식하게 되었고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 ‘()’에 대해서는 도교적인 향기가 풍기기도 하였다. 머리말을 통해 책 전반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게 하였으며, 후기를 통해 공허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정리하게끔 하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와 다르게 책 한권을 선택하더라도 무척 신중하게 함으로써 책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던 중에 읽은 책이기에 책 전반에 대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하여 공감하려고 내 모든 노력을 더 했던 것 같다. 다행히 그 의미를 파악하는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내 영혼 속에 공허라는 단어를 새겨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서 또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