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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토마스 힐란드 에릭슨 지음, 손화수 옮김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문구엔 꼭 필요한 것이 ‘어디서’, ‘어떻게’라는 장소와 방법에 대한 의문사가 필요하다. 이 책 또한 천국이라는 장소와 산다는 방법이 들어가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바로 내 삶 속에서 ‘행복’이라는 것을 찾고 싶은 심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나는 이 책에서 장소라는 의문사보다는 ‘어떻게’라는 방법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줄곧 행복의 방법을 찾았다. 저자는 삶 속에서 행복을 찾기보다는 삶 자체에서 행복을 찾았다. 삶 자체에 의미가 있고 행복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 든 느낌은 행복은 내가 의미를 부여할 때 행복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저자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은 사회인문학자이다. 그의 사후에 출판된 책이다. 책 표지에 쓰여있는 ‘이 책을 볼 때 즈음 자신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는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교수이면서 세계화, 다문화주의, 생태주의 등 30년 동안 수많은 책과 학술서를 저술했다. 그의 대표작은 ‘인생의 의미’이며 그가 이 책을 쓸 때는 췌장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때였으니 그의 심정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한 시기에 쓴 책이기에 그가 고민했던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과 우리에게 주는 대답은 더 절실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책은 11가지의 행복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구성되어 있다. 1주제. ‘희망없는 사람들’편에서는 나중에도 계속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행복의 반대는 불행이 아니라 지루함’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그는 이미 우리는 천국에 살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삶을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2주제.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이는 이유’에서는 행복을 다룰 때 늘상 나오는 단어 즉, ‘비교’라는 것이다. 여기서는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비교야 말로 불만족의 원인인 이유같다. 3주제. ‘당신이 노력할수록 불행한 이유’에서는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면 행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선택과 재능, 그리고 퇘락’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4주제. ‘경쟁이 있어야 행복한 이유’에서는 ‘모든 것은 비교적 상대적이다’라는 말이 핵심 키워드처럼 느껴졌다. 그렇다. 생각의 차이다. 5주제. ‘물건을 사도 불행한 이유’에서는 결국 가지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 부자와 가난한 자들의 생각의 차이 등등에서 행복을 찾고 있다. 6주제. ‘만족과 실망의 반복 속에 행복이 있다.’에서는 행복의 조건을 ‘만족’과 ‘불만족’에서만 찾았던 내게는 신선한 내용들이었다. 그 속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행복이 있다는 말은 쉽게 공감이 가지는 않았지만 일견 이해는 갔다. 7,8주제에서도 우리가 행복에 도달하는 것, 무엇이 행복으로 이끄는지, 긍정의 힘으로도 할 수 없는 것들 등등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언급되고 있다. 책의 제목인 9주제. ‘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다. 부유한 선진국보다는 가난한 후진국 국민들의 행복지수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차라리 후진국의 행복지수는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은 바로 행복을 보는 관점일 것이다. 많은 선택지보다는 단순한 선택지가 더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언급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10,11주제에서는 ‘행복은 인생의 긍정적인 부작용이다.’라는 문구가 참 어렵게 느껴졌다. 역설적이기도 하지만 일견 의미있게 다가온 문구다. 저자가 말하는 ‘행복을 위한 완벽한 사회 시스템’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저자는 이 책을 쓸 때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상황이었다. 그러한 그가 ‘행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러한 책을 내었다는 것에 정말 큰 감동과 공감을 받았다. 쉬운 일이 아니었고 또 다른 시간을 보낼 일이 있었을 수 있었는데 저자는 이 길을 택했던 것이다.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인데 가치있는 일이었기에 먼 이곳 대한민국의 독자들도 이 책을 읽을 기회가 부여되었고 저자와 지면으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되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