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한국사 - 멸망으로 시작해서 건국으로 이어지는 5,000년 역사 이야기
조경철.조부용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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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역사책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개국과 멸망으로 가는 과정, 사람으로 보면 생로병사와 같은 수순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기존의 역사책과는 다른 전개 방식을 택했다. 첫째는 멸망으로부터 개국을 이야기하고 있고 둘째는 멸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다시 시작을 통한 개국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첫째와 둘째의 전개방식이 비슷한 것 같지만 저자는 단절방식의 과거 역사책과는 달리 연결을 이야기하고 있다. 면면히 이어져온 우리 역사에서 다수가 단절로 이야기 하는 고조선의 한나라에 멸망과 대한제국의 일제 강점기 조차도 고구려와 상해임시정부의 시작을 통해 민족의 생존의 연결되고 혼이 연결되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게 뇌리에 남았다.

 

저자는 공동으로 책을 만들었는데 조경철님은 역사학자이자 대학 교수이면서 최근에는 유튜브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주로 역사관련 책과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역사적인 조예가 깊은 분이고 조부용님은 웹을 통해 영화와 책을 소개하는 에디터이다. 한국 역사와 유물에 대한 책을 출판하고 과거의 유산을 일상적으로 향유하고 덕질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분이다.

 

이 책은 서신 형식으로 열두개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고조선으로부터 대한제국 그리고 일제강점기, 이후까지 두루 다루고 있지만 단순하게 역사처럼 연대표에 의거하여 내용 전개를 한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방식인 멸망과 건국을 연결하는 개념으로 내용 전개를 하는 새로운 방식을 택했다. 일반적인 역사책에서는 고조선의 멸망과 그 이후 고구려가 건국되어 우리 민족에 의한 새로운 국가의 개국을 이야기 하지만 저자는 역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고조선의 멸망 시기에 바로 고구려가 시작되었음을 이야기 하면서 민족의 끈이 단절되기 보다는 연결되어 계속 이어져 왔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고구려의 멸망과 발행의 건국, 발해의 멸망과 고려의 건국,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 조선의 멸망과 대한제국의 건국, 대한제국의 멸망과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대한민국의 건국,부여, 후고구려와 배제의 건국 등을 예시로 들고 있다. 고구려가 고려였다는 저자의 주장과 북부여, 남부여라는 국명은 신선하기 그지 없었다. 박물관의 연대표는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놓치기 쉬운 부분인데 저자는 그 연대표의 잘못된 점과 차후 수정되고 보완되는 것까지 꼼꼼히 챙길 정도의 관심과 관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제강점기보다는 저항기라고 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엔 적극 공감한다. 나라 잃은 백성의 삶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인데 하나의 나라가 사라지면 바로 새로운 나라의 개국이 따라 왔다는 단절이 아닌 연결의 의식은 정말 100% 공감하고 차후 우리는 그렇게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책의 내용을 보면 국수주의 또는 민족주의로 보기 쉽다. 그러나 그는 분명 역사학자이자 우리의 역사를 명확히 꿰뚫어보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책이 나올 수 없다. 역사를 소홀히 하고 망각하는 민족의 미래는 없다는 좋은 말도 있지만 역사를 그냥 역사로만 보지 않고 관심과 관찰과 보완을 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는 참 신선하고 본받을 만한 것이다. 이 책을 교과서로 써야 한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우리 역사를 제대로 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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